"핵 수출은 위험을 수출하는 꼴"

반핵 아시아포럼, 경제산업성과 동경전력 앞 시위

등록 2011.08.23 18:54수정 2011.08.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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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지 5개월 이상 계속되는 후쿠시마 위기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핵 에너지 기술의 위험성을 새삼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일상적인 원자력 사고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후쿠시마는 바로 자신들의 문제다.

 

이 가운데 핵 문제와 관련된 현안이 있는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는 반핵아시아포럼이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원전에서 여전히 유출되고 있는 방사선의 피해를 겪는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삶을 직접 증언했다. 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한된 지 66주년을 맞는 8월 6~9일을 전후해 원폭 생존자들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거부하고 나섰다.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연대를 모색하는 이번 반핵아시아포럼에 환경운동연합도 활동가를 파견해 현장 소식을 6차례에 나눠서 전한다.<기자말>

 

지난 1일 도쿄에서는 아시아 8개 국가에서 모인 50여 명의 반핵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이 핵 문제와 관련된 각국의 사례들을 공유하고 현재 후쿠시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동경전력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와 요구서에 합의했다.

 

 8월1일 핵발전 담당 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핵 재앙과 수출을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8월1일 핵발전 담당 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핵 재앙과 수출을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이지언
8월1일 핵발전 담당 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핵 재앙과 수출을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이지언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에서 반핵아시아포럼은 "일단 핵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선에 의한 피해는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며, 특히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농사와 낙농업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고 말한 데 이어 "우리는 또한 핵발전소에서 방출된 방사능이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확인하는 바"라고 밝혔다.

 

본회의 다음날인 2일, 일본의 반핵단체와 동행한 포럼 참가자들은 경제산업성과 동경전력을 방문해 전날 합의했던 요구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원전 인근 주민들에 대해 방사능 피해 저감과 온전한 보상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제2의 후쿠시마'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핵발전 기술의 수출 등을 중단해 세계에서 핵 없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인도 반핵민중운동(PMANE)의 우다야쿠말 대표는 동경전력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독성물질을 내뿜고 치명적인 노동환경을 강요할 뿐 아니라 위험한 기술까지 수출하는 동경전력은 악의 기업"이라며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일본이 탈핵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인도 반핵민중운동(PMANE)의 우다야쿠말 대표(왼쪽)와 경제산업성 관계자들. 아래는 반핵아시아포럼과 동경전력 관계자들과의 면담. 사진=이지언/환경운동연합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일본이 탈핵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인도 반핵민중운동(PMANE)의 우다야쿠말 대표(왼쪽)와 경제산업성 관계자들. 아래는 반핵아시아포럼과 동경전력 관계자들과의 면담. 사진=이지언/환경운동연합이지언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일본이 탈핵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인도 반핵민중운동(PMANE)의 우다야쿠말 대표(왼쪽)와 경제산업성 관계자들. 아래는 반핵아시아포럼과 동경전력 관계자들과의 면담. 사진=이지언/환경운동연합 ⓒ 이지언

 

 도쿄에 위치한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반핵아시아포럼 한국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반핵아시아포럼 한국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이지언
도쿄에 위치한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반핵아시아포럼 한국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고 있다. ⓒ 이지언

 

핵발전 기술 수출 문제와 관련해 반핵아시아포럼과의 면담에서 동경전력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의 핵발전 계획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아래는 지난 1일 발표된 반핵아시아포럼2011의 공동성명서 전문이다.

 

핵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손을 맞잡자!

반핵아시아포럼 공동 성명서

2011년 8월1일

반핵아시아포럼 2011 참가자

'반핵아시아포럼 2011'은 8개 국가에서 온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7월30일부터 도쿄와 후쿠시마 열렸고 8월6일까지 히로시마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노심용융 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돼 대규모 지역에 오염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재확인했다. 1) 일단 핵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선에 의한 피해는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며, 특히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2)농사와 낙농업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우리는 또한 핵발전소에서 방출된 방사능이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도 재확인하는 바이다.

이번 포럼에 참여한 각국에서의 핵발전 관련 상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탈핵을 위한 결의를 거듭 확인했다.

우리 반핵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은 방사능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 대해 온전한 보상을 이행할 것을 동경전력에 요구한다.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된 환경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대피를 비롯한 여러 대책이 이행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우리는 일본 정부에게 오염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나가고, 사람들이 훨씬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제2의 후쿠시마'가 일어나기 전에 일본에서 모든 핵발전소를 폐지하고 신규 건설이나 기존의 핵발전소 확대 계획을 영구히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반핵아시아포럼 참가자들은 아시아에서 모든 핵발전소의 폐지를 요구한다. 우리는 아시아 모든 국가에서의 핵발전소 계획에 반대한다. 우리는 핵 없는 사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리는 조속한 시일에 아시아 지역에서 모든 핵발전소와 핵무기를 폐지하고 핵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핵아시아포럼 내의 연대를 더욱 두텁게 하기로 맹세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고 동시에 진정한 주권국가를 만들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핵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손을 맞잡자!

2011.08.23 18:54ⓒ 2011 OhmyNews
#반핵아시아포럼 #후쿠시마 #핵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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