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성 육상 인문학 <자유와 황홀 육상>이 책은 지구촌 곳곳을 주름잡고 있는 육상, 그 머리끝부터 발끝, 속마음까지 낱낱이 훑고 있다.
알렙
"인간의 등 뒤에는 모두 끈이 달려 있다. 아무리 뛰쳐나가려 해도, 어느 한순간 그 끈이 잡아당긴다. 개의 목에 달린 끈은 눈에 보이지만, 인간의 끈은 보이지 않는다. 그 끈은 쇠줄보다도 더 강하고 질기다... 육상은 끈을 한순간 베어내는 단칼이다... 달려보면 안다. 던져보면 느낀다. 높이 뛰어보면 깨닫는다. '아, 내가 살아 있구나!' 소리치게 된다."
- 프롤로그 '나는 달린다, 고로 나는 살아 있다' 몇 토막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기자이자 음식+여행 전문기자로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김화성(55) 기자. 그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펴낸 <자유와 황홀 육상>(알렙)은 덧글에 붙은 글 그대로 '김화성 기자의 종횡무진 육상 인문학'이다. 이 책은 지구촌 곳곳을 주름잡고 있는 육상, 그 머리끝부터 발끝, 속마음까지 낱낱이 훑고 있다.
이 책은 제1부 '인간은 왜 달리고 뛰고 던지는가', 제2부 '한국 육상 만상', 제3부 '종목을 즐기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육상 잡학 소사전' 등 모두 3부로 나뉘어져 있다. 별책부록으로 '육상경기 종목별 관전 가이드북'이란 덧글이 붙어 있는 <육상홀릭>도 육상을 잘 모르거나 그 속내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주 좋은 길라잡이다.
프롤로그 '나는 달린다, 고로 나는 살아 있다', '왜 세계 육상은 흑인들 세상인가', '단거리 선수(스프린터) 이야기', '장거리 선수 이야기', '장대높이뛰기 선수의 고독'(1부), '민족 영웅 손기정 스토리', '한국 마라톤 중흥시대, 황영조와 이봉주'(2부), '출발과 도착 사이의 규칙' '신체, 근육, 정신, 자세'(3부), 에필로그 '억만 년 뭉치고 다져야 비로소 꽃이 핀다'가 그것.
23일(화) 광화문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만난 김화성 기자는 "한국육상은 우물 안 개구리"라고 못 박았다. 그는 "한국 육상에서도 얼마든지 수영의 박태환이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가 나올 수 있다"며 "문제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곧 뛰어난 육상 꿈나무가 나와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키워낼 디딤돌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는 "지도자가 없다. 트레이닝은 주먹구구식"이라며 우리 육상계를 거칠게 비꼰다. 육상 꿈나무들이 한때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까닭도 이 때문이라는 것. 그는 "현대 육상은 과학"이라며 "육상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데 근시안적인 행정이 문제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라고 되짚었다. 태릉선수촌에서 짧은 기간 죽어라 훈련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 바로 육상이기 때문이다.
자유와 해방이 담긴 스포츠, 육상에 취해 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