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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강정아?
난 남방큰돌고래 납치사건(제주 중문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에서 20여 년 동안 불법포획된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훈련시켜 돌고래쇼에 출연시키고 서울대공원에 밀매한 사건)을 듣고 슬리퍼에 배낭 하나 딸랑 메고 제주로 내려온 일명 '돌고래소녀'라고 해. 7월 19일에 내려왔으니 벌써 제주에 온 지도 한달이 넘었구나.
강정아, 난 아직도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잊지 못해. '돌고래 감옥' 퍼시픽랜드 답사를 마치고 우연히 너에게 들렸던 날, 그날은 정말 무척이나 더웠지. 버스에서 내려 너에게 가던 길에 즐비했던 현수막들이 생각나.
'해군기지 결사반대' / '생명평화마을 강정'
해군기지? 평화? 도대체 무슨 얘기야? 난 그 현수막들을 무심코 지나쳐 버렸어.
▲ 강정마을 ⓒ 황현진
▲ 강정마을
ⓒ 황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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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외마디가 뜨거운 볕을 쬐며 마을을 지나 구럼비에 도착한 나의 첫소감이었어. 난 이 동화 같은, 너무나 아름다운 강정. 너에게 반해 버렸지.
▲ 강정마을 ⓒ 황현진
▲ 강정마을
ⓒ 황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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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바위틈 사이사이에 살아숨쉬는 따개비, 말똥게, 거북손. 이 수많은, 소중한 생명들 위에 해군기지를 짓겠다고? 난 '전쟁', '안보' 같은 말은 잘 모르지만,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구! 돌고래도 웃을 일이야!
▲ 강정마을 ⓒ 황현진
▲ 강정마을
ⓒ 황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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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아,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사람들은 우리들의 순수한 의지와 끝없는 창의성 그리고 강인한 정식력을 이기지 못할 거야. 조금만 더 기다려줘. 내가, 아니 우리가 널 꼭 지켜줄게!
지켜내자 강정마을! 지켜내자 구럼비!
▲ 강정마을을 지킵시다 ⓒ 황현진
▲ 강정마을을 지킵시다
ⓒ 황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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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부수고 파괴하려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는 걸, 인간들의 탐욕 때문에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해...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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