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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의 성지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국악의 성지 조경 ⓒ 하주성
남원시 운봉읍 가산리 89번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국악의 성지. 그곳에 가면 볼 것이 있다. 남원은 판소리의 본고장이다. 남원은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지가 될 만큼 유명한 곳으로, 예로부터 국악의 산실이었으며 동편제 판소리를 정형화한 가왕 송흥록이 태어난 유서 깊은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는 우리민족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역사이다. 그 판소리 중 동편제 소리의 발상지이며, 춘향가 흥부가의 배경지인 남원. 운봉에는 국악의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왕 송흥록과 박초월의 생가지가 있고, 지리산을 바라보고 많은 후학들이 소리에 전념하고 있는 국악성지전시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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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릿길 선인묘역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소릿길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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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릿길 소리를 하면서 걷기 좋은 길 ⓒ 하주성
동굴독공을 따르는 후학들이 피를 토하는 곳
국악의 성지 전시관을 들어가다가 보면, 좌측으로 판소리의 명창들이 묻힌 성역인 국악선인묘역이 있다. 그곳을 오르다가 보면 계단 위로 소나무 숲길인 소릿길이 있고, 밑으로는 조경을 해 놓은 길이 하나 나타난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돌로 조경을 해 놓은 곳에 문이 세 개 있다. 그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고 입구를 들어서면, 안으로 들어가 꺾인 곳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판소리를 할 때 고수가 사용하는 소리북과 방석 등이 보인다. 이곳에서 명창이 되기 위해 후학들이 소리공부를 하는 곳이다. 동굴독공의 진한 맛을 보기 위해 마련한 곳. 그 힘든 학습방법을 과연 이곳에서 깨달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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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 이 조경 길 안에 판소리의 득음을 위한 동굴독공을 학습하는 방이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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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 동굴독공을 따라하기 위해 연습실로 사용하는 입구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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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방 안에는 소리북과 간단한 생활용품들이 보인다 ⓒ 하주성
예전 명창들은 득음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동굴독공과 폭포독공을 행해왔다. 동굴독공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아버리고, 그 안에서 2년이고 3년이고 소리를 얻기 전까지는 나오지 않던 득음의 방법이다. 명창 이날치와 이동백 등이 바로 이 동굴독공으로 소리를 얻었다.
그런 명창들을 따라 소리공부를 하기 위해 동굴처럼 마련한 곳이다. 지금이야 소리공부를 하고나서 밖으로 자유자재로 출입을 할 수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옛 명창들의 소리공부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를 가늠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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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북 가로등 밑에 소리북을 조형해 놓았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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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 가야금과 거문고를 만들어 놓은 가로등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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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 국악의 성지에서 볼 수 있는 가로등. 아래에 소리북이 달려있다 ⓒ 하주성
이것이 가로등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아?
동굴독공을 체험하는 곳을 본 후 천천히 전시관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런데 앞에 선 조형물이 색다르다. 여기저기 적당한 간격으로 놓인 것을 보니 가로등이다. 그런데 그 가로등 밑에 소리북이며 가야금, 거문고 등을 달아놓았다. 그것을 보고 괜한 웃음을 웃는다. 멋지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일까?
어두운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같을 필요는 없다. 나름대로 그 지역에 걸맞은 가로등을 이렇게 조형을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다. 단지 어두움을 밝히는 용도가 아닌,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는 조형물. 그것을 보면서 또 다른 가로등을 생각해본다. 아마도 각 지역마다 그곳에 알맞은 이런 멋진 가로등을 장식한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지는 않을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악의 성지는 8월 26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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