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감사원의 부산저축은행 조사 착수 국면에서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난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씨와의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부산저축은행 관련 청탁을 받고 도와준 적은 없다"고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김 수석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씨와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작년에 있었던 통화 대부분은 일상적이고 사적인 대화였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당시 청와대 메시지기획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 수석은 박씨와의 전화통화에서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한 내용이 있었던 점은 인정했다. 김 수석은 "아마도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조사가 (정권에) 정무적으로 부담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언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주의 깊게 듣지 않고 흘려들었기 때문에 정확한 말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 "전화통화 했지만 도와주지 않았다"
김 수석은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도와준 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향후 사실 관계와 다른 보도를 사거나 부풀리기를 하는 등의 무분별한 보도에 대해선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30일 자 <한겨레>는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조만간 김 수석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검찰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이 퇴출 위기에 몰린 지난해 4~8월 사이 김 수석이 박씨와 수십차례 통화한 내역을 확보, 박씨가 김 수석을 통해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구속 기소된 부산저축은행그룹 핵심 관계자와 로비 자금을 댄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의 측근에게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를 벌인 박태규씨는 김두우 청와대 관리기획실장,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꽝부 차관 등과 잘 아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동관 특보는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었다.
이 의원은 "박씨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도 안다'고 과시하면서 현 정권 실세들과 교분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김두우 실장"이라며 "부산저축은행의 김양 부회장이 박씨를 보내 (박씨와) 김두우 실장이 만났다"고 정황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1.08.30 12:05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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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우 "부산저축은행 얘기 들었지만, 돕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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