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격으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은 여성.
휴먼라이트워치
수단 남(南)코르도판 주의 누바산맥 근처에 살던 마하신은 집 근처의 들판에서 농작물을 심고 있었다. 마하신은 열 명의 아이를 둔 엄마로, 한 아이를 더 임신한 상태였다. 그때 머리 위에서 항공기가 빙빙 도는 소리가 들렸다. 마하신은 주변에 있던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폭격이다. 얘들아, 바닥에 엎드려라."
마하신의 남편은 그때 집 근처에 폭탄이 떨어졌고, 그 때문에 아내 마하신이 목 윗부분이 사라진 시신으로 변했고 두 아이와 조카가 죽었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트워치는 30일(현지 시각), 6월 초부터 남코르도판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 실상을 공개했다. 두 단체는 8월 14일부터 21일까지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마하신 가족이 겪은 비극은 그 조사 내용의 일부다. 끔찍한 일을 겪은 건 마하신 가족만이 아니다. 한 여성은 항공기가 시장을 폭격할 때 어린 두 딸을 잃었다고 말했다. "난 폭격 소리를 들었다. 그 후 한 이웃이 (내 딸) 마리암의 주검을 집으로 가져다주었다. 딸아이의 머리 일부는 사라지고 없었다." 마리암을 죽게 만든 그 폭격 때 5명의 아이를 비롯해 모두 13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딸아이 주검에 머리 일부분은 없었다"이렇게 민간인을 폭격한 것은 북수단군이다. 1956년 독립한 수단은 오랜 내전 끝에 지난 7월 9일 북수단과 남수단으로 나뉘었다(관련 기사 : <
250만 목숨 앗아간 참극, 설마 또?>). 남코르도판 주는 북수단과 남수단의 접경 지역이다. 누바산맥 주변 지역 사람들 중엔 내전 때 지금의 남수단 주축 세력과 함께한 이들이 많다. 남수단 독립을 앞두고, 남코르도판 주에서 북수단에 예속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운동이 펼쳐지자 북수단은 군대를 동원해 이를 억눌렀다.
북수단군은 6월 이후 남코르도판 주에서 폭격을 비롯한 군사작전을 펼쳤다. 북수단군은 '반군'을 겨냥한 폭격이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민간인 다수가 폭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군 폭격에 날아간 '15세 소년의 얼굴 반쪽'> 참조). 앰네스티인터내셔널과 휴먼라이트워치는 이번에 집중적인 현지 조사를 통해 민간인이 계속해서 폭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