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 참석한 당 지도부들이 김정권 사무총장의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보강 : 6일 오전 9시 40분] "한나라당이 외통수에 걸렸다."
한나라당 소속 A국회의원은 '안철수 열풍'을 외통수라는 말로 표현했다. 안 교수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한나라당은 이렇게 해도 패배, 저렇게 해도 패배인 상황이 닥친다는 얘기다.
지난 2일 안 교수가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라는 <오마이뉴스> 보도가 있었을 때만 해도 한나라당 내에선 '안철수 출마는 호재'라는 인식이 많았다. 안 교수가 무당파를 내세워 무소속으로 독자출마해 3파전 양상이 되면 20~40대의 표를 야권 후보와 다투게 되고, 결국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5일 오전부터 이런 인식은 뒤집어졌다.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 확인했다. 반성하고 쇄신하자'는 정도로만 논평했지만. 실제 한나라당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이보다 훨씬 컸다. 한나라당 B의원은 "'안철수 출마가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철저하게 깨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판단은 지난 주말부터 5일 오전까지 각종 매체들이 보도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안 교수가 압도적인 격차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출마 예상자들을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한나라당 C국회의원은 "3자 구도로 가도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이전의 '제3후보'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거기다 안 교수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응징'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반 한나라당'이라는 색채를 드러냈고, 시장출마 의사를 밝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조만간 만나겠다는 등 야권단일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것은 한나라당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
C의원은 "만약 안 교수가 불출마 하고 박원순 변호사가 안 교수를 업고 나와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박원순+안철수의 3자 대결구도가 돼도 이기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B의원은 "이젠 민주당이 안 교수에게 후보단일화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민주당이 안 교수를 밀어줘야 한다는 쪽으로 단일화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3자 구도 형성 가능성이 더욱 줄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공격으로 '무당파' 이미지 희석... 선거 두 달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