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작업, 이렇게 하는 거래요

[여행] 동해안 낙조를 볼 수 있는 곳, 울산 나사리

등록 2011.09.06 11:36수정 2011.09.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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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울산 나사리 ⓒ 김준영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단 하나의 여행지가 있나요?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몇 시간동안 하염없이 걸어도 좋은 그런 곳 말이죠. 꼭, 꼭 숨겨두고 싶고 나만 알고 싶은 나만의 여행지.

지난 8월 15일 다녀온 울산 나사리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간직되었던 단 하나의 여행지랍니다. 보물섬을 소개하는 듯한 지인의 안내로 울산 나사리에 도착한 순간 일행들은 모두 나사리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벗겨내고 또 벗겨내고 계속 다른 알맹이가 나오는 양파같은 많은 매력을 갖은 울산 나사리를 만나버렸거든요. 또 직접 울산 나사리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한 사람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여행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도 오감으로 느꼈죠.


넉넉한 인심의 멸치 작업 풍경을 만나다

다소 자그마한 모래사장에서 소박하게 바다와 놀고 있는 여행객들 그리고 등대, 울산 나사리에 도착하면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것 말고도 또 하나의 매력적인 볼거리가 있죠. 아마 나이가 드신 분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멸치 작업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장실 옆 마을 공동 멸치작업장에서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멸치를 삶고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 모습을 수시로 볼 수 있죠. 작은 어촌 마을의 넉넉한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듯,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늦게서야 도착해 주위를 서성이는 저에게 작업하시던 아주머니께서 말을 거셨습니다.

"머하느라? 남들 다 찍을 때 못 찍고 늦게 왔어. 내일 아침에 또 멸치 작업이 있으니깐
그때와서 찍어."

일하는 데 방해된다며 화내시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이렇게 사진을 못 담아 아쉬운 모습을
보이니 먼저 멸치 작업시간을 가르쳐주시며 찍으러 오라는 말에 절로 마음이 포근해졌
습니다. 그 말 덕분에 지인이 이 곳 울산 나사리 사람들이 다 좋아 여기에 오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찍고 싶은 사진을 마음껏 찍다가 돌아온다는 말이 머릿속으로 떠올랐습니다. 외부인을 향한 넉넉한 인심을 울산 나사리에서 느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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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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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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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울산 나사리 멸치작업 ⓒ 김준영


한적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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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등대 울산 나사리 등대 ⓒ 김준영

나사리 멸치 작업장 바로 옆에는 나사리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근처의 일광해수욕장과 진하해수욕장에 밀려 다른 해수욕장들에 비해 인적이 드문 해수욕장이죠. 사람이 너무 많아 아이들을 잃어버릴 일도 그리고 사람과 교통체증에 치여 진저리 떨 일도 없는 그런 장소
입니다.

해수욕장에서의 젊음과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가족들이나 친구와의 소소한 추억을 만들기가 여행의 목적이라면 더할 나위없는 여행지죠.

그래서일까요. 나사리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거니는 동안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물장구 치는 아이들과 멀리서 그 아이들을 인자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인적이 많은 해수욕장에서는 아이를 잊어버릴까봐 쉽게 할 수 없는 그런 행동과 여유죠.

바다와 낙조 그리고 한 여인의 풍경에 이끌리다

사진의 힘은 대단합니다. 사진 한 장으로 인해 여행지에 대한 환상을 가질 수 있으며 사진을 좋아한다면 그 여행지에서 찍고 싶은 목표가 생기죠. 이번 여행에서도 그랬습니다. 하나의 인상 깊은 사진으로 인해서 담고 싶은 목표가 생긴 것이죠.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하나의 사진에 빠져 똑같은 사진을 찍기 위해 위치를 찾았듯, 이 울산 나사리에서도 모래사장을 거닐며 비슷한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 울산 나사리는 해지는 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해안에서 드물게 낙조풍경을 볼 수 있는 바닷가죠.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 골든아워라고 불리는 낙조시간에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한줄기 빛을 바탕으로 사진을 구성하기 시작했죠.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들을 하나씩 넣으며 노출 그리고 구성 등을 더 이상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모래사장으로 향하게 했던 사진 속 풍경은 골든아워와 해변의 풍경으로 인해 잊혀져 버리고 더 아름다운 장면을 찍고 표현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또 찍었습니다. 요즘들어 가장 사진 찍는 재미가 있었던 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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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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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 김준영


사진의 재미를 주는 요소가 가득한 울산 나사리...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나사리는 사진가들에게 축복받은 장소라고 생각됩니다. 멸치 작업을 하는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을 수도 있으며 등대와 함께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찍을 수 있습니다. 파도를 장노출으로 담아서 표현할 수도 있고 동해안에서 만나기 힘든 낙조 풍경과 함께 바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도 함께 담을 수 있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나절은 충분히 사진기를 가지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단 한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감추고 싶던 여행지... 벗겨내고 또 벗겨내도 껍질이 나오는 양파와 같이 천의 매력을 가진 여행지... 사진사들에게 사진 찍는 재미를 주는 여행지...

시간이 된다면 울산 나사리로 여름과 이별하는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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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울산 나사리 해수욕장 ⓒ 김준영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울산여행 #울산나사리 #나사리해수욕장 #멸치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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