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완성품.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과 청양고추향이 나는 담백한 닭고기 국물 맛이 특징이다.
김시연
7일 저녁 드디어 꼬꼬면 첫 시식에 도전했다. 그동안 우리 집 '라면 조리사'를 자임해왔지만 이번만큼은 '감'을 믿는 대신 물량과 시간을 재는 등 나름 신경을 썼다. 끓는 물에 옅은 갈색 분말 스프를 순간 닭고기 국물 향이 코를 싸하게 자극했다. 마침 이날 점심에 '반계탕'을 먹은 탓에 그 느낌은 더 강했다.
당부대로 계란을 풀지 않은 채 그릇에 담았다. 혼자 먹기 아까워 세 식구가 조금씩 나눠먹기로 했다. 그동안 소고기 국물에 익숙해진 탓인지 처음엔 희멀건 닭고기 국물이 낯설었지만 이내 적응이 됐다. 대신 쫄깃한 면발과 구수한 국물, 청양고추의 톡 쏘는 맛이 느껴졌다.
다섯 살 배기 아이가 면을 후루룩 삼키더니 대뜸 "엄마 아빠 되게 맛있어, 하나도 안 매워"라고 기선을 잡았다. 그동안 시중에 나와 있는 자극적인 라면 대신 친환경매장에 있는 우리 밀 라면을 주로 먹던 아이에게 색다른 맛이었나 보다.
아이 엄마 역시 "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럽고 매운 고추 향이 나는데 맵지 않으면서 톡 쏘는 맛이 느껴진다"면서 "신라면보다 기름기가 많이 없고 설렁탕이나 곰탕 맛 국물보다 깔끔하다"고 평했다. 또 "나트륨 함량이 더 적은지 간기가 덜하고 담백하다"면서 "보통 라면 국물을 남기게 되는 데 끝까지 다 먹게 된다"고 말했다. "요즘엔 흰 국물이 대세"란 말도 잊지않았다.
뒤처리도 깔끔했다. 그릇에 남은 기름기가 적어 설거지가 손쉬웠고 주방에는 익숙한 라면 국물 냄새 대신 은은한 향신료 냄새가 퍼졌다. 어차피 신라면 같은 시중 라면은 잘 찾지 않는 편이지만 꼬꼬면 정도면 우리 집 비상 식량으로 큰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신라면 대세' 분식집에도 꼬꼬면... 아직은 호기심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