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을 앞두고 '반값 등록금' 도입 촉구 여론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닭발집이 닭발 가격을 반값으로 해 눈길을 끌었다. '반값 매장' 노원구 1호점이다. 이 닭발집은 일단 9월 한 달간 매주 목요일 저녁 반값에 닭발을 판매할 계획이다.
노원구 상계동에 상계중앙시장에서 상계역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넌 곱창? 난 닭발!'이라는 주점이 있다. 겉모양은 동네 한구석에 자리한 여는 주점과 다름없었다. 무슨 이유로 닭발 가격을 반값으로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닭발 집을 운영하고 있는 손지민(43)씨에게 그 이유를 들어 봤다.
하계동에서 살고 있는 손씨는 8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시작 할 때는 파전 집으로 시작했다가 최근에 닭발 집으로 문을 열었다. 오픈을 하고 나서 기념이벤트를 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루고 있다. 마침 평소 자주오던 손님의 제안으로 닭발가격을 반값으로 하는 행사에 동참 하게 됐다고 한다.
"등록금에 대해 관심이 많이 있었어요. 아들둘이 이제 중학교 1, 3학년입니다. 이제 몇 년 후면 아이들이 대학에 가야 할 것 같은데 이렇게 등록금이 계속 오른다면 우리 같은 신세로는 대학에 보내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서 동참하게 됐습니다."
손씨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기자가 찾아 갔을 때는 마침 강남의 어느 곳에서 '반값포차'를 연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이 소식을 접한 손씨는 반값포차는 모든 가격을 반값으로 하는데 닭발만 반값으로 해서 괜히 생색내기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인터뷰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했다. 손씨는 "가게도 초라한데다가 게다가 손님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아직 손님이 없다"며 또 미안하단다. 기자가 찾아간 시간은 조금 이르기도 했다.
손씨는 대학등록금도 문제긴 하지만 너무 많이 대학에 간다며 대학에 가지 않으면 직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보니까 대학 등록금이 3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더라구요.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에 비해 못사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렇게 등록금이 비싼지. 이게 다 대학이 기업화 돼서 그런 것 같아요. 대학들이 학생들을 교육시키려 하기 보단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려면 등록금을 내려하는 것도 있겠지만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날 주점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 거리도 단연 반값 등록금이었다. 이곳에 단골로 온다던 박지영(47)씨도 "아들이 이제 곧 대학에 들어가는데 대학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반값도 부담스럽다며 서민경제에 맞는 등록금이 책정 돼야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반값등록금 노원운동본부 최창우 대표는 "앞으로 반값등록금에 대한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노원구에서 제 2, 3호 반값 매장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주점을 찾은 한 부동산 중계업자에게 부동산도 하루정도 '반값데이'를 하면 어떻겠냐고 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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