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방송대담, 민생대책 없이 '선거개입' 논란만

서울시장 자질은 자세히, 민생대책은 뭉뚱그려

등록 2011.09.09 12:57수정 2011.09.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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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시장의 자질을 언급한 것과 관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는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밤 KBS TV를 통해 전국으로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시장의 역할과 중앙 정치의 역할은 많이 다르다"며 "서울시장을 해보니, 정치와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게 별로 없더라. 행정이나 일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물색 중에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당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당 내 인사 중 가장 유력한 나경원 최고위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단일화를 이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어 이 대통령이 '외부 인사 영입론'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야당에선 선거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9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에 이런 식(행정이나 일을 해본 사람이 좋다는 발언)으로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면 대통령 자리에 대한 국민의 존중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평소 소신을 밝힌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시장 후보는 당이 결정하는 것이지, 청와대와 사전 교감은 없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민생현안엔 구체적인 정부 대책보다 '기업·국민 협조' 당부

8일 방송 대담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의 자질에 대해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민생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부 대책보다는 '기업과 국민들이 협조를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치솟고 있는 물가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물가를 제대로 탁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선을 다하고 길을 찾으면 이달에 5% 금년에 4%가 좀 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물가는 두가지 불가항력적 요인이 있는데 하나는 유류값과 가스값이고 다른 하나는 천재지변 때문에 생기는 순간적인 물가상승인데 이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위주 정책) 때문에 물가가 그렇게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물량을) 비축하거나 관세를 줄여 물건이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과일·채소값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기왕이면 늦게, 오늘 살 것은 내일, 내일 살 것은 모레, 시장을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왕이면 마트나 백화점보단 재래시장을 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농촌 고령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농촌은 미래 희망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농촌 평균연령이 58~60세 정도 돼 전부 고령화됐다고 하는데, 요즘 58세 60세가 무슨 고령화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곡괭이로 찍어서 농사를 짓는 게 아니라 기계화 돼 있다"고 말했다.

"농촌대책은 상당히 강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언급하지 않은 이 대통령은 "10년 안에 농촌에 도시 젊은이들이 가지 말라고 해도 간다. 농촌에서 농사가 아니라 2차 산업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유아 보육대책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정부가 영유아 보육을 책임져 주는 것", "아이만 낳으면 나라가 키워준다는 정도로 발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도 하지만 기업들이 많이 협조해야 한다. 자기 기업 직원 자녀들 보육을 해줘야 한다"고 기업의 부담을 강조했다.

또 '현재 보육시설의 태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현재 보육시설이 3년 뒤면 남아돌기 시작한다. 학부모들은 믿을 수 있는 시설을 원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보육시설 확충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날 방송 대담에서 이 대통령이 새로운 민생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탓인지 9일자  주요 일간지들의 기사 배치도 '안철수 현상'이나 '남-북-러 가스관' 관련 발언 이외에는 다른 사안들보다 뒤로 밀렸다.  시청률도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으로 7.0%에 머물렀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선거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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