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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발생한 집중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인근 우면산 기슭이 무너져 예술의 전당 앞 도로부터 사당사거리 사이 남부순환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 유성호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한 산사태의 원인조사 결과가 2개월 여 만에 발표됐다.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이하 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발생한 산사태는 집중호우와 배수로 막힘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논란이 되었던 군부대는 산사태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장을 맡은 정형식 한양대 교수는 15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월 말부터 40일간 진행된 산사태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이 발표는 지난 9월 2일로 예정됐었지만, 여러차례 연기된 바 있다.
"우면산 전체 관리직원 1명...시에서 관심가져야"
조사단은 총 12개 우면산 산사태 발생지역 가운데 피해가 컸던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 신동아 아파트, 형촌마을, 전원마을 4개소에 대한 피해조사와 원인을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폭우'. 피해지 거리와 가까운 관측소 수치를 적용해 강우량을 분석한 결과, 우면산 산사태는 7월 26일 오후 4시 20분부터 27일 오전 7시 40분까지 약 15시간 동안의 호우(서초 관측소 230mm, 남현 관측소 112.5mm)로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후 1시간 동안 폭우(서초 85.5mm, 남현 112.5mm)가 쏟아짐에 따라 지반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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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산사태 피해지역인 삼성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에서 군인 장병들이 분주히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정 교수는 "이 지역은 지하수위가 높아서 비가 오면 지반이 계속해서 젖어있게 된다"면서 "높은 지하수위 역시 지반 붕괴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반암인 흑운모 편마암이 풍화가 심하고 단층이 많아 산사태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흙과 돌, 쓰러진 나무 등으로 인해 배수로가 막힌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조사단은 ▲계곡부에 인접한 수목류는 가급적 벌채 ▲우면산 전체 산림 건전성 증진을 위한 수목 솎아베기 작업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조사단은 우면산 정상에 있는 군부대가 산사태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군부대 내 도로, 건물, 헬기장, 배수시설 등은 건전한 상태였다"면서 "군부대 경계부근에서 소규모 사면붕괴가 발생해 석축과 철책이 유실되었지만 이러한 현상이 전체 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사단은 배수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 군부대 방류구와 서울시에서 설치하는 사방댐(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억제)시설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형촌마을 산사태 원인 가운데 하나였던 우면산 생태공원 내 저수지와 관련, 정 교수는 "지난 4월에 저수지 내 토사를 제거하기는 했지만, 큰 강수량이 발생하면 저수지로 흘러들어온 물이 넘치면서 둑이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내포되어있던 상태였다"면서 "철저한 조사, 설계, 시공 및 관리를 통해 사방댐의 기능에 저수기능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서초구청에 우면산 전체 관리직원이 1명밖에 없는데 구청이 이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면서 "시에서 이 부분을 관심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면산 터널공사에 대해서는 "산사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정밀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우면산, 대모산, 관악산 등 산사태 발생지 81개소에 설계·복구공사에 착수해 내년 우기 전 (5월)까지 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가 그룹을 투입해 2012년 말까지 시 전체 산에 대한 산사태 위험요인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한다. 현재 서울시는 산사태 복구공사비로 긴급하게 재난관리기금 387억 원을 확보하고 복구공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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