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원순 변호사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팬클럽 팬미팅 '박원순과 함께 꿈꾸는 저녁'에서 팬들이 보내온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우성
박 예비후보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사적인 질문도 잘 받아가며 솔직하게 답해나갔다.
그는 "저서를 많이 낸 편인데 (다른 누군가가) 대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박함을 가지면 빠르게 글을 쓸 수 있다"며 "(3개월 만에 써낸 <야만의 시대>의 경우) 너무 끔찍한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밥과 화장실을 오가는 것 외에 책 쓰는데만 시간을 썼다. A4 용지 1700장 정도로 정리하니 (양심수들에 대한) 부채감에서 해방됐다"고 말했다.
"여러 단체를 창립하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인재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는 "사람의 능력에 큰 차이는 없다, 2~3년 밤낮없이 뒹굴다 보면 모두 유능해지더라"며 "사람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생의 멘토를 묻는 질문에는 고 조영래 변호사를 특별히 꼽았다. 박 예비후보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분이 살아계셨더라면'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분이 계셨다면 제가 이런 일 안 하고 그 분이 (여기에) 나서시고 저는 그 옆에서 심부름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대란은 어떻게 해결하나"라는 질문에는 "누구나 비 안 맞고 추위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주거는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거권은 누가 보장해 주는 게 아니라 권리"라며 "여러 가지 현실 여건을 다 고려해야 하지만 이런 마음을 잊지 않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수는 박 예비후보의 답변에 "잘난 척 한다"고 핀잔을 주면서도 그의 삶을 높이 평가했다. 김 총수는 "박원순은 너무 직업이 많다. 가끔 그처럼 직업분류표로 규정할 수 없고 범주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출현한다"며 "그래서 박원순의 직업은 '박원순'이다. 세상에 더 많은 '박원순'이 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팬미팅 사회를 맡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참여연대 간사로 근무 당시의 노동 강도를 소개하며 "박 예비후보는 나쁜 남자"라고 수차례 꼬집었다. 그러나 "나쁜 남자지만 서울시의 미래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 나쁜 남자일 것"이라며 "부서지고, 흩어지는 작은 우리의 마음들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동영상을 통해 팬미팅에 참석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박 예비후보는 너무 꼼꼼하게, 또 많이 일을 시킨다"며 "그런 경험에 기초해서 봤을 때 (공무원들은) 업무적으로 매우 괴롭겠지만 결국 서울시민이 그 덕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박 예비후보를 믿고 성원한다"며 "박 예비후보 혼자서 할 수 없다.여러분이 밀어주고 박수치고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