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전 차관.
권우성
이 회장은 국립철도고를 졸업한 뒤 10년간 철도청에서 근무하다 독립했다. 철도청에서 익힌 철도차량 제작·설계기술을 바탕으로 철도차량에 이어 선박 제조에까지 나서 자산 2조4000억 원, 매출 1조2000억 원의 SLS그룹을 일구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창원지검 특수부가 이 회장과 SLS그룹을 수사하면서 그룹은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검찰은 'SLS조선에서 400억 원을 배당한 후 횡령, 열린우리당 자금책 역할 및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등의 혐의를 내세우며 이 회장과 SLS그룹을 수개월간 수사했다. 계열사 사장을 전원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강도도 셌다. 검찰은 SLS그룹 내 이아무개 사장이 부산상고출신인 점에 착안해 이 회장을 '열린우리당 자금책'으로 지목했다.
이 회장은 "평생 열린우리당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저를 소환조사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후 열린우리당 자금책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며 "심지어 검사 독대과정에서는 '열린우리당 3명만 불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에게는 이러한 검찰수사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한나라당 당원이었다는 이력뿐만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진행됐던 감사원 조사(2001년)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2005년), 서울중앙지검(2005년)과 대검(2007년) 수사의 기억 때문이다.
특히 2007년 대검 중수부는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한나라당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았다. 이 회장은 "당시 검찰수사과정에서 '당신은 한나라당 자금줄이니 정두언 서울부시장에게 돈 준 거 불어라'고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중수부에서 6개월간 수사했지만 '성과'는 전무했다.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는 한나라당 자금줄로, 이명박 정부 때는 열린우리당 자금줄로 수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찬가지로 2009년 수사에서도 검찰은 '비자금 조성-정관계 로비'를 캐지 못했다. 비자금의 출처로 봤던 '배당금'마저 배당한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나 검찰을 당혹스럽게 만들 정도였다. 이 회장은 '2건의 허위공시' 혐의만 인정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혹투성이'인 SLS조선의 워크아웃 신청2009년 검찰수사로 인한 타격은 깊고도 컸다. 그룹은 해체되기 시작했고, 계열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파산했다. 지난 1994년 SLS중공업을 설립한 지 15년 만에 이 회장이 일군 자산 2조 원대의 그룹은 사실상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SLS그룹의 주력기업 중 하나인 SLS조선의 워크아웃 신청은 '의혹투성이'였다. 이 회장쪽은 "회장의 승인 없이 이루어졌고, 법인인감 도장 없이 막도장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며 "상법 및 정관상 필수요소인 이사회 의사록도 없고 주주 통보도 없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회장쪽은 "산업은행이 선주의 취소의사가 없는데도 26척의 선박건조를 취소해 2조 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26척과는 별개로 산업은행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후 SLS조선소 명의의 배 4척(3000억원 상당)을 산업은행 명의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억울한 마음에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진정서를 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진정서는 해당기관인 금융위가 아닌 국민권익위와 공정거래위로 넘어갔다. 그리고 공정거래위는 수개월간 조사를 거쳐 '혐의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금도 "정부 고위층이 짜고 멀쩡한 기업(SLS조선)을 죽였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왜 정부가 한 기업을 이렇게 박살낼 수 있나?"2007년과 2009년에 진행된 무리한 검찰수사, 의혹투성이 SLS조선 워크아웃 신청 등을 겪으면서 이 회장은 '독기'를 품었다. 그는 기자와 수차례 만나면서 "이제는 정권도, 검찰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21일 만난 이 회장은 "저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 정부가 하자는 대로 했다"며 "직원 300명을 수천명으로 늘렸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고, 제가 고졸이라서 학벌도 타파해 고졸이나 전문대, 지방대 출신자를 우선순위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목포 대불공단에 연 1500억 원에 이르는 외주를 맡겼고 수출을 증대하라고 해서 매출 2000억원 회사를 3년 만에 조단위로 끌어올렸다"며 "이렇게 (현정부의 정책에 맞추어) 솔선수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그런데 2009년 9월 400억의 배당금을 횡령해 열린우리당 자금책 역할을 했다며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400억원을 배당한 적도 없고, 그것은 감사보고서만 봐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내가 열린우리당 자금책이었으면 지난 2007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았겠냐"라며 "그런데 왜 그렇게(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뒤집어 씌우고 기소는 별건으로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회장은 "(2009년) 검찰수사가 끝나니까 회사가 없어졌는데 정부(산업은행)가 강탈해 가지고 있더라"라며 "저는 며칠 만에 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쫓겨났고 2만명 임직원과 가족들도 전부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왜 정부가 한 개인을, 한 가정을, 한 기업을 이렇게 박살낼 수 있나?"라며 "도대체 무슨 이권이 있고, 무엇이 오갔기에 한 기업을 이렇게 박살냈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 회장은 "SLS조선 워크아웃 등과 관련된 내용들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1부에서 조사하다가 현재 스톱(stop)된 상태"라며 "명백한 사실들이 적시된 증거서류를 다 줬는데 이 정권에 무슨 부담이 가길래 수사를 중단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왜, 무엇 때문에 정부가 SLS그룹과 저에 집착하는지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지금까지 기다려왔다"며 "이제는 진실을 밝힐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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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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