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 임성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세균 진보교연 공동대표 등이 2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 추진을 비판했다.
이경태
게다가 당내 통합파 일부의 움직임 때문에 당 수습은 더욱 쉽지 않아 보입니다.
9월 4일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통합연대'라는 조직이 만들어졌습니다. '비국민참여당·진보대통합'의 정신을 계속 실현시켜나가겠다면서 만들어진 이 조직은 진보신당 통합파의 진보대통합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행보는 유감스럽습니다.
통합연대에 속해 있는 분들은 대놓고 선언은 안 했지만 실제로는 9월 4일 당대회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전 이러한 이해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연대가 민노당 당대회 결과에 따라서 진보신당을 탈당할 수 있다는 현실적 계획과 맞물린 움직임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으로서 관심사는 9월 25일 민노당 당대회입니다. 이 날 당대회 결과에 따라 많은 상황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이 부결될 경우 통합연대는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을 추진할 것입니다. 진보신당에서 꽤 많은 탈당자가 생길 것입니다.
만약 참여당과의 통합이 가결될 경우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이럴 경우 통합연대에 계신 분들 중 어떤 분들은 그래도 10월 1일 참여당 당원총회에서 민노당-참여당 통합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통합파의 통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또 어떤 분들은 민노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면, 10월 1일 참여당 결정이 어떻게 되든 그 자체만으로 민노당 그리고 민노당을 상징하는 민중운동과 노동자 대중운동이 전면적으로 노선전환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유주의 세력과는 구분되는 독자적 정치세력화 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점을 인정하여, 이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경우야 어찌됐든 진보신당은 민노당 당대회 이후 벌어질 급격한 상황 변화에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진보신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자적 좌파정당 건설 흐름은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고 새롭게 탄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민노당-참여당의 합당이 최종 결정될 경우 국민들이 보기에 진보신당은 더욱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진보운동진영에서 진보신당의 역할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노총이든 진보적 교수단체인 진보교연이든 혹은 빈민단체든 진보신당을 주요한 파트너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때가 되면 진보신당이 이를 해쳐나갈 능력과 태세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됩니다.
당 수습할 통합적 비대위 구성해야, 걸림돌은 누구인가? 결국 진보신당이 그 전에 당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심거리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꾸리고 새 대표단을 조기 선출해야 합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민노당 당대회와 10월 1일 참여당 당원총회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독자파부터 통합파까지 아울러 꾸려야 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난파선을 튼튼한 배로 빠르게 정비해 나가야 합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원활하게 꾸리기 위해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김은주 권한대행 체제 자체입니다. 김 권한대행은 오는 25일로 미뤄진 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반드시 꾸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신이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되어야 한다, 자신들의 측근을 반 수 이상 비대위원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 대표는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며 푸념하거나 변명을 일삼는 자리가 아닙니다. 당대표는 자신만의 비전으로 당원들을 단결시키고, 진정성이든 호소력이든 당원과 국민이 주목할 만한 능력으로 국민의 요구에 화답하는 자리여야 합니다. 당대표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노동자 민중에게 큰 울림이 되어야 하며, 당 대표의 발걸음은 진보정치와 민주주의의 빛을 더욱 찬란하고 눈부시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은주 권한대행은 자격미달입니다. 대표 하나가 조직을 얼마나 망칠 수 있는지 진보신당 당원들은 매순간 깜짝 깜짝 놀라면서 당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내 온건독자파, 모든 키를 쥐고 있다 이 상황에서 모든 키는 김종철, 심재옥 전 대변인 등 진보신당내 온건 독자파가 쥐고 있습니다. 김은주 권한대행과 협상을 할 수 있는 분들도 이들이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선언하여 김 권한대행을 사실상 불신임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이들입니다. 김은주 권한대행이 사퇴해야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로소 온전히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결국 진보신당 온건 독자파는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김은주 권한대행과 이들의 세력을 인정하고 타협하여 중도파/통합파와의 협력을 포기할 것인가 김 권한대행을 무력화시키고 중도파/통합파를 아우르는 길로 갈 것인가는 이 분들이 결정해야 할 몫입니다.
이 분들의 결정은 진보신당이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애초의 문제의식을 현실화 시키는 의미 있는 세력으로 부활할 것이냐 이대로 몰락할 것이냐를 가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강상구 진보신당 전 대변인은 현재 진보신당 구로당협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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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을 위한 변명, 몰락할 것인가 부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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