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유엔 정식 회원국 가입 신청을 보도하는 AP통신
AP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식 회원국 승인을 신청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들은 24일(한국시각)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가 유엔에 정식 회원국(statehood) 승인을 공식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압바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즉각 유감을 표명했고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관계가 다시 악화되어 지난 20년간 계속되고 있는 평화협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압바스는 이날 신청서 제출 후 연설을 통해 "우리는 주권을 획득하고 독립 국가 건설을 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진정한 평화는 협상을 통해서만 이뤄진다"며 반발했다.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수도 라말라에서는 시민들이 시내 중심가에 모여 유엔 정식 회원국 신청서 제출을 자축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신청서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검토를 통해 안보리에 회부되며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 없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한 뒤 유엔총회에서 전체 193개 회원국 중 3분의 2인 129표 이상을 얻어야 정식 회원국이 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측은 "안보리가 회원국 지위 신청을 검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며 급할 것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미 지난 21일 기조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신청에 대해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상임이사국 가운데 영국, 프랑스도 미국과 뜻을 같이할 것으로 보여 통과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오바마는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은 국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팔레스타인 역시 당장 정식 회원국은 아니더라도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non-member observer state)' 지위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도 평화협상 재개를 조건으로 옵서버 국가 지위를 부여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옵서버 국가는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비록 표결권은 없으나 국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아 국제기구 회의에 참석이 가능하다. 현재 유엔에서 옵서버 국가로는 바티칸이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옵서버 국가가 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입해 이스라엘을 제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마저도 반대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