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비난했던 한나라당, 나경원은?

취재진 앞에서 12세 아이 알몸 목욕시켜... 민주당 "장애 아이 인권 짓밟는 행위"

등록 2011.09.27 20:42수정 2011.09.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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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 남소연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 남소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나경원 최고위원이 장애인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장애인 인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나 최고위원은 26일 중증장애아동 시설인 용산구 후암동 가브리엘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최고위원은 중증장애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12세 남자아이를 취재진 앞에서 발가벗겨 목욕을 시켰다. 특히 목욕 봉사가 이뤄졌던 욕실에는 전문 사진 촬영 때 사용하는 '반사판' 등의 조명 장비 등도 설치돼 있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영상 취재기자는 "알몸 상태로 목욕을 시키고 있어 촬영할 때 상당히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나 최고위원이 선거용 이벤트 정치를 위해 장애아이의 인권을 무시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이 잿밥에 관심을 두다 아이들의 인권은 침해하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은 비난받아야 하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이 이런 연출된 상황을 직접 지시했을 리는 없겠지만 현장에서라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바로잡아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했어야 마땅하다"며 "나 의원은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분명하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경원 측 "기자들 통제가 안 돼서"... 기자들 "비공개 요청 받은 적 없다"

 

나경원 최고위원 측은 별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태도다. 오히려 현장 취재를 했던 촬영 기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나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장애인시설에 자원봉사활동을 간 것인데 민주당이 논란을 만들고 있다"며 "취재진에게는 목욕봉사 장면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통제가 안된 상태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수의 촬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현장에서 나 최고위원 측으로부터 비공개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욕실에 있었던 반사판 등 전문 촬영 장비는 나 최고위원 측이 설치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가브리엘의 집 관계자는 "평소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는 전문 사진가가 이날 촬영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중 잣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이던 2004년 5월 경기도 일산의 한 복지시설에서 30세 남성 지체장애인을 알몸 상태로 목욕시키는 과정을 공개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당했다.

 

당시 장애인인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장애인은 정치인의 인기몰이에 동원되는 소품이 아니다", "그 장애인이 자신의 가족이었다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으라고 했겠느냐"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나경원 #목욕봉사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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