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계란 1만개 준비... 부산 내려오면 지긴다"

[현장] '5차 희망버스 저지' 부산시민단체 상경... 조현오 청장 면담·삼보일배

등록 2011.09.30 16:26수정 2011.09.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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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한진사태 외부세력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홍현진


"내려오면 지긴다(죽인다)!"

부산시민 100여 명이 오는 10월 8일로 예정돼 있는 5차 희망버스를 저지하기 위해 30일 상경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부산지부, 서부산시민협의회,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부산여성NGO 연합회 등 1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사태 외부세력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은 버스 3대를 나눠 타고 '상경투쟁'에 나섰다. "순수한 부산시민들"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이들은 대부분 50~60대 중년층. 머리에 맨 하얀 띠에는 '희망버스 반대'라는 빨간 글씨가 선명했다. 

조현오 경찰청장과 면담... "청장님이 다 막아주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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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한진사태 외부세력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 관계자가 '5차 희망버스 부산에 보내지 마세요. 덕수궁 돌담길 앞에서 서울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 홍현진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최상기 집행위원장은 "정말 눈물이 난다. 우리는 비정규직, 어려운 사람들 편에 서서 한진중공업을 압박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원만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외부세력에서 개입하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최 위원장은 "오면 그냥 오면 몰라. 오물 투척하고 고성방가 하고...10월 6일부터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데 노숙집회를 하면 외국인들이 우리 부산을 어떻게 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오게 되면 큰 싸움난다. 그냥 못 돌아간다. 서울사람들, 죽을 각오로 와야 한다. 썩은 계란 1만개, 오물 투척할 거다. 폭력이 문제 된다면 처벌 받겠다."


이들은 집회에 앞서 오후 1시께 조현오 경찰청장을 직접 면담했다. 최 위원장은 "청장님에게 '왜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더니, (부산) 시민들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청장님이 다 막아 주신답니다"라고 전했다.

조 청장은 지난 7월 희망버스 기획단과 이정희·정동영 의원 등이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외부일정'을 이유로 면담이 무산된 바 있다.

대한문까지 '삼보일배'... 10월 5일 대규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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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5차 희망버스를 저지하기 위해 상경한 '한진사태 외부세력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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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5차 희망버스를 저지하기 위해 상경한 '한진사태 외부세력개입반대 부산범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홍현진


오후 1시 50분께, 시민들은 민주노총을 출발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대한문 앞까지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100여 명의 시민 가운데 10여 명이 무릎에 보호대 대신 초록색 테이프를 칭칭 감고 선두에 섰다.

'삼보일배 기원문'에서 이들은 "희망버스를 내세운 일부 정치적 계략에 몰입한 집단 저능에 의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천국으로 착각하는 집단적 정신분열상태가 이 사회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이 온전한 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10.8 영도 노숙집회를 즉각 철회하고 또한 한진사태의 외부세력 개입을 중단하도록 삼보일배의 퇴마기도를 시작하려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천지신명이시어. 오늘 우리가 비폭력 평화시위의 형식을 빌어 적대적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망국적인 집단파행을 자행하면서도 사회정의의 전도사로 착란상태에 빠져 있는 불쌍한 빙의망상을 벗게 해주십시오."

10여명이 삼보일배를 하자, 뒤에 선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따라 걸었다. '5차 희망버스 부산에 보내지 마세요. 서울시민 여러분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도 함께 걸었다.

오후 2시 20분께 삼보일배를 마친 이들은 민주노총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후, 각각 여의도와 노량진에 위치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당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범시민 연합은 오는 10월 5일 희망버스 저지를 위한 범시민 총궐기 대회를 연다.
#희망버스 #희망버스 저지 #한진중 #부산국제영화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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