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만 와서"... 공주시 알밤축제에 울컥한 농민

알밤축제 개막식, 생산자 대표 항의하다 강제 퇴장

등록 2011.10.04 17:42수정 2011.10.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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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보가수 박상민이 열창을 펼치며 대미를 장식했다.
홍보가수 박상민이 열창을 펼치며 대미를 장식했다. 김종술

제57회 백제문화제 행사기간에 열리는 공주알밤축제가 3일 개막식을 열고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300여 명에 달하는 시민, 관광객들이 시종일관 자리를 지키면서 축제를 만끽했다.

이날 행사는 공식 개막식에 앞서 박성화 교수(한밭대)의 판소리 '사랑의 춤', 박숙자 무용단 공연과 함께 가수 신야의 '그대품에', 가수 김민주의 '내고향 충남' 공연 후 2부에서는 인기가수 박상민씨가 수많은 히트곡을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밤 농가 축제가 되어야 할 축제에 공주시장,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치인들만 소개하자 김보영 공주시친환경인증밤생산자협의회 회장이 발끈하며 잠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김보영 회장은 "올해 밤 농사가 흉작이 들어 농민들은 시름에 안겨 있는데 밤 축제를 한다면서 정치인들만의 축제로 낼 모래 표를 얻기 위한 정치판 축제를 만들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축제 경호를 맡고 있던 경호업체 직원에 의해 끌려나갔다.

김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올 여름 많은 비로 인해 수확량이 감소해 농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50~60% 정도밖에 밤 생산량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농민들을 위로하고 축제에 참여하도록 해 시름을 달래 줘야 하는데, 농협 조합장은 물론 밤 농가 단체의 소개도 한마디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작년까지는 농가들에게 축제장 부스를 무료로 빌려주더니 올해부터는 20만 원씩 받고 있다. 그나마 몇 개 없는 부스도 농협에서 차지해 버려 정작 농민들은 참여할 수 있는 문 도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정안면에서 밤 농사를 짓고 있는 박아무개씨는 "수확량은 줄어들고 밤 줍느라 한참 바쁜 시기에 돈까지 주고서 부스를 운영한다면 하루 최소 20만 원의 경비가 깨질 것이다. 장사꾼도 아닌 농민들은 상술이 없어서 입을 피해는 뻔하다. 우리 농민들이야 김 회장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장에 있던 담당 국장은 "농민들을 위한 축제인데 아마 김 회장이 약주를 한잔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주알밤축제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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