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백악관이 보이는 거리를 따라 걷고 있는 시민들.
박지호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탐욕의 체제에 분노하여 열흘 넘게 타오른 민심의 불길이 워싱턴디시(DC)로도 옮겨 붙었다.
"DC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여든 시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있는 백악관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맥퍼슨 스퀘어 공원에 아예 이부자리까지 마련하고 장기전에 돌입했다. 웨스트버지니아에 사는 캐리 스톤씨는 집회 참석을 위해 200마일을 열흘 동안 걸어오는 열정을 보여 시위대를 놀라게 만들었다.
10월 1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매일 두 차례씩 전체집회를 갖고, 오후 5시에 3마일가량 거리를 행진하는 것 외에 정해진 일정은 없다. 뚜렷한 목표 없는 산만한 투쟁이라 말하지만 이들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분명했다. '99%에 해당하는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고, 주인인 우리가 화났다'는 메시지로 요약된다. 이 분노는 미국 전체 부의 35%를 가지고 있는 최상층 1%에 대한 금융 규제를 완화와 감세 혜택으로, 나머지 99%는 더욱 가난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됐다.
"이 나라는 누구 것? 우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