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전경
양태훈
저는 건국대학교의 학보사, <건대신문사>(이하 신문사)를 2008년에 퇴임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사진'을 업으로 해야겠다는 인생의 지표를 심어준 곳이기도 하지요. 학교에서 제일 편한 곳이기도 하고, 후배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학생회관에 위치한 신문사를 여러 차례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신문사 후배들에게 잔혹한 해인 것 같습니다. 언론홍보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주간교수 겸 편집인 정동우 교수와 수차례 편집권 분쟁을 겪어온 데 이어, 지난 13일엔 이동찬(자율전공 3) 편집국장이 해임당했기 때문입니다.
'오보' 책임 물어 편집국장 해임... 그런데 시기가 '미묘' 이동찬 편집국장의 해임 사유는 '일감호 투신 사건'에 관한 <건대신문> 공식 페이스북의 오보 때문인데, 이에 관해 학생기자들의 편집권 투쟁에 대한 보복성 해임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해임 절차에 대해서 학생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도 없었습니다. 우선 일감호 투신 사건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일감호 투신 사건'은 지난 5월 건국대 학생 2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지난 11일에 건국대 안에 있는 호수인 '일감호'에 투신한 사건입니다. 피해여성은 다행히도 학교 수위장에게 구출되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이에 관해 <건대신문>은 페이스북에 최초로 쓴 글에서 가해학생들의 학과명을 공개하고, 성폭행 가해자가 학생이 아닌 교수라고 오보를 낸 바 있습니다. 학생기자들은 곧 오보에 대한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인터넷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했습니다.
예, 맞습니다. 학생기자들이 오보를 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오보가 편집국장을 해임까지 해야 하는 일일까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시기가 좀 미묘합니다. 해임조치를 취한 13일은 정동우 교수와 학생기자들이 편집권 분쟁을 벌이며 정 교수의 퇴진을 요구하던 때였고, 그 때문에 신문 발행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주간교수는 학생기자들에게 오보에 관한 경위서를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와 한 통화에서 주간교수는 "오보로 인한 건으로 해임을 한 것"이라며 "그 해임 이유를 밝힌 문서에 명시된 바 편집권에 관한 사항은 단 한 글자도 없다"며 해임과 편집권 분쟁이 관련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중징계' 의혹도 있습니다. 이미 징계를 받아 편집국장에서 해임이 됐는데, 일감호 투신 사건 가해자의 소속 단과대 측은 정동우 교수에게 이번 오보 사건의 당사자 및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측에 징계위원회 소집 공문을 보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