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권우성
김 본부장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탱고라는 춤을 추기 위해선 두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춤을 추면서 한 사람은 3개월 후(발효)를 생각하고, 한 사람은 6개월 후를 생각하면 춤을 제대로 출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마디로 오는 1월 한미FTA를 공식으로 발효시키는데 양국간 충분한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어 "만약 10월중에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가 안될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11월 중에 시작될 국회 내년 예산안 심사와 정치 일정 등을 들어가며 비준안의 국회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작년에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만만치 않더라"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과정에 FTA 비준안이 들어가 있으면, 과연 (비준안이) 제대로 처리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FTA 비준안을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이어 "이렇게 될 경우, 내년 1월1일에 한미FTA를 정식 발효하자는 약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며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등이 있는데, 의원들이 FTA 처리에 과연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절차법은 미국 이외 만든 나라 없어...삼권분리 원칙 지켜져야"
그는 이날 국회에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한미FTA 끝장토론을 의식한 듯, 민주당 등이 제기해 온 재재협상 요구 등에 대해 "비현실적이며, 이제와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작년 미국과의 자동차 분야 재협상에 따른 이익균형이 무너졌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양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전체 협정문으로 보면 이익의 균형을 이뤘다고 본다"면서 "미국과 추가협상을 통해, 고사(枯死) 직전에 방치돼 왔던 FTA를 되살려 낸 것도 우리에겐 이익"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국회에서 추진중인 통상절차법 제정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상절차법 제정은 민주당이 10가지 재재협상 요구안과 함께 보완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최근 통상절차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김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통상을 주로하는 나라 가운데 통상절차법을 두고 있는 곳은 미국이 유일하다"면서 "대부분 외교부의 내부 규칙 등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FTA 등 협상을 진행한 지 6여년이 지나면서, 국회에 수십차례 참석해 왔다"면서 "단순히 법 때문이 아니라, 행정부와 국회간의 신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국회에서 법 제정을 두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삼권분립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의 외교문서 폭로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서 김 본부장이 미국과 쌀협상을 재논의할 것이라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그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내가 당시 메모를 보니까, 해당 미 의원을 20분 정도 면담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당 의원에게 쌀 시장 개방 재논의 이야기를 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어떤 외국인이 나에게 와서 쌀시장 개방을 물어보면, '언터처블(untouchable), 말도 꺼내지 마라'고 한다"면서 "그때도 마찬가지였다"고 김 본부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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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한미FTA 1월 발효, 문서 아닌 구두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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