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가장 큰 꿈은 "지상에 돌 하나 세우는 것"

22일 충주 중앙탑공원 '선묵 혜자 시비 제막식'... <한국문학평화포럼> 2011 첫 행

등록 2011.10.19 16:22수정 2011.10.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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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묵 혜자 스님 시비 조감도 승려시인이 쓴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진다. 선묵 혜자 스님이 쓴 시 ‘중앙탑에서’가 그것
선묵 혜자 스님 시비 조감도승려시인이 쓴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진다. 선묵 혜자 스님이 쓴 시 ‘중앙탑에서’가 그것 한국문학평화포럼


남한강 물줄기 굽이돌아
지친 숨 몰아 쉴 때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들녘
쉬어가라 손짓하네.


주몽 남으로
온조 동으로
혁거세 북으로
창칼 겨눌 때
한반도 배꼽의 석탑
원융회통(圓融會通) 할(喝)을 한다.

천 년 풍상(風霜) 버텨 온 장중한 몸
정을 쪼던 석공(石工)들의 손길
예술혼으로 피어나
탄금호 물결 따라 일렁이고
달디단 복사꽃에 취해
영겁(永劫)을 찰나(刹那)같이 보낸다.

낙조는 능금처럼 발그레
석탑을 물들이고
강바람에 잡초 몸 부비는 소리
가야금 산조로 들린다.

한 점 욕심마저 걷어내고
진리의 탑 발원할 때
일곱 송이 연꽃 화현(化現)하여
장엄정토(莊嚴淨土)로 인도하누나.
- 시인 선묵 혜자, '중앙탑에서' 모두

선묵 혜자 스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 산사> 승려시인이 쓴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진다
선묵 혜자 스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 산사>승려시인이 쓴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진다 화남
따가운 가을볕이 오곡백과를 토실토실하게 무르익히고, 산하가 울긋불긋 가을빛을 한껏 뽐내고 있는 시월 허리춤께. 승려시인이 쓴 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진다. 선묵 혜자 스님이 쓴 시 '중앙탑에서'가 그것. 법명이 혜자(慧慈), 법호가 선묵(禪默)인 선묵 혜자 스님은 1952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스님은 14세 때 청담(靑潭, 1902∼1971) 대종사를 은사로 모시고 삼각산 도선사에서 출가했다. 그 뒤 통도사 강원에서 경학연찬, 송광사 선원에서 수선안거를 했으며,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거쳐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쳤다. 2006년 8월에는 서사시집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도서출판 화남)에 신작시 108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 시집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전자책으로 뽑혔으며, KBS 1텔레비전 <TV, 책을 말하다> 선정도서로 추천되기도 했다. 이 시집은 스님이 산사 108곳을 일반인들이 마음으로 찾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시집이다. 그렇다고 관광안내서처럼 사찰을 안내하는 그런 가볍고 얄팍한 책은 아니다.


이 시집은 사찰 모습을 '시의 뼈'로 삼고, 사찰 역사를 '시의 살'로 삼아, 자연환경을 '시의 마음'에 새겼다. 여기에 부처님과 보살들 가피, 스님들 이야기, 자연을 담은 사진까지 '시의 옷'으로 입혔다. 이처럼 시를 통해 사찰을 소개하는 시집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시집이 처음이라는 그 말이다.

스님은 그동안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과 조계종 소청심사위원장, 북부경찰서 경승실장, 동국대 불교대학원 출가공동체모임 동림회 회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함께 <충주의 인물 33인>에 뽑혔으며, 지금은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 학교법인 청담학원 이사장, 복지법인 혜명복지원 이사장, 풍경소리 대표, 불교환경연대회의 공동대표, 불교신문사 사장, (사)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삼각산 도선사 주지를 맡고 있다.

국내외 50여 차례 문학축전 연 <한국문학평화포럼> 2011년 첫 행사

"성큼 가을이 왔는가 싶더니, 어느새 만산홍엽이 자지러지고 있습니다.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오랜 침묵을 깨고, 올해 첫 행사인 '선묵 혜자 시비 제막식'을 엽니다. 선묵 혜자 시인은 그동안 <사람 노릇하고 살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절에서 배우는 불교> <산중 명상집> <캄보디아> <산사에서 배우는 불교> 등의 저자로 우리들에게 따뜻한 마음의 양식을 선사한 바 있습니다." - '초대의 말씀' 몇 토막

지난 2004년 10월 창립해 시인 고은(현 한국문학평화포럼 명예회장)을 초대회장으로, 그동안 국내외에서 50여 차례에 걸친 '문학축전' 행사를 열었던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홍일선)이 2011년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첫 행사를 연다. 오는 22일(토) 낮 2시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중앙탑공원 광장에 세워지는 '선묵 혜자 시비 제막식'이 그것.

이번에 세워지는 시비 글씨는 동천 임효림(경원사 회주) 시인이 썼다. 공동주최는 <한국문학평화포럼>과 <선묵혜자시비건립위원회>이며, 후원은 충주시, 한국평화문학, 도선사, 108산사순례기도회, 일간문예뉴스 <문학in>. 이승철(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 시인이 총연출을 맡고, 정용국(한국시조시인협회 사무총장) 시인이 사회를 보는 이번 행사는 춤 공연, 시비 제막, 시비 수록시 낭송, 축시 낭송, 축하공연 등으로 펼쳐진다.    

제막 축하 전통춤 공연은 '사나래무용단'(이서현, 이금년)이, 제막 축하 현대춤 공연은 '스스로춤모임'(김석중, 박성율, 강민경, 이연경 / 안무 윤민석)이 맡는다. 선묵 혜자 시비 제막식에는 홍일선(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 시인이 나와 '선묵혜자 시인의 시비 제막을 축하하며'란 인삿말을 한다.    

시인 큰 꿈 가운데 하나는 지상에 '마음의 돌' 하나 세우는 것

선묵 혜자 스님 스님은 14세 때 청담(靑潭, 1902∼1971) 대종사를 은사로 모시고 삼각산 도선사에서 출가했다.
선묵 혜자 스님스님은 14세 때 청담(靑潭, 1902∼1971) 대종사를 은사로 모시고 삼각산 도선사에서 출가했다. 한국문학평화포럼
"시인의 가장 큰 꿈 가운데 하나가 지상에 마음의 돌 하나를 세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전국에 수백 개의 시비가 산재해 있지만, '산중에서 거리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가야 한다'는 법문을 실천하고, 중생의 번뇌 망상을 자루 속에 담아 힘든 중생에게 기쁨과 웃음, 희망을 안겨 주는 '포대화상'의 자비를 금생에 몸소 실천한 분의 시비(詩碑)이기에 더욱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홍일선 회장 '인삿말' 몇 토막

축사는 임헌영(문학평론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과 임효림(시인) 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이 맡았으며, 선묵 혜자 시비 수록시는 방남수(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 시인이 해제한다. 꽃다발 증정은 도선사 신도회와 합창단이, 시비 수록시 낭송은 시인 선묵 혜자 스님이 직접 나와 읽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문학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도 마련되어 있다.

제막 축하 노래공연에는 인디언수니(가수)와 손병휘(가수)가 나온다. 제막 축시 낭송은 이재무(한국작가회의 이사) 시인과 조용숙(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 시인이 나와 가을바람에 낙엽이 날아가는 듯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읽는다. 제막 축하 노래공연은 도선사 합창단이, 제막 축하공연은 이정표(코미디언)와 머루(불자가수)가 맡는다.

홍일선 회장은 19일(수) 전화통화에서 "도선사 주지 스님이자,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사찰을 돌면서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이끄신 선묵 혜자 시인의 시비 제막식을 유서 깊은 충주시 탑평리 중앙탑공원 광장에서 갖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며 "충북 충주는 선묵 혜자 큰 스님의 고향 땅이기에 더욱 뜻 깊다"고 귀띔했다.

이번 행사 참가자는 22일(토) 아침 10시 50분까지 2호선 '잠실역' 2번 출구로 나와 곰돌이상 건너편에 있는 대절버스에 오르면 된다. 대절버스는 11시에 서울을 출발해 충주 중앙탑공원 행사장에 도착하며,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뒤 낮 2시에 시비 제막식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문의 / 이승철(010-3442-1902) 

덧붙이는 글 | <문학in>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문학in>에도 보냅니다
#선묵 혜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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