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우리말과 우리글을 옳게 쓰려면

우리말 지킴이로 활약하는 최종규의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 쓰기〉

등록 2011.10.21 20:25수정 2011.10.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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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 쓰기〉 ⓒ 철수와영희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어떤 모양으로든 글을 쓰기 마련이지요. 아이들과 함께 쓰는 일기장에서부터, 짧은 수필이나 또 논설문도 쓰기 마련이지요. 일기장은 아이들 노는 대로 쓰는 게 제일 좋을 것이고, 수필도 짧지만 감동이 묻어나야 하고, 논설문은 자기 주장이 강해야 되겠지요.

가끔 나도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도 하지요. 어떨 때는 살아가면서 느낀 점들을 글로 옮겨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지요. 많은 어휘들이 달린다는 것, 정말로 내가 선택한 말이 우리말에 어울리는지, 또 문장 구조가 너무 딱딱하지 않는지 등이 그것입니다. 그만큼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 훈련을 잘 배웠다면 좋았겠다는 뉘우침들을 얻는 이유도 그것이지요.


우리말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최종규씨가 들려주는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 쓰기〉는 그래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는 책임에 틀림 없습니다. 앞서 말한 일기장에서 아이들이 가려서 써야 할 글은 어떤 것인지, 수필과 논설문과 책 서평 부분에 관한 점들도 바르게 잡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말과 글은, 첫째 잘 알아들을 수 있게끔 써야 합니다. 잘 알아듣기 힘들게 썼다면 옳지 못한 말이나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말과 글은, 둘째, 옳고 바르게 써야 합니다. 말법을 옳게 맞추고 말투를 바르게 가다듬어야 합니다. 모든 말과 글은, 셋째, 슬기롭고 착하게 써야합니다. 어영부영 말할 때에는 어영부영 듣고 맙니다. 어설피 말하니까 어설피 듣습니다."(138쪽)

그가 지적하는 말에 공감하는 바가 많지요. 사실 내가 쓰는 말과 글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또 말과 글을 올바르게 쓰지 못해 엉뚱하게 알아듣는 경우도 가끔씩 있습니다. 그래서 말과 글을 쓸 때 더더욱 필요한 게 바로 슬기와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그것을 최종규 님이 가르쳐 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가 그런 슬기와 착함을 이어나갈 수 있는 비법은 아마도 이오덕 선생님으로부터 터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둑에서도 한 수를 가르쳐 주면 두 수와 세 수를 아는 제자가 있다고 하니, 최종규 님이 바로 그 제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 뒷부분을 보면 아주 유용한 내용들이 듬뿍 담겨 있지요. 우리가 흔히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법들을 고쳐쓰도록 하는 게 그것이지요. 예를 들면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은 '아름다이 빛나는 해'로, '자원의 효율적 이용'은 '자원을 알맞게 쓸'로, 또 '열심히 공부하다'는 '힘껏 배우다'로, '이웃과의 접촉을 꺼리다'는 '이웃과 만나기를 꺼리다'로, '18세 이하 관람 불가'는 '열여덟까지 볼 수 없음'으로 고쳐 써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모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나는 최종규 님에게 빚을 많이 진 사람입니다. 2003년 쯤에 어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비결을 얻었기 때문이고, 그때부터 서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그때부터 지금까지 말하는 수준이나 글을 쓰는 실력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가 쓰고 있는 말과 글을 조금씩 배워나가고픈 욕심뿐입니다. 그런데도 늘 엉뚱한 말과 글을 줄곧 쓰고 있으니 참으로 난감할 뿐입니다.

허니 어릴 때부터 우리말과 우리글을 옳게 쓰고 싶은 10대가 있다면, 이 책을 곁에 두고 배워나갔으면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있다면 정말로 이 책으로 가르침을 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켜나가는 그를 통해 또 다른 한글지킴이들이 자꾸자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 우리말 지킴이 최종규가 들려주는

최종규 지음, 호연 그림,
철수와영희, 2011


#우리말 #우리글 #최종규 #이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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