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보 상공에 '4대강 심판!' 애드벌룬 떴다

[현장] 4대강 완공식,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아

등록 2011.10.22 20:12수정 2011.10.2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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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2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4대강 범대위' 회원들이 행사에서 볼 수 있도록 기습적으로 '4대강 심판!' 구호가 적힌 대형 에드벌룬을 띄웠다.

22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4대강 범대위' 회원들이 행사에서 볼 수 있도록 기습적으로 '4대강 심판!' 구호가 적힌 대형 에드벌룬을 띄웠다. ⓒ 권우성


22일 4대강 사업 완공식이 열린 경기 여주군 이포보 인근 상공에 '4대강 심판!'이라는 대형 애드벌룬이 떴다. 또한 이포보 앞에서는 "거짓이 흐른다, 혈세가 흐른다"는 펼침막도 펄럭였다.

환경단체 등으로 이뤄진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대강 새물결맞이 주행사장인 이포보 인근에서 4대강 사업 반대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열고 "새물결 맞이 행사는 기만"이라며 "오늘 그랜드 오픈이 아니라 그랜드 데스(death, 죽임)"라고 강조했다.

삭막한 이포보, 동원된 주민과 사복 경찰만 가득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행사장인 이포보 동쪽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주변 지역은 황량했다. 특히 이포보 서쪽은, 강변만 파헤쳐놓고 정부가 홍보하는 자전거도로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근 이포대교에는 수영과 낚시가 위험하다는 펼침막이 걸렸다.

또한 잔디가 자라지 않은 강변에는 모래와 자갈 등에 녹색 물감이 들어간 '씨드 스프레이'가 뿌려졌다. 은색 페인트칠이 제대로 칠해지지 않은 난간 탓에 지저분한 모습은 더욱 도드라져보였다.

a  이포보 주위 모래와 자갈에 '녹색' 물감이 들어간 '씨드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풀이 자라있는 듯 착각을 주고 있다.

이포보 주위 모래와 자갈에 '녹색' 물감이 들어간 '씨드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풀이 자라있는 듯 착각을 주고 있다. ⓒ 권우성


a  도로 주변 흙에 뿌려진 녹색의 '씨드 스프레이'. 가까이서 보면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다.

도로 주변 흙에 뿌려진 녹색의 '씨드 스프레이'. 가까이서 보면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다. ⓒ 권우성


a  자갈에 뿌려진 녹색 '씨드 스프레이'.

자갈에 뿌려진 녹색 '씨드 스프레이'. ⓒ 권우성


이날 이포보 주변에는 여주군 각 지역의 이름을 써 붙인 버스가 줄지어 나타났다.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새물결맞이 행사장으로 향했다. 사복을 입은 경찰도 많이 보였다.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관계자 40여 명이 기자회견을 할 때에는 100명이 넘는 사복경찰이 이들을 둘러쌌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어제 이곳에서 화려한 레이저쇼를 했는데,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오늘은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다"고 꼬집었다.


a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오른쪽)이라고 밝힌 사람이 4대강 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4대강 범대위' 회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오른쪽)이라고 밝힌 사람이 4대강 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4대강 범대위' 회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 권우성


a  이보포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4대강 범대위'의 현수막을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이라고 밝힌 한 사람이 뺏어가고 있다.

이보포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4대강 범대위'의 현수막을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이라고 밝힌 한 사람이 뺏어가고 있다. ⓒ 권우성


또한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이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관계자들에게 욕설을 내뱉고 플래카드를 빼앗기도 했다.

이포보 주변 지역에는 새로 들어선 건물이 많았다. 대부분 부동산 중개업소였다. 이를 두고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해 여름 이포보 위에서 42일간 농성할 때 가장 많이 항의했던 이들이 부동산업자였다"며 "4대강 사업으로 부동산 업자들이 나라를 농락하게됐다"고 지적했다.


a  22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이포보 부근에 부동산중개소가 여러곳 새롭게 문을 열어 영업을 하고 있다.

22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이포보 부근에 부동산중개소가 여러곳 새롭게 문을 열어 영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는 그랜드오프 아닌, 그랜드데스"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고 오늘 4대강 그랜드오픈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랜드데스가 될 것"이라며 "22조 원을 강에 쳐 발라서 4대강 사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고작 자전거도로냐"고 일갈했다.

염형철 사무처장은 "수심이 깊어지고 주변에 잔디가 깔린 4대강은 생태계의 사막과 지옥이다, 그 위에서 축제를 벌이는 이 집단은 도대체 무엇이냐, 우리가 단죄하고 역사와 자연이 4대강 사업을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도 "오늘 행사는 도살장에 소를 모두 집어넣고 축제를 하는 것과 같다"며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권과 함께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권이 행사를 22일로 잡은 것은 정치적 꼼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에 남은 것은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제지로 구호도 제대로 외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마친 범대위 관계자들은 이후 인근의 한 농장으로 이동해 '4대강 심판'이라고 쓰인 대형 펼침막을 단 애드벌룬을 띄웠다. 이들은 또한 "거짓이 흐른다, 혈세가 흐른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농장이 사유지인 탓에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했다.

a  22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4대강 범대위' 회원들이 행사에서 볼 수 있도록 기습적으로 '4대강 심판!' 구호가 적힌 대형 애드벌룬을 띄웠다.

22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4대강 범대위' 회원들이 행사에서 볼 수 있도록 기습적으로 '4대강 심판!' 구호가 적힌 대형 애드벌룬을 띄웠다. ⓒ 권우성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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