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민심수첩' 받은 나경원 '활짝'

박 전 대표 "정당없인 책임정치 안돼"...막판 지원 유세

등록 2011.10.25 12:02수정 2011.10.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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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5일 오후 8시 8분]
나경원, 지지 유세한 박근혜에게 "승리해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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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생명 본관 앞에서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 전 대표 : 좋은 소식 기다리겠다. 끝까지 애 많이 쓰셨다. 제가 배웅하겠다.
나경원 후보 : 제가 배웅을 해드려야 하는데…. 제가 먼저 가나요?
박근혜 전 대표 : 원래 그러는 거예요.
나경원 후보 : (전) 대표님 배웅을 받았으니, 꼭 승리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오후 5시 45분께 서울 강남대로 신논현역 앞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나 후보에 대한 지지 유세를 마무리하면서 나 후보를 배웅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서울 곳곳을 돌며 젊은 층을 만나서 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 "고맙다"고 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표는 오후 3시 20분부터 성북구 동선동 성신여대 앞에서 나 후보에 대한 지지 유세를 폈다. 박 전 대표는 성신여대생 등 젊은 유권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젊은이들은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함께 사진을 찍자며 휴대전화를 꺼냈다. 박 후보는 웃으며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의) 최신제품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 무용 전공 학생과 대화하면서 "꼭 꿈을 이루라"고 말했고, 친환경교통수단 타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참 좋은 일 한다"며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인근 돈암제일시장에도 들러 장노년층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채소가게, 참기름집, 떡집 상인들에게 다가가 장사가 잘되는지 물었다.

박 전 대표가 가는 곳마다 어버이연합 회원 등 수십 명의 어르신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박 전 대표의 에쿠스 차량 번호를 외우고 있다가, 유세 예정 지역에 박 전 대표의 차량이 진입할 때마다 "대통령 박근혜"를 외치는 등 환호성을 질렀다. 한 어르신은 박 전 대표에게 사인을 요청하는가하면, 손목에 파스를 붙인 것을 두고 "(손 아플 테니) 악수 그만하라"고 외치는 어르신도 있었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오후 5시께 강남역 인근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나 후보는 이곳 유세에서 색깔론을 폈다. 그는 "서울시장은 국가관이 뚜렷해야 한다"며 "박원순 후보는 (행사 때) 민중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없애는 시민단체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3신 : 25일 오후 5시 50분]
나경원, 버스·지하철·도보로 이동하며 시민 접촉 최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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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걷던 중 한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0·26 재보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하철·버스를 타고, 또 도보로 시민들과의 접촉을 최대화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나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선거대책본부가 있는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시청 앞까지 함께 걸으며 시민들을 만났다. 그러나 취재진이 몰려 들어 대혼잡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나 후보는 "시민들이 안 보인다"고 푸념했고 "기자 분들과 인사를 하고 가야되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나 후보는 이날 손을 잡고 걸어가기도 했고, 삼성 본관 앞에서는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박 대표는 한 분식집에 들어갈 때 나 후보의 손을 이끌고 먼저 들어가는 등 나 후보를 리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헤어졌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성북구 동선동 일대를 돌며 시민들을 만났다.

"남편이 네이버 검색어 순위권, 네거티브가 공직자 파렴치범 만들어"

이날 나 후보는 평소 선거운동을 위해 이동할때 탔던 카니발 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최대한 시민들을 많이 만나는 모습을 보였다.

나 후보는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열차에 올라타 칸을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할 계획이었지만, 승객이 많아 이동하진 못했다. 나 후보는 좌석에 앉은 노인들을 향해 "오늘 걸어서 서울을,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한바퀴 돌기로 했다"고 말했고 한 노인은 "계속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

자신을 나 후보의 팬이라고 소개한 20대 청년은 연습장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청년은 "내가 엄청 팬이다. 사진 같은 것도 스크랩 해놓는다"며 "사회복지에 신경써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 덕담했다. 나 후보는 "내일 꼭 투표하시라"고 당부했다.

종로5가에서 내린 나 후보는 걸어서 대학로까지 이동했다. 대학로에서 점심식사를 한 나 후보 일행은 107번 버스를 타고 월곡뉴타운 정류소에서 내려 숭인시장으로 향했다. 나 후보를 보고 경적을 울린 버스 운전기사가 있었고, 한 택시 운전기사는 차를 세우고 택시 안에서 악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에 도착한 나 후보는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 다시 건대 입구역에서 내려 유세를 벌였다. 250여 명의 선거운동원과 시민들이 지켜본 이 유세에서 나 후보는 남편 김재호 판사가 나 후보에 대한 인터넷 글을 퍼나른 네티즌을 기소하도록 청탁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나 후보는 "우리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심하다"며 "어제 네이버 검색 순위에 저희 남편이 올랐다. 저희 남편은 공직자인데, 네거티브 공세가 저희 남편을 파렴치범으로 만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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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시민과 만나며 나눈 이야기를 적은 수첩을 건네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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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박진 의원이 10.2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걷던 중 한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신 : 25일 오후 1시 45분]
박근혜, 나경원과 서울 도심서 거리 유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서울 도심 거리유세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표는 나경원 후보와 함께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숭례문 인근까지 걸으면서 시민들에게 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노점상, 분식집 등에 들러 상인들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도 연신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행한 지지자들은 "대통령 박근혜", "서울시장 나경원"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두 사람은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손을 맞잡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걸으면서 틈틈이 연신 파스를 붙인 손목을 주물렀다.

이날 유세는 경호원, 당직자, 지지자, 취재진 등 100여명이 동행해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들이 박 전 대표와 나 후보를 둘러싼 탓에, 두 사람은 많은 시민들과 만나지 못했다. 또한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대부대가 이동하다보니 길거리를 딱 막는다", "시민들한테 인사도 못하네, 둘러싸여가지고…"라며 안타까워했다.

오전 11시 30분 박 전 대표는 숭례문 인근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나 후보에게 "끝까지 힘내세요, 오후에 뵙겠습니다"는 말을 남기고 차량에 올랐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성북구 동선동 성신연대(오후 3시 30분)와 강남역 사거리(오후 5시)에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와 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편한 신발을 신었다, 코트도 가져왔다"며 강력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또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나경원 후보 유세차량인) 마티즈로 골목골목 다니니까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하자, "귀를 열어서 많이 듣는 것과 어떻게든지 해결하려는 노력을 앞으로도 꼭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신 보강: 25일 오후 1시 30분]
박근혜 '민심수첩' 받은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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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 방문해 시민과 만나며 나눈 이야기를 적은 수첩을 나 후보에게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10·26 재보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5일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책임 있는 정치,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말은 정당에 소속되지 않고 야권단일화 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그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있는 나 후보의 선거대책본부를 찾아 몇 가지 당부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치가 책임 있는 정치가 되려면, 그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이번에 당에서도 복지와 관련해 당론으로 이런 정책을 펴겠다고 하는데, 말만이 아니라 복지법안도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그게 돼야만 복지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지 않느냐"며 "정당정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뿌리"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나 후보에게 "꼭 당선되시기를 기원한다"며 나 후보에게 A4용지 절반 크기의 수첩을 건넸다. 나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시민들을 만나 들은 얘기들을 자신이 직접 적어왔다는 이 수첩을 주면서 박 전 대표는 "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안타까운 얘기들을 많이들 하시는데, 이 문제들도 꼭 당선되셔서 해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수첩을 받은 나 후보는 기쁜 표정으로 감사를 표시하며 "17대 국회 때 당 대표를 맡고 계실 때 선거 때문에 지방에 가시면 곡 수첩에 메모하셔서 정책 등 건의 사항을 반드시 우리가 실천하느냐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시고 실천하게 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을 얼마나 잘 지키는 것이냐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이 혼자서는 못할 일이 많다. 당과 중앙정부가 함께 가지 않으면 절대 시장이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표님과 또 정부와 함께 해서 시정이 시민들의 변화를 잘 담아내도록 잘하겠다"고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나 후보에게 수첩을 넘기고 이에 대한 나 후보의 감사표시가 있은 뒤에도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계속됐다. "몇 가지 말씀드려보겠다"며 시작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전례 없이 길었다. 박 전 대표는 개인택시 면허신청 행정절차의 문제에서부터 보육지원, 철거상가 세입자 보상, 노후 소방장비, 노숙인 대책 등 세부적인 이야기들을 나열한 뒤 "이런 건 정말 신경을 써야할 일 아닌가. 그런 것들을 적어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날 박근혜의 대대적 지원, 안철수의 박원순 지원과 비슷한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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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걸으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3일 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나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친 뒤부터 전국을 돌며 이번 10·26재보선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 오른손 손등에 살구색 파스를 붙이고, 신발도 걷기 편한 것으로 신었다.

언제나 수많은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는 박 전 대표에게 이날도 많은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나 후보 선대본부가 취재진과 지지자들로 사무실 출입문 밖까지 북새통이 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나 후보 지원유세를 펼친다. 이날 박 전 대표와 함께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걷고, 지하철을 타고 종로5가와 혜화역 등지로 이동하면서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점심 이후로 각자 흩어진 박 전 대표와 나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경 강남역에서 다시 만나 함께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전날 안철수 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원을 비판하면서 "나경원은 끝까지 혼자 뛸 것"이라고 강조했던 나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박 전 대표로부터 '민심수첩'을 받는 것으로, 박 후보가 안 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것과 비슷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또 선거운동 마지막날 박 전 대표와 동행하면서 대대적인 유세를 펼쳐 '나홀로 선거운동'이 무색하게 됐다.
#박근혜 #나경원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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