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방불케 한 박원순 마지막 유세... "이미 됐다"

[10·26 서울시장 선거] '무지개 연합군' 총집합..."압도적 차로 이겨야, 무조건 투표"

등록 2011.10.26 00:38수정 2011.10.2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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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25일 저녁 광화문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목도리를 풀어 박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찬바람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25일 저녁 광화문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목도리를 풀어 박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남소연
찬바람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25일 저녁 광화문에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목도리를 풀어 박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 남소연

"기호 10번 박원순, 기호 10번 박원순!"

 

광화문 광장에서 종로 1가를 거쳐 종로 2가 피아노 거리까지, 2km에 달하는 거리 곳곳에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의 이름이 연호됐다. 선거 날을 하루 앞둔 25일 밤, 박 후보가 광장 유세를 마치고 종로로 이동하자 유세에 참석했던 5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걸으며 박 후보를 뒤따랐다. 이 같은 열기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박원순이 됐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시위 현장에서 군중들이 원하는 바를 외치듯, 사람들은 "박원순"을 외쳤다. 기온이 5도까지 뚝 떨어진 추운 밤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함께 걸은 서울시립대 학생 이은정(23)씨는 "2008년 촛불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이 마지막 유세 날이고 박 후보를 좋아해서 왔다, 야당이 다 모여서 지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나이를 떠나 모두가 섞여서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며 "시립대 부재자 투표가 84%에 이른다고 한다, 박 후보가 꼭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말마따나, 종로 2가 유세장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모여 있었다.

 

'젊은-열정 투표'라는 플래카드를 직접 만들어 이날 낮 12시부터 투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김경재(45)씨는 "생전 처음 이런 일을 해본다, 오세훈·이명박 같이 시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뭔가가 끌어 오른 것 같다"며 거리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박 후보는 약자 편에서 헌신해 온 분으로 서민적인 모습이 좋다"며 "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열정만큼은 젊은 층에 뒤지지 않는 정영수(74) 할머니도 "전혀 춥지 않다"며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여기까지 쫓아왔다"며 '박원순'을 연호했다.

 

 25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5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남소연
25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활짝 웃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활짝 웃고 있다.남소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활짝 웃고 있다. ⓒ 남소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남소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린 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 남소연

 

'무지개 연합군' 총집합..."압도적 차이로 이겨야 한다, 무조건 투표"

 

이에 앞선, 광화문 광장 유세에서도 진풍경이 벌어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박영선 민주당 의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 정봉주·심상정 전 의원,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김유정·전현희·김진애·전혜숙 민주당 의원, 가수 이은미, 남윤인순 혁신과통합 공동대표까지. 2.5톤 유세 차량이 미어지게 모두 연단에 올랐다. '무지개 연합' 총출동이었다.

 

1000여 명의 시민들도 함께 했다.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을 둘러싼 시민들 중 몇몇은 촛불을 들고 서 있었고, 몇몇은 '가카 꼼꼼하게 투표하겠습니다', '닥치고 투표' 등 손수 제작한 플래카드를 들고 참여했다. 유세 시작 30분 전부터 몰려든 이들은 '무지개 연합'과 박 후보의 유세를 기다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지지를 호소하며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지지를 호소하며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남소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박영선 민주당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지지를 호소하며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민노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 대표가 모두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다 보니 연설에만 40분이 넘게 소요됐다. 그러나, 야5당 대표가 강조하는 바는 하나였다. "투표로 승리하자"는 것이었다. 또, 이들은 "박원순이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 한나라당이 '사실상 이겼다'고 하며 박 후보에 대한 꼬투리를 잡아 검찰 수사를 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무조건 압도적으로 이겨 박 후보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때로는 박수로, 때로는 환호로 호응한 시민들은 "기호 10번, 박원순"을 외치며 화답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 후보는 "이 앞에 계신 야권 지도자들이 나와 함께 이 추운 날 온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자기 선거보다 열심히 해준 것에 너무나 큰 행복감을 느끼고, 아무것도 없는 나의 조직이 돼 주고 힘이 돼 준 시민 여러분 덕분에 더 행복했다"며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의 소회를 밝혔다.

 

잔뜩 목이 쉰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시민들의 변화의 열정, 변화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깊은가를 새삼 느꼈다, 이것이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시민과 함께, 여러분을 지키고 꿈을 실현하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연단 아래로 내려간 그는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었다. 25일 자정부터 유세에 돌입한 박 후보는 밤 12시, 선거운동 종료 시까지 동대문시장에서 유세를 펼치며 시민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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