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보육시설 생일상 준비, 얼마나 투자하세요?

자녀 생일상, 3만 원만 투자하세요!

등록 2011.10.28 15:02수정 2011.10.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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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에요?"라고 누가 물으면, "다섯 살이요!"라며 씩씩하게 대답할 줄 아는 내 아이가 만 4살이 되는 날을 맞이하게 됐다. 어르신들이 들으시면 '애 엄마가 참…' 하며 혀를 차실 일이지만, 19개월 터울인 두 아이의 엄마인 나는 아이의 생일이 돌아올 때면 기쁜 마음보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앞선다. 그 이유인즉슨, 일찍부터 보육시설을 이용해오던 덕분에 집에서 간단히 차릴 생일 축하 상도 "원에서 축하해주시는 덕분에" 점점 준비해야 할 가지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육시설 생일상 음식 준비 한 반 정원 15명 기준으로 케이크는 중간 사이즈를 선택했고, 상에 올릴 것으로는 모양 잡힌 떡 두가지와 두유를 선택했다. 답례품으로 포장비닐에 담을 몇가지 음식들로는 제철 과일 귤과 요구르트, 떡(15인분으로 나눠 랩으로 포장)을 준비했다.
보육시설 생일상 음식 준비한 반 정원 15명 기준으로 케이크는 중간 사이즈를 선택했고, 상에 올릴 것으로는 모양 잡힌 떡 두가지와 두유를 선택했다. 답례품으로 포장비닐에 담을 몇가지 음식들로는 제철 과일 귤과 요구르트, 떡(15인분으로 나눠 랩으로 포장)을 준비했다. 이미진

보육시설 생일상 준비, 부담이 간다

첫째 아이가 첫 돌을 맞은 순간만 해도 삼신할머니께 기원한다는 그 심정 하나만으로 전통 돌상 차린답시고 밤새 수수팥떡과 오색송편, 백설기를 준비했건만, 두 돌이 지나면서는 슬슬 아이들의 생일이 두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같은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 가운데 생일을 맞은 친구의 엄마가 보내주신 답례품을 받아 들 때면 더욱 마음이 무겁다. 다가올 내 아이의 생일 답례품 걱정이 스쳐 지나가기 때문이다.

받아본 답례품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수제 쿠키부터 시작해 가끔은 커다란 빵조각도 들어있다. 대형 편의점에서만 볼 수 있는 외국 상표의 비타민 껌과 음료가 섞여 있기도 하다. 그걸 보며 '똑같이는 아니어도 비슷하게는 해야겠지!' 하는 생각에 이어 '나만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떤 엄마는 이러한 내 생각에 맞장구치듯 "친구들 다 하는 생일상 건너뛰면 아이가 의기소침해 할지 모른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결국 작년엔 또래 친구 부모님께 비슷하게는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큰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마지막 생일상 준비로 총 십여만 원을 들여 생일상을 차려냈다. 답례품으로 백설기 반 되를 맞추는 데 5만 원, 생일 케이크 중간 사이즈가 3만 원, 각종 음료 및 과자류에 2만 원을 투자했다. 빠듯한 생활비에 허리가 휘청하던 순간이었다. 결국 다음해 맞은 둘째 아이의 생일상 준비엔 작은 케이크 하나만 보내게 됐다.

생일떡 찹쌀과 멥쌀을 빻아 건포도를 넣어 만든 엄마표 생일 답례 떡.
생일떡찹쌀과 멥쌀을 빻아 건포도를 넣어 만든 엄마표 생일 답례 떡.이미진

보육시설 생일상 준비, 3만 원으로 해결


그리고 다시 맞은 큰 아이의 다섯 번째 생일, 이번엔 어린이집이 아닌 유치원이다. 고민 고민 하다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우선 케이크는 제일 작은 사이즈로 2만 원 정도 투자하기로 하고, 답례품으로는 제철과일인 귤 하나와 요구르트 하나 그리고 떡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냉동실에 미리 요리에 필요할 때 쓰려고 빻아둔 멥쌀과 찹쌀이 있었으니 적당히 버무려 찌기만 하면 됐다.

생일 전날 내가 준비할 거라곤 마트에 가서 귤 5천 원어치와 요구르트 2천 원어치, 과자 1천 원어치, 포장 비닐 2천 원어치 그리고 추가로 상에 올릴 떡 2종류(4천 원)와 아이들이 나눠 먹을 두유 6개(3천 원), 일회용 접시(1천 원)만 사오면 됐다. 필요한 돈은 총 3만7천 원! 사실 떡집에서 1kg 쌀을 빻을 때 5천 원 정도가 들었으니 천 원은 더 들어간 셈이기도 하다. 그렇다 해도 생일 케이크 중간 사이즈 값 정도라니! 정말 많이 줄이지 않았는가!


계획한 대로 옮겨놓고 보니 오히려 십만 원 투자했을 당시보다 더욱 알차 보인다. 직장 맘으로서 실력도 충분히 발휘한 것 같아 뿌듯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적은 금액으로 생일상을 치러내게 됐으니 금액에 대한 부담도 없어졌다. 품목을 더 줄인다면 3만 원 선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

이젠 앞으로 다가올 두 아이의 생일에 느껴서는 아니 될 '두려움' 따윈 느껴지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두 아이의 탄생에 대한 기쁨을 진심으로 생일상에 담아낼 수 있을 듯하다. 더 는 생일상 준비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나처럼 보육시설을 이용하다 생일상 준비에 고민을 갖게 된 엄마라면, 이러한 생일상 준비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담스런 마음에 작은 케이크 하나 보내는 것도 좋고, 여유가 있다면 10만 원 정도 투자해서 생일 답례품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보내는 것도 좋지만, 떡을 찌는 30분만 투자한다면 그보다 훨씬 부담 없고 정성어린 생일상을 준비할 수 있다.
#보육시설 생일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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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2년, 출판인 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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