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를 지적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유성호
10·26 재보선 참패 후 격화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쇄신 후폭풍이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형 악재로 작용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파문에 이어 불통의 상징인 '명박산성'을 만든 어청수 전 경찰청장의 경호처장 임명까지, 청와대에 누적된 불만이 폭발 직전에 와 있는 모습이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민생문제에 대해 소홀한 문제가 있음에도 어떤 경우에는 자화자찬하고, 국민의 개혁 요구에는 딴 사람 이야기인 것처럼 한다"며 "시중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까지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기에 일방적이고 국민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태도, 대통령을 모시는 예스맨의 행태가 더 부각 되면서 국민이 절망하고 민심은 이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누적된 강도 높은 개혁 요구 부닥칠 것"원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국정운영의 급박한 과제를 이유로 열심히 일하는 기조로 가겠다는 것은 민심과 더 멀어지는 길"이라며 "앞으로 청와대는 누적된 강도 높은 개혁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대통령이 지금 시점에서 정말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보여줄 것은 정치의 변화이며 중심은 청와대"라며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더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 국민이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낡은 정치"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팟캐스트 <나꼼수>에 대한 수사, 인터넷 댓글에 대한 고발, 공지영 작가에 대해 경찰 조사를 다그치는 한나라당의 인권위원..."이라고 예를 제시하면서 "우리 자신이 그동안 질타를 받아왔던 돈과 재산 관련된 문제를 다 덮어놓고 상대의 흠집만 들춰내는 이런 행태에 대해서 분명한 시정 조치와 자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최고위원은 또 "청와대 개편 뿐 아니라 당의 낡은 정치가 비판받는 것에 대해서도 자성과 단절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국민 목소리도 민심인데 이를 네거티브로 생각하고 국민의 복지 요구를 색깔론으로 몰고가는 낡은 정치와 우리의 도덕성을 돌아보지 않고 정책과 공천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민심과 동떨어진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 변화를 위해서는 당 지도부부터 진정으로 국민 앞에 참회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거듭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대권 주자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태풍과 같은 정치 변화 요구에 대해 자기 정치 브랜드로서 정치의 변화가 무엇이고 어떻게 나타나야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홍준표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의견 하나하나가 모두 당을 위한 충정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용수철처럼 반응하는 게 아니라 당 대표로서 스폰지처럼 받아들이겠다,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 당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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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화자찬,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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