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1kg 팔아야 고작 '라면 2개'"

충북 음성군농민회 벼 야적 투쟁 시작

등록 2011.11.11 17:59수정 2011.1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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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음성군농민회원들이 카 크레인을 이용해 농협 음성군지부 앞에 벼를 야적하고 있다.
11일 오전 음성군농민회원들이 카 크레인을 이용해 농협 음성군지부 앞에 벼를 야적하고 있다.이화영

충북 음성군농민회의 대정부 벼 야적 투쟁이 시작됐다.

11일 오전 군 농민회는 농협 음성군지부와 음성군청 광장에서 카고 크레인과 지게차, 화물차 등을 동원해 올해 햇벼인 톤백포장벼 100포대 120톤을 적치했다.

음성군농민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건비는 물론 비료, 유류비 등 생산비가 작년보다 20~30%나 올랐다"며 "쌀값과 공산품의 가격 격차도 갈수록 커져 1㎏당 2천 원도 되지 않는 쌀을 팔아 살 수 있는 것은 고작 라면 2개 혹은 단팥빵 2개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민회는 이어 "도·농간 소득격차가 이미 70%에 이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쌀 정책으로는 도저히 농민들이 쌀농사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폭력적인 쌀값 떨어뜨리기로 농민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영농포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2009~2010년 연이은 쌀 값 폭락에는 나 몰라라 하던 정부가 올해는 물가인상을 억제한다며 쌀 값 잡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1인당 밥 1끼에 포함되는 쌀값이 약 140원 정도이고 농산물 값은 가계 소비의 10%도 되지 않음에도 마치 쌀값 상승이 물가상승의 주범인양 농민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음성군농민회는 "농협RPC는 더 이상 농민들을 위한 조합이 아니다"라고 못 박고 "적자를 본 RPC가 모든 직원에게 상여금을 주었는데 이는 농민들의 피를 빨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음성군농민회는 ▲쌀값 하락 주범 공공비축수매 거부 ▲농협RPC 포대당 6만원 보장하고 다른 품종 수매 즉각 실시 ▲농업을 지키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반대 등 4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11일 오전 음성군농민회원들이 카 크레인을 이용해 농협 음성군지부 앞에 벼를 야적하고 있다.
11일 오전 음성군농민회원들이 카 크레인을 이용해 농협 음성군지부 앞에 벼를 야적하고 있다.이화영

이상정 음성농민회장은 "공공비축미 수매가가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상황에서 정부는 2009년산 비축미까지 반값으로 풀어 쌀값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것도 모자라 한미FTA를 비준해 한국 농업을 말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안정과 이상기온 등 자연재해에 따른 농산물 피해를 막기 위해 '기초농축산물 국가수매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군농민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벼 야적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농협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이번 투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음성군농민회 #벼 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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