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역사는 MB정권을 '매국정권'이라 하리라

등록 2011.11.23 09:24수정 2011.11.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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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11월 17일 경운궁에서 어전회의가 열렸다. 5시간 동안 열렸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토 히로부미는 하세가와 군사령관과 헌병대장을 대동하고 일본 헌병 수십 명의 호의를 받으면 경운궁 안으로 들어가 위협과 공갈로 협박했다. 한규설 참정대신이 통곡했다. 히로부미는 "너무 떼를 쓰거든 죽여버리라"고 급박했다. 민영기 택지부대신, 이하영 법부대신은 무조건 '불가'(不可)를 썼다.

 

하지만 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은 '가'를 표기했다. 그렇게 하여  "일본국 정부는 재동경 외무성을 경유하여 한국의 외국에 대한 관계 및 사무를 감리, 지휘하며, 일본국의 외교대표자 및 영사가 외국에 재류하는 한국인과 이익을 보호한다"와 더불어 5가지 내용으로 된 을사조약이 체결된다.

 

을사오적도 나라 팔아넘길 때 5시간은 고민했다

 

하지만 이것은 '조약'(條約)이 아니라 '늑약'(勒約)이었다. 민족 원흉인 히로부미가 일본군대를 동원해 강제로 체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를 표기한 이완용을 비롯한 5명을 을사오적이라 부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한민국이 하늘 아래 존재하는 그날까지 이들 5적은 영원히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로 기록될 것이다.

 

을사늑약 5조에 "일본국정부는 한국 황실의 안녕과 존엄의 유지를 보증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 5조를 두고 <청토오적소 請討五賊疏>를 올려 오적을 처단하라고 촉구했던 최익현 선생이 1905년 12월 5일 "황실의 보존과 안녕이라는 그들의 말을 진실로 믿으십니까?"라고 고종에게 상소를 올린다. 이 상소에 대해 매국노 이완용은 다음과 같은 상소를 올린다. 최익현 선생에 대한 답이다.  

 

"새 조약의 주된 취지에 대해 말하자면, 독립이라는 칭호가 바뀌지 않았고 제국이라는 명칭도 그대로이며 종묘사직은 안녕하고 황실도 존엄합니다. 다만 외교상의 한 가지 문제만 잠시 이웃나라에 맡긴 것인데, 우리가 부강해지면 되찾을 날이 있을 것입니다." - <이완용 평전>(한겨레출판) 208쪽



매국노다운 답이다. "외교상의 한 가지 문제만 잠시 이웃나라에 맡긴 것인데, 우리가 부강해지면 되찾을 날이 있을 것이다"라니. 나라는 40년이 지나서야 되찾았다. 그리고 외교권이 없는 나라가 어찌 독립국가이며, 종묘사직과 황실이 어떻게 존엄한가. 종묘사직과 황실만 존엄하면 되나. 나라 잃은 백성의 존엄함은 팽개쳐도 된다는 말인가. 자기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으면서도 끝까지 변명이다.

 

MB정권, 한미FTA날치기 처리 5분 만에 끝내

 

결국 그는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을 통째로 일본 제국주의에 넘겨줬다. 그리고 101년이 지난 2011년 11월 22일 이명박 정권은 스스로 '매국정권'이 됐다. 한미FTA를 날치기 강행처리했다. 동참한 이들이 151명이다. 을사오적 이완용-이근택-이지용-박제순-권중현을 매국노로 기록하듯이 이들 이름도 역사가 기록할 것이다. 

 

을사오적은 그래도 일본 제국주의의 총칼 위협이라도 받으면서 5시간은 고민하며 나라 팔아먹는 일에 '가'를 던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언론까지 통제하면서 한미FTA 비준을 날치기 강행처리하는 데 5분이 걸렸다. 106년 사이에 나라 팔아먹는 것도 빨라졌다. 역시 SNS시대답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신이 독립국임에도 언론을 통제하고 조약을 날치기 강행처리하나.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처음'을 좋아하는 이명박 대통령답다. 원래 국회 본회의는 인터넷 생중계를 진행한다. 하지만 국회는 인터넷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무엇이 무서워 언론을 통제하면서 날치기 강행처리했나.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도 방송3사와 뉴스채널이 생중계를 통해 탄핵의 생생한 모습을 본 시민들이 "탄핵반대", "탄핵무효"를 외치면서 촛불을 들었다. 한나라당은 위기를 맞았고, 박근혜를 앞세워 "개헌 저지선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었다. 그 트라우마 때문인가. 또 다시 야당 의원들이 끌려나가고, 날치기 강행처리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생생하게 알려질까봐 두려워 언론을 통제했나.

 

언론통제는 '파시스트 정권' 증명

 

하지만 통제해도 다 안다. 막아도 다 안다. 통제하면 할수록 SNS 공간은 이명박 정권이 무엇을 했는지 다 안다. 모를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막으면 막을수록, 통제하면 통제할수록 시민들은 더 알고 싶고, 더 분노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 100년의 삶을 결정할 수도 있는 한미FTA 비준을 5분에 날치기 처리한 것은 이명박 정권 스스로 독립국가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파시스트 정권임을 고백한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강택 위원장은 "더는 이 나라에서 어떤 형태로든 민주주의라는 말을 쓸 수 없게 됐다. 한미FTA 날치기 처리는 독재 파시스트 국가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가 어떻게 민주주의냐"라고 비판한 것이 전혀 틀리지 않는 이유다.

 

한미FTA가 통과되자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오늘 한미 FTA가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그동안 한미FTA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브리핑했다.

 

"다행"이라고 했던가,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이리고 했는가. 그럼 트위터에서 분노하는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다행이라고 말한 것이 '피눈물'나는 탄식과 후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청와대가 말한 '국민'에는 나는 포함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모독이다.

 

역사는 분명 이명박 정권을 '매국정권'이라 부를 것

 

1905년 을사오적이 있었다면 2011년에는 '신묘오적'이 있다. 1%를 위해 99% 시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라를 팔아 먹는 이명박 정권은 이제 엄중한 심판만 기다리고 있고. 역사는 분명 이명박 정권을 '매국정권'이라 부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11.23 09:24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MB정권 #한미FTA #날치기 #매국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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