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처리하면 불출마' 한나라당 의원들 어떻게 할까

황우여 등 11명 찬성, 홍정욱 등 4명 불참, 정태근 등 6명 기권...황영철은 홀로반대

등록 2011.11.22 23:13수정 2011.11.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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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3일 오후 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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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장파들이 중심이 된 '한나라당 국회 바로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 일동'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16일 국회에서 '자성과 결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우리는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오른쪽부터 황영철, 김성태, 홍정욱, 김성식 구상찬 의원. 이날 성명에는 4선의 황우여·남경필 의원, 3선의 이한구·권영세 정병국 의원, 재선의 신상진·임해규·진영 의원, 초선의 구상찬·권영진·김선동·김성식·김성태·김세연·김장수·성윤환·윤석용·정태근·주광덕·현기환·홍정욱·황영철 의원 등 22명이 동참했다. ⓒ 남소연

수도권 소장파들이 중심이 된 '한나라당 국회 바로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 일동'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16일 국회에서 '자성과 결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우리는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오른쪽부터 황영철, 김성태, 홍정욱, 김성식 구상찬 의원. 이날 성명에는 4선의 황우여·남경필 의원, 3선의 이한구·권영세 정병국 의원, 재선의 신상진·임해규·진영 의원, 초선의 구상찬·권영진·김선동·김성식·김성태·김세연·김장수·성윤환·윤석용·정태근·주광덕·현기환·홍정욱·황영철 의원 등 22명이 동참했다. ⓒ 남소연

"앞으로 우리는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말씀드리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드립니다."

 

지난해 12월 16일 한나라당의  황우여·남경필(4선), 이한구·권영세·정병국(3선) 신상진·임해규·진영(재선) 구상찬·권영진·김선동·김성식·김성태·김세연·김장수·성윤환·윤석용·정태근·주광덕·현기환·홍정욱·황영철(초선) 등 의원 22명은 '국회 바로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같이 선언했다.

 

앞서 2011년도 예산안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한 데 대한 국민적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폭력에 얼룩지게 만든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도 있음을 깊이 반성한다"는 취지였다.

 

22명 의원, 4가지 태도로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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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창당 14주년 기념식에서 남경필 외통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창당 14주년 기념식에서 남경필 외통위원장의 얘기를 듣고 있다. ⓒ 남소연

이들 22명 의원은 22일 한미FTA비준안 강행처리과정에서 4가지 태도로 갈라졌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이날의 강행처리를 주도한 황우여 원내대표를 비롯해 남경필, 이한구, 권영세, 신상진, 구상찬, 김선동, 김세연, 김장수, 윤석용, 주광덕 의원 등 11명은 찬성표를 던졌다.

 

김성식, 김성태, 성윤환, 임해규, 정태근, 현기환 의원 등 6명은 기권했고, 황영철 의원은 이들 중에서는 물론 한나라당 전체로도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정병국, 진영, 권영진, 홍정욱 의원 등 4명은 불참했다.

 

이들의 지난해 12월 선언을 '문맥' 그대로 해석하면 정병국 의원 등 불참한 4명만 약속을 지킨 셈이다. 홍 의원은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권영진 의원도 "최루탄이 터지는 상황에서 표결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비준안 처리 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날 한나라당이 '완벽한 기습'을 통해 의장석을 완전 장악하고, 적지 않은 야당 의원들이 지역구에 가 있는 등 본회의장에 도착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속전속결로 한미FTA비준안을 처리함에 따라 여야 의원들 사이에 전면적인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국회 경위들이 의장석을 둘러쌌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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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안 합의처리를 촉구하며 열흘째 단식을 이어 온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22일 농성장을 찾은 남경필 외통위원장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비준안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 주도의 비준안 단독처리에 대해 "이번에도 국회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 남소연

한미FTA 비준안 합의처리를 촉구하며 열흘째 단식을 이어 온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22일 농성장을 찾은 남경필 외통위원장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비준안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 주도의 비준안 단독처리에 대해 "이번에도 국회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 남소연

기권한 정태근 의원은 비준안 처리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주의를 살리는 길은 18대 국회에서는 어려운 일이 됐다"면서 "그간 한미FTA 비준안의 정상적 처리와 의회주의를 살리는 국회법 개정을 위해 (10일째) 단식을 해 왔으나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음을 깊이 인정하고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날로 단식을 푼 그는 이어 "오늘 상황에 따른 저의 고민은 동료들과 상의해 추후에 말하겠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으며,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생각중"이라고 답했다.

 

"본회의서 몸싸움 일어나지 않았다" 강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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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화 부의장이 한미FTA 비준안을 기습 상정하자 의장석으로 뛰쳐나간 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의사봉 빼앗기를 시도하고 있다. 오른쪽에 마스크를 쓴 김진표 원내대표도 보인다. ⓒ 남소연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화 부의장이 한미FTA 비준안을 기습 상정하자 의장석으로 뛰쳐나간 최규성 민주당 의원이 의사봉 빼앗기를 시도하고 있다. 오른쪽에 마스크를 쓴 김진표 원내대표도 보인다. ⓒ 남소연

찬성표를 던진 구상찬 의원은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그래도 우리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가장 노력해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국민 앞에 할 말이 없다"며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았고, 몸싸움은 더더욱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찬성파인 김세연 의원도 "아쉬움은 크게 남지만 지도부의 결정에 따랐고, (모임 소속 의원들이) 개별적 판단에 따라 참여했다"면서 "본회의에서 몸싸움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 의원 모두 불출마의 전제조건인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정욱 의원 등 의도적으로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날 상황이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처리'인지를 놓고 이들 의원들 사이에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22인모임'이 아닌 한 한나라당 의원은 "몸싸움이 없었고, 야당 의원들 출입도 막지 않았으며 본회의장에 경위들을 동원한 점이 논란이 될 수 있으나 이것도 국회법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보통 말하는 강행처리와는 다른 상황이었다고 본다"며 "22명의 해당의원들이 각자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고 감쌌다.

 

반면,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강행처리 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던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22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민들께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2011.11.22 23:13 ⓒ 2011 OhmyNews
#한미FTA #국회 바로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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