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 차명계좌 거래 등 드러나

19시간 연속근무에 제품불량 손실 근로자 급여로 변상케 해

등록 2011.11.24 18:40수정 2012.01.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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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가 시 위탁기관인 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에 대한 운영(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작업장 실태와 재무회계 등 운영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특히, 회계부분에서는 차명계좌 사용 등 전체적으로 '부정 가능성이 있는 거래'로 지적, 투명성 확보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경영 컨설팅전문 업체인 '(주)표준과품질'을 통해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의 운영 전반에 대한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김창규 부시장을 비롯해 (사)두레울장애인복지연합회, 작업장장애인부모회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에 대한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에 앞서 김창규 부시장은 "시의 지도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정상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전문가에게 진단을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천시 장애인들을 위한 작업장이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와 시설이 합심 노력하자"고 말했다.

운영진단을 맡은 '표준과품질' 정재익 대표는 △구매·재고·회계 등에 대한 관리기록 누락, △차명계좌 사용으로 매출실적 불명확, △인사·노무관리의 연계성 부족, △근무규정 위반, △작업장 위생상태 불량, △화재발생 위험 등을 지적, 전반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운영진단 결과 작업장은 생산자재에 대한 관리 허술로 고가의 금형들마저 재고파악이 되지 않았으며, 무자료 거래와 차명계좌 사용으로 매출실적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샀다.

또한, 타 시군 단체와의 약정체결로 작업장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부당 지급한 사례와 과도한 부채차입 및 내역조작, 증명서류 부재, 시설결산서 허위 보고, 법인카드 개인용도 사용 등 회계 전반에 대해 '부정 가능성이 있는 거래'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 근무규정도 위반했다.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의 근무기록일지에 따르면, 금요일 당직자의 경우(장애인2명포함) 오후 7시부터 다음날인 토요일 오후 4시까지 19시간을 연속 근무했는가 하면, 품질불량으로 고객클레임에 의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생산담당 근로자의 급여로 변상케 한 사례도 드러났다.


표준과품질 정재익 대표는 "회사의 손실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 이런 사례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작업장의 가장 큰 장점인 근로자들의 업무 의욕이 높은 점을 살려 명확한 관리체계를 갖추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한다면 좋은 작업장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고회를 마친 후 (사)두레울장애인복지연합회 회장은 "모든 장부원장이 검찰에 제출 돼 자료제출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진단한 회계결과는 모두 추정일 뿐"이라며 '회계 부정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진단결과를 직원 교육자료로 활용해 최대한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천시 위탁기관인 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에 대한 문제는 지난 7월경 작업장에서 근무했던 일부 근로자들이 작업장의 '시간외근무 허위 기재', '인사부정' 등에 대한 민원을 경기도청에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작업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들로 검찰수사까지 진행되자 작업장의 운영이 중단되는 등 사실상 시와 시설운영단체 간 갈등이 야기됐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장애인들의 권익과 관련된 작업장의 실태에 대해 시가 10년간 방관만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질타와 함께 "이제라도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이 아닌 사회복지시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시설운영단체에 대한 의혹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천시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작업장으로 시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누가 이기고 지고의 싸움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해 장애인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이 나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진단결과를 토대로 내부적 검토 후 작업장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장애인재활근로작업장은 93명(장애인 56명)의 종업원이 연 3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최고의 장애인 작업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시에서 매년 6억 원의 예산과 별도의 기능보강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천 #장애인시설 #장애인재활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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