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도 시작된 한미FTA 반대 촛불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 다시 시드니에서 촛불을 들자

등록 2011.11.28 09:52수정 2011.11.28 09:52
0
원고료로 응원
한미FTA 비준안이 한나라당의 날치기로 통과되었다. 수많은 독소조항에 대한 염려와 불공정 조약이라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비밀군사작전을 펼치듯 몰래 모여 의결하고야 말았다.

혹자는 2011년 11월 22일을 을사늑약에 비유할 정도로 이번 비준안의 통과를 비판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혹한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바로 자신들의 미래와 국가의 장래가 염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권과 경찰은 평화적 집회에 물대포를 난사하며 시민들을 겁박하고 있다. 심지어 시위군중들 사이에서 정체 모를 사람들이 폭력을 유발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도로를 점거하고 지나가는 차량을 걷어차거나 하면서 시민들이 제지하면 심한 욕설을 퍼붓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종로경찰서장이 정복 차림으로 시위대 사이를 통과하려 한 것도 폭력행위를 유발하여 한미FTA를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도덕적 타격을 입히려 의도한 것은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여러 가지로 지금 한미FTA를 반대하는 측에는 어려운 일이 첩첩산중이다. 하지만 나라 밖에서도 그런 시민들의 어려운 투쟁에 작으나마 힘을 보태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호주의 시드니에서 호주한인포럼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 11월 26일 시드니 근교 스트라스필드의 작은 공간에 촛불이 점화되었다. 우선 소수의 인원이지만 고국에서 추위 속에 어렵게 싸우는 많은 분들에게 마음이나마 보태고자 모였다고 한다.

불과 10여 명의 인원이 모였지만 한미FTA를 반대하는 의지만은 결연해 보였다.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나와서 촛불을 드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우선 이들은 한미FTA의 추진과정과 독소조항들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모두 분노와 염려가 교차하는 표정으로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이 해외에 나와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은 듯하였다.

a

시드니에서 3년 만에 다시 타오른 한미FTA 반대 촛불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반대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에 한미FTA 비준 철회 때문에 시드니에서 다시 촛불을 들다 ⓒ 주광재


호주한인포럼의 한 회원은 지금 한국의 곳곳에서 "영하의 추위 속에 물대포를 맞으며 투쟁하는 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하였다.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하여 지금 막 한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계절이라 전혀 추위를 공감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마치 감정이 고국의 동포들에게 이입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모임의 김학재 대표는 "다음 주부터 한미FTA 반대투쟁에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들과 연대하여 많은 한인들이 함께 모여 하이드 파크 같은 넓은 장소에서 촛불을 들 계획"이라고 한다. "고국에서 어렵게 투쟁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주고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작은 촛불은 마지막으로 비장한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호주한인포럼 성명서
2011년 11월 22일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국치일이다.

이명박 정권의 거수기 한나라당이 굴욕적인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날치기로 비준처리하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한미FTA는 그 자체로 을사늑약에 버금가는 불평등 조약이자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대한민국에 강제 이식하는 도구이다.

약육강식과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미국식 경제시스템은 마치 전염병처럼 지구촌 곳곳에 번져서 인류를 신음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미 그 한계와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증명되었다.

또 한미FTA는 그 자체로 수 많은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 투자자 국가소송제도, 역진방지,금융 및 자본시장 완전개방, 지적재산권 직접규제, 서비스시장 네거티브 방식개방, 미래 최혜국 대우, 비위반 제소,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장 등 일일히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제 한미FTA가 발효되면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꿈은 영원히 사라지고 99% 서민대중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질 것이다.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중소기업은 점점 빈궁해지고, 오로지 1% 특권층만 더욱 풍요를 누리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정책주권을 상실하여 다시는 되돌릴 수조차 없는 망국적 조약임에도 불구하고, 교활하게 야당과 국민을 속여 날치기로 통과시킨 행위는 헌정사상유례가 없는 일이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종일관 무기력,우왕좌왕,전략부재,의지결여로 비준을 막아내지 못한 민주당 또한 엄중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FTA 비준안에 서명하지말고 즉각폐기하라.
2. 국가간의 조약을 간계와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나라당은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을 해체하라.
3. 추위를 견뎌가며 생존권사수에 나선 국민에게 물대포를 난사하고 폭압적으로 진압하는 경찰 책임자를 즉각 파면하라.
4. 민주당은 국민을 배신한 협상파 의원들을 모두 출당조치하고, 나머지 모든 의원들이 최전선에 서서 물대포앞에 악전고투하는 시민들을 보호하라.

향후 우리는 한미FTA의 완전 철폐가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깨어있는 고국의 동포들은 물론 전세계의 한인단체들과 연대의 폭을 넓혀가며 강력한 정권퇴진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2011년 11월 26일 시드니에서
조국을 사랑하는 호주한인포럼

#한미 FTA #호주 한인포럼 #시드니 촛불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