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전쟁 터졌는데 장수가 뒤로 빠져?"

[현장] 여당 의원총회, 홍준표 '승부수' 또 통했다... '홍준표 체제' 유지

등록 2011.12.07 16:06수정 2011.12.0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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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7일 오전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데 대해 홍준표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7일 오전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데 대해 홍준표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7일 오전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잇달아 사퇴한 데 대해 홍준표 대표가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최종신 보강 : 오후 9시 45분]
 
최고위원 사퇴 내홍에도 '홍준표 체제' 유지
 
한나라당이 '홍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사퇴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가 이 시점에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므로 당 대표가 당 쇄신을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뜻이 모였다. 
 
21명 의원들의 발언을 들은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홍 대표 체제 유지'가 다수 의견이었음을 전한 후 "정책 쇄신과 정치 쇄신을 병행해서 추진하자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며 이날 의총 결과를 정리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박수로 추인했다.
 
실제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퇴한 최고위원들의 뜻에 동조하는 의견 보다는 그들을 향한 비판 발언이 이어졌다. 홍사덕 의원은 "홍 대표 끌어내리느냐 마냐는 국민들 눈에는 자기들만의 권력 투쟁"이라고, 조문환 의원은 "(사퇴한 최고위원끼리) 차기 대권 경쟁 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꼬집었다.
 
'정책 쇄신과 정치 쇄신을 병행하자'는 의견도 다수 개진됐다. 조전혁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 모양으로는 내년 총선이 굉장히 어렵다, 정책쇄신 후 당 쇄신하자는데 왜 이 두 가지를 병행 못 하는지 이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지호·차명진 의원 역시 "그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동의의 뜻을 밝혔다.
 
전 의원을 대상으로 재신임 카드를 또다시 던진 홍 대표의 승부수가 먹힌 것이다. 그러나 일부 쇄신파 의원들은 탈당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홍 대표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대 2-4-5위 최고위원 사퇴에도... 유승민 "박근혜와 상의 없었다"
 
결론적으로, 전당대회 투표로 선출된 최고위원 5인 중 2, 4, 5위 최고위원이 사퇴했음에도 지도부가 유지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7월 4일 전당대회 2위 득표자이자 친박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의 사퇴가 지도부 전체 사퇴의 키가 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랐다. 이는 유 최고위원의 사퇴가 친박 전체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최고위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보고를 못했다.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를 지근에서 보좌하는 의원들도 "사전에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유 최고위원이 사전보고를 했을 경우 박 전 대표와 그 주변인사들이 만류할 것으로 보고 '결행'에 나선 것이다. 그는 '친박'에서 드물게 "나는 이 부분은 박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라고 말하는 인물이다.
 
 
[2신 : 7일 오후 6시 25분]
 
"지도부 사퇴하면 뭐하나, 열우당처럼 망할 것"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가 또 통하는 모양새다.
 
7일 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이 직을 던진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판의 화살은 사퇴한 최고위원들을 향했다.
 
남경필, 원희룡 의원이 '동반사퇴'를 압박하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몇몇 의원들이 언론을 통해 (나에 대해) 얘기할 때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내가 개혁과 쇄신의 대명사였다"며 "그런데 지금 개혁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개혁 정책을 내놓은 일이 있나, 입으로만 개혁하고 당 문제에는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며 사퇴한 최고위원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지도부 진퇴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몇 사람 목소리에 의존하지 말고 169명 의원 전원이 의견 표명해 달라"며 "말해주면 그 뜻대로 따라가겠다"며 자신의 거취 문제 결정권을 의원들에게 돌렸다.
 
그러자 쇄신파의 리더 중 한 명인 정두언 의원은 "세 분 최고위원 사퇴로 전기를 맞고 있다, 당이 기득권을 지킨 후 1년 후를 생각해 보라"며 "이 정도면 결판났다, 시간 끌수록 비참해진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원희룡 의원은 "디도스 사건은 제 2의 차떼기 사건"이라며 "민심의 큰 구도가 잡히면 한나라당을 새로운 보수세력에게 넘겨줘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홍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홍준표 대표가 쇄신 논의의 에너지를 깎아먹고 시간만 보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공간이 비어야 다른 에너지가 들어와 채울 수 있다"며 홍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대다수 의원들 "지도부 사퇴 무책임"
 
그러나 대부분 의원들의 의중은 "지도부 사퇴는 무책임했다"며 '홍준표 체제' 유지 쪽으로 흘렀다.
 
박준선 의원은 "(지도부 사퇴 후) 전대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면 어쩌겠다는 건가, 과거 열린우리당이 그랬듯 망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호 의원도 "쇄신 논의를 하면서 강남과 영남권에 대해 말하는데 수도권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당을 쪼개고 분열시키고 신당 이야기도 나오고 하는 것을 보며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정미경 의원은 "본인이 물러나겠다면 물러나면 되는 것인데 왜 다른 사람더러 물러나라 하는 건지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퇴 시기'에 대해 언급하는 의원도 있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상황이 생길 때마다 대표가 사과하고 물러나는 것이 제일 하책이다, 책임 있는 지도자는 다음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영식 의원은 "예산·FTA·디도스 전쟁이 벌어졌는데 전쟁 중 당수가 자기는 뒤로 빠지고 부하들더러 나가라면 장수의 태도가 아니다, 최고위원들이 스스로 결정해 물러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신: 7일 오후 4시 5분]
 
홍준표 또 '승부수'... "거취 결정해달라" 의총 퇴장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의원들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 대표는 "169명 의원 전원이 모두 발언해달라. 소수가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옳지 않으며 만약 다수 의원이 그런 의견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의원총회에) 같이 있으면 발언하기 불편할테니 나가겠다"며 의총장을 떠났다.

 

그가 이날 오전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동반사퇴하면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한데 대해 "사태수습 후 사퇴하겠다"며 거부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원전체를 상대로 재신임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달 29일 의총 때도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복귀해서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정되면 당권-대권 분리조항을 정지시키는 당헌 개정을 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재신임을 요구해 자리를 지켰었다.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시기가 아니"라는 친박(박근혜계)쪽의 지원을 받았으나,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이후 당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재신임을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이날 의총은 원희룡 의원과 홍준표 대표의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오늘 최고위원 3명이 사퇴했다.  저도 사퇴배경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싶다. 의원총회 앞부분이라도 공개해야 한다."(원희룡 의원)

 

"이미 기자회견을 다 하지 않았느냐."(홍준표 당 대표)

 

홍 대표가 언론의 사진촬영 직후 바로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원 의원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사회자인 황영철 의원이 비공개 고수 방침을 재확인하자 의원들 사이에 있던 원 의원은 좌석에서 일어나 "현재 가장 중요한 당내 현안에 대한 부분이니 의총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사퇴의사를 밝힌) 최고위원들은 다 기자회견을 했다"며 비공개 의총을 지시했고, 결국 "의원들의 요구가 있으면 중간에 공개로 전환한다"는 방침 아래 비공개로 시작됐다.

 

최근 홍 대표의 대척점에 서 온 원 의원은 홍 대표가 "최고·중진 의원들의 판단은 (최고위원들의) 사표를 반려하자는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의총장 입장에 앞서 기자들에게 "여전히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홍 대표가 임명한 사람들인가, 누가 누구에게 사표를 내고 누가 누구에게 반려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로 선출된 최고위원의 사퇴를 기업체 직원이 사장에게 낸 사표로 이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홍 대표의 사퇴거부에 대해서도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두언 "당내 기득권층 저항 크지만 어떤 저항도 성공 못해"

 

한나라당의 위기상황이 심화되면서, 국회 기자들은 의총장에 들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끈질기게 달라붙는 모습을 보였다.

 

소장파로 꼽히는 김성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당 전면에서 나서서 위기를 극복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고, 친박 이성헌 의원은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표체제가 어떻게 바뀌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했다.

 

전날 전여옥, 차명진 의원 등과 함께 지도부에 9일까지 '당 해산-재창당'을 요구했던 안형환 의원은 "지도부가 한두 명 남았는데 어떤 쇄신을 하겠느냐"며 '홍준표 체제'붕괴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우리의 요구에 답할 지도부가 없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진행과정을 좀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소장 쇄신파의 리더로 꼽히는 정두언 의원은 홍 대표의 사퇴거부에 대해 "한달 후에 우리 당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혁명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게 되어있듯이 당내 기득권층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희구하는 수많은 대중들이 있는 한 그 어떠한 저항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2011.12.07 16:06ⓒ 2011 OhmyNews
#한나라당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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