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가 삭감한 일제고사 예산 예결위가 부활

울산교육연대 "교육상임위 자율성 침해"

등록 2011.12.15 16:12수정 2011.12.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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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중인 울산시의회가 교육상임위에서 삭감한 일제고사 비용 예산을 예결위에서 다시 부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울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정태)는 울산시교육청의 2012년도 예산 심사에서 교육위원회가 전액 삼각한 시도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예산 3억8600여만 원을 비롯해 두 곳의 지역교육지원청 학력평가 예산 5600여만 원을 전액 또는 일부 부활했다.

 

부활된 일제고사 예산안은 15일 오후 열리는 울산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산교육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의 상임위 무용화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초등교육과정의 파행을 불러올 것"이라고 성토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2008년에도 상임위에서 삭감된 울산시의 일회성·낭비성 예산을 예결위에서 그대로 부활해 논란이 일은 바 있다(관련기사: 시 로비에 의회, 삭감한 예산 다시 살려).

 

보수성향 의원들, 다수의 힘으로 일제고사 예산 복원

 

지역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산교육연대는 15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업성취도 평가 예산을 복원시킨데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오늘(15일) 본회의에서 다시 원안대로 삭감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단순 암기식 문제풀이 능력만을 중시하는 현재의 시험 제도속에 어린 학생들은 국가수준, 광역수준, 학교수준의 감당할 수 없는 시험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현실을 외면한 채 16개 시도교육청 중 11개 지역에서 이미 폐지하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유지·강행하고자 하는 울산교육청과 일부 시의회 의원들의 행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육부문을 전담하는 교육상임위에서 전원 합의로 삭감한 예산을 예결특위의 보수성향 의원들이 다수의 힘으로 복원시킨 점은 울산시의회의 후진성을 상징한다"며 "교육상임위원들이 오랜기간 논의 끝에 결정한 예산안을 교육청 관료들이 대거 동원되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는 행태는 교육청이 시의회의 교육위원회를 안중에 두지 않고 무시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대다수 교사들이 예산 낭비, 교육과정의 파행, 불필요한 잡무로 인한 수업의 지장 등을 지적하며 과반수가 넘는 5130여 명이 서명에 참여해 폐지를 원했다"며 "그럼에도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이 부활된 것은, 불통을 바탕으로 한 울산교육행정의 단면을 보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교육시민사회단체는 또 "'초등학생부터 철저히 경쟁을 시켜야 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고 밝힌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비뚤어진 교육철학이 야기한 과거 서울 교육의 파행과 공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의 선택이 어떠했냐"며 "이를 보고도 교훈을 얻지 못한 울산교육청과 일부 의원들의 근시안적 사고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지부장은 "16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울산을 포함하여 5개 지역만 치르는 초등 광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교육상임위에서 삭감했다가 예결특위에서 복원시킨 결정은 교육상임위의 전문성과 자율성의 심각한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예산 부활은 울산시의회 각 상임위의 예산안 검토 과정의 무용화를 말해준다"며 "이로 인해 초등교육과정의 파행과 단순암기식 문제풀이 능력을 학력신장으로 여기는 몰이해 등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12.15 16:12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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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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