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희망릴레이 보고대회에 참석한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테라오 대표(맨 오른쪽)가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오른쪽에서 두번째) 등과 함께 피해자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이주빈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10만 명이 1인당 1000원씩 투쟁기금을 내는 '10만 희망 릴레이'를 시작 약 1년 만에 12만1480명 참여, 약 1억2700만 원(12월 15일 현재)의 기금을 모아낸 것이다. 10만 희망릴레이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시로 끌려간 피해자 '10만 명'과 일본 정부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지급한 '후생연금(99엔, 약 1300원)'에 항의하는 뜻에서 시작했다.
시민모임은 17일 오후 광주 광엑스포 주제관에서 '10만 희망릴레이 보고대회'를 열고 운동의 성공을 자축했다. 이 자리엔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이부영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상임대표, 최봉태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위 위원장, 시민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20여 년간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투쟁을 도와온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테라오 대표, '공동변호단' 이와츠키 코오지 사무국장도 참가해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시민모임은 보고대회를 통해 "지난 3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모두 82차례 개최한 거리캠페인에는 1만5931명의 시민이 참여, 약 1800만 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또 "3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는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모금청원을 벌여 1만6950명의 네티즌이 참여, 약1800만 원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시민모임은 "가장 뜻 깊게 생각하는 것은 학교 단위로 홍보를 해 자라나는 학생들이 참여한 것"이라며 "이는 일본이 근본적으로 일제강점시절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책임을 물을 각성된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희망릴레이에는 전국적으로 중학교 81개교, 고등학교 70개교, 초등학교 8개교, 특수학교 4개교, 7만3407명의 학생이 참여해 약 7100만 원의 기금을 모았다.
김희용(목사) 시민모임 대표는 "전국에서 국민 12만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희망릴레이는 애국운동이고 자주운동이었다"며 "희망릴레이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시민모임이 전후 60년 동안 못했던 일을 설립 3년 만에 이뤄낸 것 같다"며 "희망릴레이가 여기가 끝이 아니라 온 나라에 번져가 승리할 때까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건강하게 지내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부영 상임대표는 "우리 6·3세대는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반대했지만 막아내지 못한 용서받지 못할 세대"라며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진영 후보자들은 한일협정 전면 재협상을 공약으로 걸아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