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일라스가 잘 보이는 한쪽에 돌을 쌓고 한국에서 가져온 어머님의 옷을 입혀놓았다.
오상용
작년에 있었던 갑작스러운 장모님(어머님)의 사고에 지난 1년 동안 많은 눈물을 흘리며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살아생전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나로인해 장모님(어머님)이 우리 곁을 떠나지 못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쉽게 그 끈을 놓지 못하였다.
나의 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흘리던 지금의 아내를 볼 때마다 함께 많이 울었다. 혹 한없이 슬퍼하는 우리의 모습을 어머님(장모님)께서 보셨다면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까? 힘든 1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나는 어머님을 조금씩 보내드리기 위해 이곳 카일라스 방문을 준비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한 카일라스. 나는 조금이라도 더 어머님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온 어머님께서 즐겨 입으시던 티셔츠를 코라가 시작되는 어제부터 맨 안쪽에 입었다. 카일라스 봉우리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입고 있었던 어머님의 옷을 벗어 마지막으로 어머님의 향기를 맡고, 한쪽 바위에 입히고 바람에 날라지 않도록 바위를 올려놓았다.

▲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어머님의 옷을 입혀놓은 돌을 향해 인사를 건넨다.
오상용
어머님의 옷 앞에서 참아보려 하지만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어머님과의 시간과 더욱 가슴 아픈 시간. 그 앞에서 주저 앉아 한없이 눈물을 흘려보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계속 이렇게 앉아 울고만 있으면 절대 어머님을 보내드리지 못할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발을 옮겼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어머님의 옷을 입혀놓은 돌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내가 힘들어하면 그걸 지켜보는 어머님은 더 힘들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해보지만 나의 마음이 나의 발걸음을 묶어 놓는다.

▲ 카일라스를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이의 옷가지
오상용
지난 1년 동안 보내드리지 못한 어머님. 산 한쪽에 어머님의 유품을 모셔 놓고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치며 어머님을 향해 이야기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님께서 늘 말씀하신 대로, 서로 즐겁게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부디 저희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세요.'
어머님을 향한 나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조금씩 어머님의 옷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나의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카일라스 코라를 시작할 때와는 다른 느낌. 가슴 한쪽은 구멍이 뚫린 듯 공허하면서도 가슴 한쪽이 따듯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마음속으로 이야기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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