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전체를 해양 생태계 보고로"

인천 4대 종단 실무회의, 서해평화-해양생태계보호 결의

등록 2011.12.19 20:45수정 2011.12.1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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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7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서해 평화와 동북아 협력’에 관한 ‘한겨레-인천 국제심포지엄’에서 송영길 시장 발언 모습.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7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서해 평화와 동북아 협력’에 관한 ‘한겨레-인천 국제심포지엄’에서 송영길 시장 발언 모습. ⓒ 인천시청

6·15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7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서해 평화와 동북아 협력’에 관한 ‘한겨레-인천 국제심포지엄’에서 송영길 시장 발언 모습. ⓒ 인천시청

"송영길 시장은 지난 6월 국토 최북단 서해5도를 평화협력지대로 조성키로 하고 천혜의 생태자원과 고유역사·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었다. 이번 굴업도 개발 관련 논란을 계기로 지역-환경단체 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시 환경정책의 전체 아젠다를 발굴해 덕적군도까지 아우르는 해양공원조성에 범시민적 의견을 모아야 할 시기다" (정세일 생명평화기독연대 대표)

 

최근 인천시의 굴업도 골프장 백지화 발표(관련기사: "굴업도 골프장 백지화, '친환경' 관광단지로")이후 굴업도·덕적도 등 옹진군 주민들의 '골프장 및 리조트 개발 조속 추진' 시위가 갈등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조윤길 옹진군수는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일부 단체의 반대에 부닥쳐 섬 주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처사"라며 "인천시를 떠나 경기도로 편입하겠다"고 험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12월 8일에는 덕적·굴업·문갑·백아도 주민 300여 명이 시청 앞 광장에서 굴업도 개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개발을 찬성하는 주민 대표단들은 이날 시위에서 "굴업도에 골프장 조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변지역에 제대로 된 즐길 곳이 마련돼지 못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결국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시의 조속한 개발이행을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옹진군청에 냈던 CJ측도 "골프장 건설이 무산된다면 굴업도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전해져 이들 주민들의 우려(생계대책)를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4대 종단, "자연과 인간의 상생 고려할 수 있는 해양환경정책 필요"

 

한편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예술단체, 그리고 4대 종교 종단은 최근 현지 섬 주민과 환경단체의 갈등만 깊어지는 현상을 우려하며, 시의 적극적인 해양생태계 보존을 위한 환경정책 발굴을 촉구하고 나서 향배가 주목된다.

 

먼저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모임'은 지난 12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연, 예술, 인간이 만나는 섬! 굴업도 국제건축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말까지 예비심사를 하는 이번 공모전은 ▲ 50여 만평 굴업도 전체 섬에 대한 컨셉트 제안(1분야) ▲ 현재 환경단체(한국녹색회) 소유로 있는 4000평의 선착장 앞 부지의 해양환경센터 건립을 위한 복합 건물컨셉트 제안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들은 이번 행사 취지에 대해 "미래의 덕적군도를 조망하고 굴업도를 자연과 인간, 예술이 소통하는 해양 생태계의 그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함"이라며 "CJ측의 골프장 외에 추진되는 호텔 등 대량소비지항적인 인공적인 리조트 건설은 주민피해 뿐만 아니라 더 큰 환경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굴업도를 지키는 시만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개발을 반대하는 10만 명 온오프라인 서명'에 들어간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석회의 간사인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굴업도에서 콘도, 호텔, 회 센터 등의 인공리조트를 만들겠다는 것은 또 다른 굴업도 생태계 파괴계획"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굴업도의 생태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관광, 체험 형 관광을 덕적군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로 구성된 인천 4대 종단 또한 12월 19일 오후 4시부터 원불교 인천교당에서 열린 실무자 회의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며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고려할 수 있는 시의 적극적 해양환경정책 입안"을 주문했다.

 

종교계의 이런 주문은 몇 년간 계속되는 찬반 양측의 개발 논리 갈등으로 생태환경의 본질적 문제가 멀어지는 현상을 깨우치기 위함이다. 이는 또한 인천 주민 간 입장차이로 인해 첨예화되는 분열을 막고, 종교계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 하면서 화해모드를 조성하는 데 있다.

 

이현남 인천녹색회 사무국장은 "환경단체와 찬성주민 간의 대립각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조정자들의 논리가 더 안타깝다"며 "종교계가 나서 적극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소통과 상생의 모드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조인서 원불교 인천교당 교무는 "환경의제의 해결이 참 쉽지가 않다. 개발이라는 수순을 때론 막을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조 교무는 "그럼에도 우리 인간이 찾아야 할 자연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멀리 생각해봐야 한다"며 "또한 그 안에서 오래도록 터전을 일구어 온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사항도 제대로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J가 옹진군에 제출한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개발계획에 관한 심의는 2012년 1월 11일 공람과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1월 말경 최종 결정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 4대 종단은 인천시의 최종 심의 일정 이전에 송영길 시장과 면담 일정을 잡아 해양공원 정책에 관한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2011.12.19 20:45ⓒ 2011 OhmyNews
#굴업도 개발 논란 #서해평화협력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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