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눈 산행의 명소 '선자령' 산행길

선자령으로 떠나는 산행 여행

등록 2011.12.20 17:58수정 2011.12.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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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풍력발전기 이국적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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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자령 1 선자령 산행길에 찍은 아름다운 사진을 동영상으로 묶어 소개를 합니다. ⓒ 윤도균


겨울철 눈(雪) 산행의 명산 선자령(仙子嶺) 산행


해마다 이맘때면 '한국의 산하'를 비롯한 많은 산행 사이트에서 심설(深雪) 산행기를 볼 수 있다. 나도 올겨울 눈 산행을 한 번쯤 제대로 해야겠다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마침 얼마 전 강원도와 경기 북부 지역에 대설이 내렸다. 기회는 이때다 생각했다.

'꿈이 있으면 미래가 있다'더니 마침 매달 나와 함께 한 번씩 일요 산행을 떠나는 '우리산내음 일요산행팀' 대장께서 이번 달 산행지를 눈과 바람의 설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선자령'으로 정했단다. '이심전심' 마음이 통한 26명 회원들과 함께 지난 18일 선자령에 갔다.

원주를 지나 강릉 고속도로를 지나는데, 이상하게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에는 눈이 전혀 쌓여있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은근히 애를 태우는데, 다행히 '횡계'를 지나니 차창 밖으로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달리는 차 안에 분위기가 달라지며 너도나도 아름다운 설경을 기대하게 됐다. 함께 달려온 회원들은 허탕치지 않았다며 안심하는 듯했다.

나는 출발한 날이 일요일인데다 눈 산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을 때라 고속도로가 다소 막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사당동에서 출발한 차는 막힘없이 달렸다. 2시간 40분 정도를 달린 뒤,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이국적인 선자령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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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정상에서 바라본 풍력발전단지 모습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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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선자령 정상을 향하여 산행을 지속하고 있는 일행들 모습이다. ⓒ 윤도균


그런데 차 안에서는 덥다며 히터를 꺼달라던 일행들이 갑자기 살을 에는 듯이 추운 선자령에 내리니 손을 호호 불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아이젠과 스펫치를 착용하고, 두터운 방한용 자켓에 보온 점퍼까지 차려입었다. 마치 월동 산악 훈련이라도 떠나는 군인들처럼 완전무장한 것이다. 그렇게 겨울철 심설 산행의 명소 선자령 산행이 시작됐다.

우리 일행들이 산행하게 될 선자령 일대의 눈은 하얗게 쌓여 있었지만, 얼마 전 강원지방에 내린 잔설들이라 눈을 헤치며 편안하게 산행을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선자령을 찾는 이가 많지 않았다. 주로 느림보 산행을 하는 우리 일행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산행 조건이었다. 우리 산행을 축하라도 해주는 듯 하늘은 온통 코발트색이었다. 어쩌다 흰 구름이 두둥실 흐르기도 했다. 그야말로 화창하기 이를 때 없는 최적의 날씨였다.

그러다 보니 일행들 너도나도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아름다운 설경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느린 우리 일행은 마치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뒤로 가는 것 같았다. 산행 대장은 산행 시간을 5시간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런 속도라면 5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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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선자령 가는길 풍경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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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선자령 가는길 산행인파 행렬 모습이다. ⓒ 윤도균


사실 나는 이곳 선자령에 다섯 번 정도 와봤다. 하지만 올 때마다 분위기 새록새록 다르게 느껴지고, 다시 와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선자령은 해발 1157m지만 거의 평지 산행을 하는 듯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설경에 어우러진 풍력발전기는 장관이다. 이 광경을 처음 본 일부 회원들은 이 곳을 잊을 수 없다는 듯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런가 하면 통신중계소에 못 미처 올라가는 길 우측으로 방풍벽 같은 것이 있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방풍벽 위로 코발트색 하늘이 열려 있고, 그 파란 하늘에 초음속 제트기가 지나간 흔적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손자 아이 도영이에게 보여 줬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출발 전, 손자 녀석에게 "도영아 할아버지 따라 산에 갈래?"라고 물어봤지만, 워낙 할머니 말을 더 잘 듣는 손자 녀석인지라 할머니 따라 교회에 가버렸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손자 녀석에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개를 치켜들고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다가 그만 헛발을 디뎌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

걷다 보니 어느새 멀리 강릉 시가지와 경포대가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선두 일행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뒤따라오는 일행들을 기다렸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산행 경력이 풍부한 산행 대장이 뒤에 있는 일행들을 잘 챙겨줄 것이라 생각하며 우리 일행은 선자령 정상탑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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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가도 끝이없는 선자령 가는길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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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정상비를 배경으로 필자도 기념 사진을 남기고 간다. ⓒ 윤도균


그런데 작은 능선길로 들어서 잡목 숲에 이르니 대열이 정체 현상을 이룬다. 마치 전쟁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엑소더스(exodus) 현상처럼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렇게 간신히 언덕을 넘어서니 아래로는 풍력발전 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커다란 비닐을 이용해 간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그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이채로웠다.

오전 10시 30분, 산행을 시작한 우리는 2시간 정도 걸려 정상에 닿았다. 우리는 '백두대간 선자령' 대형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워낙 사람이 많아 기념사진 한 장 찍기가 쉽지 않았다. 약 30분 뒤, 뒤따라오던 일행을 만나 바람 피할 곳을 찾았다. 선자령 구경도 식후경이렷다. 점심을 먹어야겠다.

그나마 후미진 곳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근데 산에서 보란 듯이 버너로 라면을 끓여 먹는다. 더 놀라운 것은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버너에 불을 켜고 라면을 끓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 우리 일행은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챙겨 왔다. 우리 일행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며,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 드물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산행 문화는 아직 부족한 게 많은가 보다. 아쉽기 짝이 없다. 이 아름다운 강산을 너, 나, 누구 할 것 없이 애틋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더욱 잘 가꾸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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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정상 백두대간 선자령 정상탑앞에 모인 산행 인파 모습이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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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백두대간 길목 정상탑에서 일행들과 함깨 기념 단체 사진을 찍고 간다. ⓒ 윤도균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백두대간 선자령' 표지석 앞에서 다시 단체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보현사까지 이어지는 하산길은 심설 산행의 진수라 불린다. 칼바람이 눈 위에 그린 다양한 자연 설화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어떤 이는 그 설화 옆에 누워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근데 이 하산길은 꽤 가파르다. 조금은 험한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눈 위에서 마치 눈썰매를 타듯 미그러져 내려간다. 아슬아슬 하산을 즐기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라'라는 속담처럼 조심스럽게 하산하는 이들도 있다.

산행의 진가를 발휘한 '도영이 할아버지'는 하산 시작 1시간 만에 보물 제191호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江陵普賢寺 朗圓大師塔)이 있는 보현사에 도착했다. 경내를 돌아보고, 약 1.5km가 되는 차도를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가로놓인 고가 고속도로 밑을 지나 보현사 주차장에 닿았다. 산행 대장이 예상한 완주 시간 5시간에 산행을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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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산행중 심설(深雪)에 묻힌 풍력발전기 앞에서 일행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윤도균


선자령 (仙子嶺, 1157m)


위치 : 강원 평창군 도암면, 강릉시 성산면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로지르는 구름도 쉬어 간다는 대관령. 고개 너머 동쪽이 강릉, 서쪽이 평창이다. 대관령은 겨울철에 영서지방의 대륙 편서풍과 영동지방의 습기 많은 바닷바람이 부딪쳐서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 3월 초까지도 적설량이 1m가 넘는다. 대관령의 강릉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선자령은 눈과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조망이라는 겨울 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높지만, 대관령휴게소가 840m로 정상과의 표고 차 317m를 긴 능선을 통해 산행하게 되므로 일반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동네 뒷산 가는 길 만큼이나 평탄하고 밋밋하여 가족단위 산행으로 알맞다.

선자령 산행의 백미는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산들의 파노라마. 정상에 올라서면 눈을 덮어쓰는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바라다보이고, 맑은 날에는 강릉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전망이 일품이다. 주능선 서편 일대는 짧게 자란 억새가 초원 지대를 이루고 있지만, 동쪽 지능선 주변은 수목이 울창하다.

고개에서 등반을 시작하는 1000m 이상 되는 산행지로 전국에 계방산(운두령,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1577m), 조령산(이우릿재, 경북 문경시 문경읍 1017m), 노인봉(진고개,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1338m), 함백산(만항재, 강원도 태백시 1572m), 백덕산(문재,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1350m), 소백산(죽령, 경북 영주시 풍기읍 1440m), 태백산 유일사 코스(화방재, 강원도 태백시 1567m) 등이 손꼽힌다. 이들 산은 1000m 이상이지만 표고 차가 적어 산행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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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자령 동영상 선자령 산행을 하며 찍은 아름다운 설경 동영상으로 기사로 소개 한다. ⓒ 윤도균

#선자령 #풍력발전기 #대관령 #삼양목장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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