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은 3류 옐로 페이퍼... 내 맷집 세졌다"

[인터뷰 전문] 취임 두 달 앞둔 박원순 서울시장

등록 2011.12.23 15:14수정 2011.12.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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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가락시영 아파트 종상향 결정에 대해 "서울시의 건축물들이 지나치게 과밀화하고 고층화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가락시영 아파트 종상향 결정은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 유성호


"가락시영 종상향 결정, 공공성 많이 지켰다"

- 어제(20일) <경향신문>에 실린 우석훈 박사 칼럼을 읽어봤나?
"읽어봤다. 그런데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라는 말처럼 서울시장인 저는 우석훈 박사처럼 언론의 자유를 즐기지 못한다. 언론의 자유를 남용하는 것에도 말할 수 없다."

- 우석훈 박사는 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향 결정 등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이 토건족에 먹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조차 보류한 사안인데 왜 종상향을 결정했나?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여러 번 보류했다. 여러 번 보류한 다음에 결정한 것이다. 도시계획위원회가 한 번에 결정하는 경우가 적다."

- 종상향 결정에는 박원순 시장의 의견은 어느 정도 반영됐나?
"그 전부터 (결정)해왔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 박사 이야기는 지나치다고 본다. 나도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건축물들이 지나치게 과밀화하고 고층화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런데 이 경우(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향 결정)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 박사도 내용을 좀더 알았더라면 그렇게까지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 그곳은 역이 바로 옆에 붙어 있고, 송파대로와 남부순환도로가 인접해 있는 곳이다. 그런 지역의 경우에는 우리가 종상향을 할 수 있다. 법령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다. 또 2종에서 3종으로 갔지만 실제 용적률은 20% 정도 상향됐다. 인근 지역은 거의 대부분 벌써 고층화되어 있다. 이 지역의 특수성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일반화할 수 없다고 본다.

서울시 전체 도시계획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지금 4종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조차도 과연 충분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서울시의 미래, 도시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생각해야지 이것 하나 가지고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 나는 우리가 서울시의 10년 후, 30년 후, 50년 후, 100년 후를 한 번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전체적인 조망을 가져야지 지구별로는 대안이 안 된다. 서울 시민들이 이런 것을 고민하도록 '도시전시관'을 만들자는 게 내 생각이다. 런던에 가면 '뉴 런던 아키텍쳐 파운데이션'이라는 게 있다. 200평 되는 공간에다 건물 하나하나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런던의 미래를 볼 수 있게 해놨다. 베를린 시청 별관에도 비슷한 게 있다. 싱가폴과 시드니에도 있다.

결국은 도시의 과밀화, 고층화라는 경향성은 시민들이 요구한 것이다. 시민들이 그런 탐욕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시장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민들이 함께 가야 한다. 영국에 '글래스고 2020'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온라인에서 2020년의 글래스고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시민들이 의견을 올리고 그걸 시가 조정해 만들어간다. 이런 것은 시장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함께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도시를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 취임 두 달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종상향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도시계획위원회는 독립적 의결기구다. 원칙적으로 시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하는 곳이다. 물론 거기에 시 소속 공무원들이 일부 가 있지만, 공식적으로 내가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없다."

- 도시계획위원장인 문승국 행정부시장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럴 수도 있지만, 도시계획위원회가 개인 위원들의 철학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는 곳이다. 물론 내가 기어코 안 된다고 하면 몇 번 더 토론을 거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런 특별한 상황(지역적 특수성)이 있었다는 보고를 들었고, 그렇게 해서 결정한 것이다."

- 늘어난 용적률이 대부분 임대주택과 관련된 것인가?
"그것뿐만이 아니다. 공공성이라는 게 많이 지켜졌다. 고층화된 부분은 있지만 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모든 곳이 30 몇 층이 되는 게 아니다. 생태구역도 정해졌고, 보행자 편의를 배려한 보도들이 강화됐다. 공공임대주택도 959세대가 되고, 복지공간도 만들고, 복지시설도 확보된다. 그 지역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가격이 상승되는 것 외에도 삶의 질이 확보될 거라고 본다. 물론 도시 전체의 경관 문제나 고도화에 따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은 어쨌든 조정된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 지역 하나만 가지고 볼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뉴욕 맨해튼의 경우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업무지구가 대부분이지만 주거지구도 있고, 센트럴파크와 같은 공원들도 충분히 있다. 뉴저지 쪽은 상대적으로 단독주책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서울의 한 지구만 볼 게 아니라 전체적인 조망을 다시 해야 한다."

- 종상향으로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 혜택을 보는 사람은 집주인인가 전세민인가? 전세민의 경우 재건축된 이후 올라간 전세금을 부담하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지 않나?
"그것은 서울시 도시개발의 전체적인 문제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일각에서는 종상향 정책이 '임대주택 8만호 건설'이라는 선거공약에 집착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사람들이 자꾸 그렇게 오해하는데 그것 때문에 종상향을 결정한 게 아니다. (임대주택 8만호 건설을 위해) 1인가구 등 여러 가지 고민하는 부분들이 많다."

- 그런 지적이 있는 것처럼 혹시 자신의 선거공약에 집착하지는 않나?
"그 공약 안 지키면 내가 사형에 처해지나? 최선을 다해서 하면 되지 그걸 위해서 다른 걸 희생해서는 안 된다."

"이상만 추구하면 현실에서 실패할 가능성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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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도시계획위원회에 재심의하라고 지시할 생각은 없나?
"그걸 할 수 있나? 의결기구인데…."

류경기 대변인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어떤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 도시계획위원회 관련 회의록을 왜 공개하지 않나?
"그것은 전부터 그렇게 하지 않았나? 회의록을 공개하게 되면 심의하는 위원들이 마음대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지 못할 수 있다. (류경기 대변인이 "법률에 6개월 동안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고 하자) 나는 우리 회의도 웬만하면 다 공개하자고 한다. 세계에서 최고로 투명한 서울시를 만들자는 것이 내 원칙이다. 오늘 아침에도 '서울정보소통센터'를 통해 서울시를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정부로 만들자고 했다."

-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도 토목사업을 제대로 심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연히 있다. 지역주민들이 아주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들, 그런 것들은 아주 낭비적이라면 우리가 기를 쓰고 안할 텐데, 그것이 도시 인프라 측면에서 필요했다. 그런 것이라면 내년에 할 것을 금년에 할 수도 있다. 그런 현실적 타협, 조정이 없을 수는 없다. 서울시정이 진선미 하나만 있을 수는 없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도 있다. 서울시 의회라는 쌍두마차의 또다른 바퀴가 있다. 내 맘대로 하면 예산안 통과가 안 된다. 큰 덩치를 움직여 가려면 그렇게(조정과 타협)) 해야 한다.

우 박사는 그런(밖에서 비판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바퀴를 굴려갈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은 서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우 박사가 서울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많이 고뇌하고 많은 현실적인 이해 사이에서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선이 될 것이다."

- 그런 비판들이 좀 불편한가?
"불편하다. 그런데 내가 맷집이 좀 세졌다. 선거과정에서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온갖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아닌가."

- 우석훈 박사는 박원순 시장이 '김상곤의 길'이 아니라 '노무현의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에 우 박사를 고문으로 모셔야겠다. 현실을 좀 이해할 수 있도록. 나도 시민운동을 해봤지만 이상과 현실을 잘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을 놓치면 너무 현실에 안주하는 수구가 되고, 그렇다고 이상만 추구하면 현실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김상곤 교육감이든 노무현 대통령이든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박 시장은 시민운동을 할 때도 현실주의적 접근을 해왔다고 생각하나?
"나는 시민운동을 하면서도 현실에서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운동을 벌여 지배구조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법률만 해도 수십 개의 법률안을 개정하거나 제정했다. 부패방지법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같은 큰 규모의 법률 제정도 이루어냈다. 희망제작소에서도 여러 지자체와 함께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나는 이론보다는 현실적인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늘 생각해 왔는데 서울시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관료 시스템으로 보면 (내가) 이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비춰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일반 시민운동가와는 다르다. 보통 시민운동가라면 하면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내 경우에는 다르다. 주변에서 들어서 아시겠지만 내 경우에는 굉장히 꼼꼼하다. 사람들이 질릴 정도로 따지는 사람이다. 그런 측면에서 큰 이론이나 슬로건으로 하는 운동가와는 다르다. 그래서 성취가 많았다. 우리가 아무런 권한도 재정도 없는 시민단체였지만 내가 작은 정부를 하나 이끌어온 셈이다. 그래서 서울시 시정은 낯설지 않다. 눈은 하늘 높이 향하되 발은 땅에 딛고 있어야 한다."

- 우석훈 등 소장 학자들이 왜 취임 두 달도 안 된 박원순 시장을 비판한다고 생각하나?
"그런 분들도 있어야 한다. 무지개처럼 세상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어야 아름답다. 그렇게 사는 분들도 있고, 현실 속에서 성취하는 분도 있어야 한다. 그런 이야기(비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재미없다."

- "뉴타운을 만든 것도 서울시민들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그 당시 뉴타운 지정을 공약하지 않으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정치인은 표를 의식해야 하니까 시민들의 욕구, 의지, 탐욕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외국의 도시들을 보면서 우리도 옛날의 모습들을 간직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맛골이 결국 사라지는데 골목이 중요하다. 옥인동 골목 등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미 뉴타운으로 결정돼 버렸다. 그러자 한옥에 사는 외국인이 오히려 유지하자고 하소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서 나는 주민들의 의식과 수준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시민들을 100% 탓할 수는 없다. 서울시가 좀더 대안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현실에서 시민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잘 쓰지 못했다.

그래서 앞서 얘기한 것처럼 시민참여적인 도시계획을 만들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대안적 개발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백사마을, 중계동, 성북의 장수마을 등 굉장히 어려웠던 사람들이 옛날에 정착했던 곳에 서울시가 도시기반 시설들을 개선해주고 지역공동체가 유지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옥인동 뉴타운을 찬성하는 분들은 후락했고 불편해서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의 개발욕구에는 합리성이 있다. 그래서 내가 제시한 것은 (옛날 길도 보존하면서 개발욕구도 충족하는) '제3의 방법'은 없느냐 하는 것이다. 그랬더니 이게 수익모델이 안 나온다고 한다. 이게 현실적인 행정가들의 고민이다. 그래서 우석훈 박사 등이 하는 얘기는 이상으로는 맞는 이야기인데 현실적으로 보면 이렇게 많은 주민들의 욕구와 그들의 현실이 있어서 무작정 그냥 둘 수는 없다.

그리고 우석훈 박사가 스케이트장을 토건사업이라고 했던데 왜 그게 토건이랑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데 정확히 이해하고 말해야 한다. 나는 서울광장은 더 많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허가제에서 신청제로 바꾸었다. 이것도 어마어마한 모험을 한 것이다. 스케이트장도 5년째 쓰고 있는 데다가 계약이 남아 있다. 1년에 20만, 30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와서 즐기는 명소가 이미 돼 있다. 그래서 그걸 취소할 수 없다.

그걸 가지고 3번이나 회의를 하면서 따져봤다. 그래서 내가 공사 기간을 줄이라고 해서 2주를 줄였다. 더 나아가 잔디가 있는 동그란 지역에서만 하기로 하고 나머지 공간에서는 작은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온갖 머리를 다 굴려서 했는데 그런 소리를 하면 되나?"

"디도수 공격 수사에 검찰의 명예와 신뢰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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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이 큰 이슈가 됐는데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법치주의와 선거제도를 유린하는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서 국가기관에서 충분히 조사하고, 그에 대한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선거 때 개설했던 박 시장 홈페이지도 디도스 공격을 당했는데.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그런 발상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 이것이 단순한 해커들의 장난이 아니고, 연루자들이 여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누가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했던데,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계속 은폐했던 부분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단독범행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공범이 있었고, 돈 거래가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 여당에서도 특검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검찰이 하기에 달렸다. 이것은 검찰의 명예와 신뢰가 달린 문제다. 만약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하면 특검으로 가고, 특검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다면 검찰은 완전히 다 뒤집어 써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검찰의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더욱 더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

- 취임 초 노숙인 빈소 찾아가시고 노숙인 월동대책 등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는데.
"좋게 평가했나? 좋지 않은 평가도 많다. 서울시장 자리가 양쪽으로부터 매맞는 자리다. 서울시 맞은편에 지하보도가 있는데 노숙인들이 거기에서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작은 방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우리 집에도 다 깔아서 노숙자들을 다 초청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 서울역의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에도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우리가 그러지 말라고 요청했다. 나만큼 소외된 사람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과 열정을 보인 사람을 봤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한다. 나는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이해 안 된다.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 노동정책에도 관심이 많은데, 재능교육 농성장을 방문하는 건 어떠냐 하는 의견도 있는데.
"(재능교육 농성과 관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 그것은 기업의 문제다. 다만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구청 담당자에게 '꼭 그렇게 해야 하는가?'라고 문의한 적이 있다. 내가 그런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서울시 일이라면 바로 행동을 했겠지만, 사기업과 관련된 것이라고 그런 정도의 관심만 보였다. 서울시장이 아주 바쁜 자리다."

"저와 안철수 교수의 우정을 금가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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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민주통합당 입당에 대해 "무조건 입당한다고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 민주통합당 입당은 언제쯤 하나?
"내가 혁신과 통합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어떻게 혁신과 통합의 길을 가는가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 총선 전에 입당하나?
"그것은 (통합과 혁신이) 진전되는 걸 보면서 결정하겠다."

- 이미 입당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나.
"무조건 입당한다고 얘기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내가 말한 것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의 진전을 판단해서 (입당을) 결정할 것이다."

- 통합진보당이 출범해서 고민될 수 있겠다.
"그런 고민도 있다. 하나(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로 완전히 통합됐으면 의문의 여지가 없는데…. 좀더 큰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욕구도 있으니까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좀더 큰 혁신과 통합에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겠다."

- <중앙>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이미 서울시장 후보직을 포기한 상황에서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넘겼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나는 안철수 교수는 굉장히 훌륭한 분이라고 믿고 있다. 하나의 사건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진정한 신뢰다. 부부간에도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있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신뢰를 금가게 할 수 없듯이 우정도 마찬가지다. 설사 안 교수가 정말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의절할 수 없을 정도로 안 교수와 제가 만들어온 우정이 있다. 그런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보다 더 큰 꿈을 꾸기를 바라나?
"내가 바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

"한국언론, 3류 옐로 페이터와 다를 게 있나?"

- 강용석 의원이 따님과 관련된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다. 우리 딸까지 (끌어들일 필요 있나?), 더구나 사실도 아닌 것을. 강 의원 본인이 '큰 놈을 물고 늘어져야 자기도 큰다'고 하지 않았나? 외국 같은 경우 누가 뭐라고 한다고 해서 (무조건) 보도하나? 진실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보도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누가 뭐라고 하면 바로 보도한다. 그러니까 저런 사람이 나타난다. 나는 이번 선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언론이 3류 옐로 페이터랑 다를 게 없다고 느꼈다.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건지 없는지 판단을 해야 한다."

- 취임 이후 언론지형은 어떤가?
"여기 출입기자만 130명이 넘는다. 일일이 신경쓰면 시장일을 못한다."

- 주로 거대언론들이 박 시장에게 비판적인데.
"선거 때에 비하면 그렇게 심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잘 하고 있지 않나? (웃음) 잘 하니까 시비걸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시장 봤나? 이렇게 자화자찬하고 산다(웃음)."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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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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