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하면 예비군훈련도 빼줬었는데..."

[현장] 아이낳기좋은세상 인천운동본부, 2011 결산회의

등록 2011.12.28 14:28수정 2011.12.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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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오전10시 30분 인천시청 2층 영상회의실. 이날 이곳에서는 1년을 결산하는 '아이낳기좋은세상 인천운동본부'의 대표자회의가 개최됐다. ⓒ 이정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낳자' '낳지 말자' 오락가락하는 우리나라 출산 정책, 한 번 되짚어 봅시다.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제발, 아이 좀 낳지 말자'고 애원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오래 갈 것도 없습니다. 불과 십수 년 전의 일입니다. 집집마다 콘돔을 나눠주고, 피임을 하면 지원금을 줬습니다. 정관수술을 조건으로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소집도 더러 빼 주었답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작년 10월께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했던 정부의 출산율 정책을 되짚었다. 그러며 그는 최저출산율의 불명예를 딛고 전국 최고의 출산율을 자랑하는 부산시의 다양한 출산지원정책과 예산배정내역을 공개했다.

일례로 부산시는 다자녀가정우대카드, 출산축하 구정신문 소개, 둘째부터 취학 전 보육료 전액지원, 셋째 초중고 학비·급식비 및 대학입학 첫 등록금 지원, 가족사랑카드 사용 확대보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어 부산시는 2019년까지 해마다 100억 원씩 1000억 원 규모의 출산장려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유턴... 당신의 가정은?

허 시장은 과거 정부의 출산관련 정책을 상기하며 1960년대 가족계획정책을 블로그에 소개했다. 당시 1960년대 인구증가율은 2.9%로 1년 만에 70만여 명이 증가했던 시절이다. 가히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인해 인구밀도가 높아져 경제발전은커녕 빈곤의 악순환만 되풀이됐다.

그래서 당시 나왔던 정부정책이 '3.3.35운동'이다. 이는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낳아 35세 이전에 아이 낳기를 그만두자는 정책이었다.

이후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횡행했던 1970년대. 모자보건법이 최초로 만들어졌던 이 시기는 정관·난관수술이 지원돼 가족계획정책이 제대로 정착됐다.


당시 웃지 못 할 표어도 등장했는데 '무턱대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이다. 또 길거리에서 콘돔을 나눠주거나 전국 공중화장실 벽에 피임기구 자판기를 설치했던 시기가 이때였다.

허나 그것도 잠시뿐. 드디어 인구 4천만 명이 도래했던 1980년대는 '인구시계탑'까지 등장한다. 컴퓨터 장치가 달린 이 시계탑은 50.1초마다 1명씩 불어나는 인구수를 표시했다. 그야말로 인구증가가 초래한 위기의식을 절실하게 보여준 표식이었다.

이후 무한정으로 불어날 것만 같던 인구증가율은 1990년대 들어 주춤하더니 급기야 이전 세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이 인구유지수준인 2.1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때부터 학자들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1996년 정부는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홍보했던 인구출산억제정책 포기 선언을 한다. 이후 2002년 이 정책이 공식 폐기되면서 산아제한정책이 출산장려정책으로 전환된다.

2010년 합계출산율 전국평균 1.22명... 인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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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후 대표자들의 기념 촬영 모습 ⓒ 이정민


전국 평균 출산 증가율을 웃돌며 본격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천시는 지난 12월 27일 오전10시 30분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아이낳기좋은세상 인천운동본부 대표자회의를 시청 2층 영상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정부 관계자와 학계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본 회의 전 정책보고를 진행한 방윤숙 시 여성정책과장은 인천의 2010년 출생아가 2만5752명(평균 1.21명)으로 전년보다 1373명 증가했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보고서에 나온 출산장려정책 내용을 살펴보면, 인천시는 2011년 셋째 이후 자녀 총 2348명에게 300만 원씩을 지원했다. 2012년에는 둘째자녀 100만 원으로 확대해 총 1만1879명이 혜택을 볼 예정이다.

또 다자녀(3자녀 이상) 우대정책인 아이모아카드가 확대지급 되어 총 3만3143세대가 혜택을 봤다. 2012년에는 공공시설입장료, 주차장 할인, 문화체험 등 풍성한 혜택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어 지자체별 출산장려 정책을 보면, 셋째 이후 양육수당은 ▲ 중구 25~30만 원 ▲ 연수구 20만 원 ▲ 강화군 15~20 만원 등으로 지원된다. 또 셋째 이후 건강보험료 지원은 중구, 동구, 남동구, 부평구, 옹진군 등이 지원하고 있다. 이중 남구와 부평구는 미숙아 의료비 100만 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동구는 산모신생아 도우미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시는 또한 임산부에 대해 다양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산전 후 검진비, 출산용품, 구강용품, 영양제보급, 무료분만, 결혼적령기 건강검진, 무료분만, 정관·난관 복원수술, 모자보건 및 모유수유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인천시한의사회협력), 선천성대상이상검사 등 영유아 건강관리 지원,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12세 이하 아동전체), 장애아·다문화가정·입양아 보육료 지원, 시설미이용 아동 양육비 지원,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장난감대여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방윤숙 과장은 이에 대해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 자여양육의 경제·심리적 부담, 결혼관 자녀관 변화, 소득 및 고용 불안정 등으로 결혼과 출산이 포기되는 현상이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기업에서는 유연한 근무형태와 복지확충으로, 가정에서는 평등양육의식 제고로, 그리고 시는 다양한 출산과 양육정책지원으로 제도적 시스템을 보완해 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하 신세계)의 경영정책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표된 신세계의 여성친화적제도로 단축·탄력근무제, 법정육아휴직 외 희망육아휴직(총 24개월), 복직 시 희망사업장 우선발령조치 등의 제도가 소개됐다. 또한 의무실 외에 태교자료가 소장된 유축실, 보육시설 등이 가족친화적 출산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세계는 가족과 함께하는 패밀리데이, 외갓집 체험 캠프, 가족사랑 일일교실, 백화점 일일자유이용권 증정, 선남선녀 즉석만남(사내직원대상), 초등 2~6년 대상 생태체험, 임직원가족 영어캠프, 사회봉사활동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낳기좋은세상 인천운동본부 #인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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