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는 온통 갈매기들의 차지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남애항의 크리스마스 풍경

등록 2011.12.28 15:41수정 2011.12.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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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 강릉에 이르러, 다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탔습니다. 원래 목적지는 강릉이었지만요. 그리고 하조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죠. 가끔 저희는 목적지를 지나치거나 혹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날도 가족모두, 그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다가 현남으로 빠져나와 해안도로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적 드문 해변을 이렇게 달리는 기분은 참 상쾌합니다. 봄, 여름, 가을보다 더 파란색을 간직한 겨울바다를 보게 되면, 그 기분은 더 '업'되지요.


현남에서 바닷가를 따라 만들어진 해안도로는 남애항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특히나 항구로 들어가는 길목의 풍경은 또 하나의 절경이지요.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만들어내는 풍경!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남애항은 정말 아기자기하게 예쁜 멋을 간직한 항구입니다. 굳이 강원도 3대 미항이라는 수식어를 몰라도, 이곳에 와 보면 항구가 참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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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에서 제일 규모가 큰 남애항 ⓒ 방상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이렇게 동해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동해안으로 오는 차들이 엄청 많아서 고속도로 정체가 대단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도 더 지난 기억이니,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저희는 이 시기에는 동해바다 쪽으로 발길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너무 사람들이 몰리니까요.

하지만 오늘, 크리스마스 당일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들이 대부분일겁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반대로 이쪽으로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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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3대 미항이라고 칭송이 자자한 남애항 ⓒ 방상철


사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이젠, 매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가 점점 시들시들 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큰 아이가 어릴 때는 산타할아버지 흉내 내는 일로, 또 집에 트리장식 하는 일로 조금은 분주했는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다보니, 그럴 일이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이젠, 막내딸이 조금 더 크면, 다시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을 다시 꺼낼 날이 오겠죠. 그러려면 아직 2~3년은 더 있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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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룩끼룩! 분주한 갈매기들 ⓒ 방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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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느긋하게 물위에서 뭔가를 기다리는 갈매기들! ⓒ 방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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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색이 다른 등대 두개가 보이네요. ⓒ 방상철


항구에는 이럴게 늘 빨간색 등대와 하얀색 등대가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들 아시겠지만, 외지에서 배가 들어올 때, 이 등대 색을 보고 어디로 들어와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먼 바다 쪽 방파제에 붉은색 등대가, 안쪽 바다 방파제에는 하얀색 등대가 서있습니다.

저희는 다시 항구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여름에는 노상에서 회는 파는 상인들이 있지만, 지금은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만, 마침 도루묵 한 무더기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 옆에서는 도루묵을 장작불로 굽고 있었고요. 항구 내음이 진하게 몰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도루묵 구이, 참 맛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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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에 사람들이 모여, 도루묵 구이를 먹고 있었습니다. ⓒ 방상철


그렇게 안쪽으로 쑥 지나가면, 길은 다시 남애해변으로 이어집니다. 혹시 남애항의 멋진 풍경을 한 눈에 담고 싶으신 분은, 항구 뒤쪽에 있는 작은 동산에 올라가면 됩니다. 그곳에는 작은 성황당과 정자가 있습니다. 동산 정상에서 바다 쪽을 보면, 남애항이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저희는 예전에 동산에 올라간 기억이 있기에, 또 오늘은 날씨가 상당히 춥기에 그냥 남애해변으로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몰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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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달리면, 바로 옆에 있는 남애해변을 만나게 됩니다. ⓒ 방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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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바다! 지금은 조용하네요. ⓒ 방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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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는 역시 갈매기들 것입니다. ⓒ 방상철


이제 해안도로는 여기서 끝입니다. 저희는 다시 7번 국도에 올라섭니다. 오늘 언제 집으로 돌아갈 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늦은 저녁에 이곳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제일 크지요. 하여간, 시리도록 푸른 동해안의 겨울 바다를, 질리도록 보고 갈 것은 틀림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제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남애항 #겨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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