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이상득 퇴진'에 '계파갈등 부추기나' 반발

한나라당 공천물갈이 갈등 본격화...전여옥 "김종인은 돈받아 징역 산 인물" 비난

등록 2011.12.28 16:11수정 2011.12.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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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황우영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주광덕 의원, 김세연 의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황우영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주광덕 의원, 김세연 의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첫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에서 인적쇄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4개월도 안 남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는 곧바로 공천물갈이를 의미한다.

 

비대위원으로, 비대위내 정책ㆍ공천개혁 분과위원장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상득, 이재오 같은 사람들이 그대로 있으면 한나라당 쇄신이란 게 되느냐, 퇴진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총선에서 최병렬 대표가 한 세대가 지났다면서 아름답게 퇴진한 일도 있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밝혔다.

 

'아름다운 퇴진'의 속내는, 이명박 정부의 색깔을 지워내야만 한나라당이 회생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인적쇄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황영철 한나라당 대변인도 전날 비대위 첫 회의 내용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의 선긋기와 관련된 가감없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정당의 변화여부를 가장 쉽게 느끼게 하는 건 인물이다. 내용과 구조가 변화의 알맹이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홍준표 대표'시절에는 '정책쇄신이 인적쇄신보다 우선'이라는 입장이었지만, '비대위'가 만들어진 비상상황에서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장 내년 1월부터는 구체적으로 총선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박근혜 비대위'의 출범자체가 '이명박 정부의 실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MB와의 차별화'는 불가피한 상황이고,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교수를 비롯한 외부 비대위원은 물론, 황우여 원내대표 등 내부 비대위원들 중에도 친이(이명박계)인사는 전무하다.

 

비대위원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김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의 각종 사회경제정책은 물론 인사에도 매우 비판적이었다. 김 전 수석과 가까운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정치를 바꾸는 지름길로 공천을 강조해 왔다. 한나라당 내 소장쇄신파로부터 "공천위원장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는 김 전 수석 역시 대폭 물갈이 입장에 설 것임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26세로 비대위 막내인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도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물갈이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국민 정서만 감안했을 때 상당폭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미 원희룡·김형오·이상득·홍정욱·장제원·현기환·박진 의원까지 7명의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공천물갈이의 기반도 만들어진 상태다.

 

전여옥 "김종인은 비리전력, 이준석은 들러리"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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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칼끝에 선 상태인 친이계쪽에서는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친이계로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권택기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를 만든 사람들이기 때문에 쇄신의 대상이 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특히 이상돈 교수에 대해 "지금 갑자기 친이-친박 갈등구조를 만들려 하는 것이냐"면서 "당을 쇄신하자고 꾸린 비대위가 처음 낸 목소리 중 하나가 마치 특정 계파에 대해 견제하듯이 하는 것은 당을 분열시키는 것이고 당 쇄신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를 만든 것에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면 국민들에 의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공감하는 공천 기준을 만들어 거기에 따라 공천하는 것에는 누구나 따르겠지만 미리 이렇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박'이었으나 지난 대선 때 '친이'로 말을 갈아 탄 전여옥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김 전 수석의 경우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인사"라며 "1993년에 동화은행에서 2억 1천만 원을 받아서 2년동안 징역을 살았던 인물"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김 전 수석이 김영삼 대통령 집권 이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수감되면서 의원직을 박탈당했던 일을 지적한 것이다.

 

전 의원은 김 전 수석의 전두환 신군부의 국보위 참여경력도 거론한 뒤 "청문회를 열었다면 통과될 수 있었을까요"라고도 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김 전 수석의 전력을 숨기기 위한 들러리", "젊은 층하고 소통하기엔 너무 훌륭한 분"이라고 표현했다.

 

'공천물갈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고, 박근혜 위원장에게는 더욱 예민한 문제다. 친이계가 주도한 2008년 총선공천결과를 "국민도 속았고, 저도 속았다"며 맹비판했던 그가 똑같은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천물갈이'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긴장과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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