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부장도 노조원... 현대차관리직노조 설립

조합원 "사측은 별개 취업규칙 만들어 일방적 해고 통보... 불만 폭발"

등록 2011.12.29 14:44수정 2011.12.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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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리직노조설립을 알리는 보도자료 ⓒ 현대차관리직노조


"우리를 구사대라 하는데 정말 억울한 점이 많아요. 현장노조(현대차노조)야 강력한 힘을 발휘해 인사상 불이익을 막을 수 있지만 과장 부장은 서류 하나에 회사를 관두는 사례가 많아요."

지난해 지역 환경단체 세미나에서 만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관리부서 김 과장(42)은 이렇게 토로했었다.

현대차노조나 비정규직노조의 시위나 집회 현장에서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회사측이 동원하는 관리직 간부들. 그들도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다.

이들 현대차 과장급이상 관리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현대차관리직노조(위원장 유원용)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4일 대전역 인근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과장급 이상으로 구성된 노조를 설립하고 조합원 임원 선출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관리직노조는 이번주 내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차, 과장급 이상 노조 가입 못 하게 별개 규칙 만들어

현대차관리직노조는 설립배경에 대해 "지금까지 사측이 과장급 이상 사원들이 단체협약상 조합가입자격이 없음을 악용해 징계 등을 일방적으로 내릴 수 있었다"며 "불만이 잠재되어 있던 중 올해말을 기준으로 30년 이상 근속한 부장 차장 과장급에 대해 사측이 부당한 퇴직을 강요하고 있어 폭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그동안 관리직의 노조설립을 불허해왔다. 사측은 지난 2004년 기존취업규정과는 별개로 과장급 이상 사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관리직 노조는 "당시 작성된 '간부사원취업규칙'은 기존 근로조건과 비교해 일방적으로 징계 및 해고를 할 수 있게 했고, 과장급 이상 사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회사측의 이 별개 취업규칙이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2004년 작성한 간부사원취업규칙은 과장급 이상 사원만을 대상으로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이는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거쳐야 하는 근로기준법상의 유효한 변경절차가 아니다"고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에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을 경우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현대차 관리직들은 그동안 회사의 일방적 취업규칙에 반대해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현대차 부장 차장급 3명이 '간부사원취업규칙 무효확인소송'을 냈고, 법원은 "구체적 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며 각하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노조측의 입장이다. 관리직 노조는 "사측이 별개 간부사원취업규칙을 근거로 과장급 이상 사원에게 일방적인 정년통보를 하고 있으므로 이번에는 재판부가 '간부사원취업규칙' 무효여부 판단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법원에서 간부사원취업규칙이 무효로 판단되면 종래 형성된 근로관계의 전면적 재검토가 요구돼 파장이 클 것"이라며 "무효를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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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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