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부글부글'..."정의가 땅에 떨어졌다"

서울대, 이화여대, KAIST에 이어 전국 11개 대학 '디도스 시국선언'

등록 2012.01.05 17:02수정 2012.01.0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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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 소속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일 일어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관련해 엄중한 수사와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태와 관련해 "민주주의와 정의가 땅에 떨어졌다"며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촛불집회 이후 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민주주의 후퇴'를 지적하며 시국선언에 나선 이후 또 다시 대학가에 '민주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5일, 전국대학교총학생회 모임 소속 11개 대학 학생들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권리가 정치세력에 의해 훼손됐고, 민주주의와 정의가 땅에 떨어졌다"며 "이런 현실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어 총학생회장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은 지난해 40여 개 대학으로 처음 구성됐고 올해는 건국대, 고려대, 국민대, 광운대, 서경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중부대, 충북대, 한성대 등이 가입한 상황이다.

"왜곡된 정치 문화 바꾸고 사회 변화시키자"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디도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며 "디도스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자 특검을 구성하고 연루된 정치인과 정치 조직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권리에 관심을 갖고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이같은 비극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과 대학생의 참여로 왜곡된 정치 문화를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지난달 서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3일 카이스트 학생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대학가 디도스 사태 규탄 목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전국대학교총학생회모임은 각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선언문의 지지 서명을 받는 등 후속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대학생 시국선언 전문

대한민국 국민 및 대학생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국민, 대학생여러분, 2012년 새해가 되었는데도 연일 정치권은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지난 10월 28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공격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선관위 홈페이지는 마비되었으며,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려던 서울시민들은 매우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선거는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정치원리인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입니다. 선거권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우리국민들이 참여하여 얻은 우리의 권리입니다. 바로 지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권리가 정치세력에 의해 훼손되었으며,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의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이런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총학생회들이 모여 뜻을 모아 여러분에게 편지를 드립니다.

여러분!

우리의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우리는 디도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의 권리가 땅에 떨어진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엄중한 수사와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 구성을 요구해야 합니다. 디도스 사태와 연루된 정치인 및 정치조직을 철저히 수사하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디도스 사태에 숨어있는 이면, 우리가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우리 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한번 지금과 같은 비극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소중한 권리에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그리고 행사해야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모두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합시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2012년, 여러분의 참여만이 왜곡된 정치문화를 바꿀 수 있으며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정의로운 사회,
누구든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그리고 대학생 여러분. 우리가 깨어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디도스 #디도스공격 #한나라당 #시국선언 #전국총학생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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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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