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도 하고 썰매도 타고...민수의 '1박 2일'

오마이스쿨 어린이역사기자학교 동행 취재기

등록 2012.01.13 14:11수정 2012.01.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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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역사기자학교에서 장민수양이 친구들에게서 인터뷰 질문을 받고 있다. ⓒ 최유정


- 별명이 왜 만두인가요?
"볼이 통통해서인 것 같아요. 이름이 장민수라서 장만두라고 불리기도 하고요."

- 동물을 엄청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호랑이, 닭, 물고기를 좋아하지만, 보통 애완동물로 많이 키우는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강아지는 말썽을 부려요. 키워봤더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물고기는 키우기 쉽고 병아리나 닭은 좀 번거롭지만 말썽을 부리지는 않잖아요."


- 길에서 주운 병아리를 키우고 있다고 했는데, 어디서 주웠나요?
"놀이터에서요. 수영 끝나고 밤에 집에 가는데 병아리 소리가 들렸어요. 어디 다른 집에서 들리는 줄 알았는데 놀이터에서 들리더라고요. 불쌍해서 데려왔어요."

지난 8일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진행된 어린이역사기자학교의 인터뷰 실습시간. 전날 작성한 짝꿍인터뷰 기사를 읽은 뒤 합동으로 추가질문을 던지는 시간에 장민수양(12세, 경기도 구리시)은 친구들의 다양한 질문에 여유 있게 답변했다.

그동안 사귄 친구만 열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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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유적지 광성보를 방문한 장민수양 ⓒ 최유정


길에서 주운 병아리를 집에서 키우고 있다는 민수는 이번에 네 번째로 오마이스쿨 어린이기자학교에 참가했다. 4학년 여름방학부터 계속 참가한 것이다.

내성적인 민수에게 캠프가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기자학교 첫 참여는 2년 전 여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민수는 가족 동행 없이 홀로 캠프에서 1박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제 6학년에 올라가는 민수는 "처음에는 말을 잘 못 걸었는데 다행히 언니들이 말 걸어줘서 잘 놀다 가긴 했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민수가 기자학교에서 얻은 최대의 수확은 친구 사귀기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익숙하니까 직접 말도 걸고 (새 친구를) 사귀어요"라고 민수는 말했다. 민수에게 기자학교에서 만난 친구 중에 연락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손가락을 꼽아가며 숫자를 세어보던 민수는 "많아요. 열두 명 정도"라고 답했다.

민수가 오마이스쿨 어린이기자학교에서 친구만 사귄 것은 아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글쓰기에 대해 보다 더 흥미를 느꼈다. 4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한 판타지 소설이 5편에 달한다는 민수는 "특히 스토리텔링을 좋아하고 주로 모험물을 쓴다"고 말한다.

작년 여름에 어머니와 함께 오키나와에 다녀온 뒤에는 선생님의 제안으로 학교 신문에 실릴 게재할 여행 수기를 쓰기도 했다. 현재는 교내 문서 편집부에서 학급 신문을 만들고 있는데 민수는 거기에 그림도 그린다.

강화도 역사 유적을 네 번째 탐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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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을 얼려 만든 썰매장에서 친구들과 노는 장민수양. ⓒ 최유정


민수는 새로 사귄 친구들과 <강화도>(스쿨김영사)의 저자인 이동미 여행작가와 함께 철종이 살던 용흥궁에서부터 성공회 강화성당 등의 유적지를 답사했다. 오마이스쿨 어린이기자학교의 특색 중의 하나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도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고, 학생들이 쓴 글로 신문을 만들어 보는 글쓰기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민수에게는 네 번째 탐방이었다. 같은 곳을 계속 가니 지루하지 않은지 물어보았다.

- 벌써 세 번씩이나 봤는데 또 보는 게 재미없지 않나요?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방학 때마다 갔는데도 처음 듣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친구들이랑 어울리면서 다니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 같은 장소에서 하는 캠프를 네 번이나 가는 것에 대해 엄마가 반대하실 것 같은데.
"역사 공부하는 것이니 제가 가겠다고 하면 부모님도 선뜻 보내주세요. 제가 혼자서 친구들이랑 두루두루 친해지는 게 재미있다고 하니까 엄마도 좋아하고요."

역사유적지 탐방 시간에 민수는 이동미 작가 주위를 따라다니며 설명에 귀 기울였다. 이동미 강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민수 때문에 내년에는 탐방 코스를 바꿔 볼 계획이라고 말한다.

기자학교 수료식을 마친 뒤 민수는 1박 2일 캠프의 마지막 코스인 논썰매장으로 신나서 달려갔다. 논을 얼려 만든 썰매장에 간 아이들은 추위를 잊은 채 한 시간 동안 놀았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민수에게 기자학교 강좌 중에 어느 시간이 제일 기억에 남는 지 물어 보았다. 민수는 역사탐방도 좋지만 제일 재밌는 것은 논썰매 타기라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아쉬운 작별을 나누는 시간 민수는 친구들과 훗날을 기약했다.

"얘들아, 내년 겨울에 또 논썰매장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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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역사기자학교에 참가한 아이들이 논썰매를 타고 있다. ⓒ 최유정


#어린이역사기자학교 #강화도 #오마이스쿨 #역사 기행 #장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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