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 안 하면 취리히 사무실은 비어 있다"

[인터뷰 전문②] 뉴세븐원더스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

등록 2012.01.27 19:58수정 2012.01.2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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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하이디 웨버 박물관에 사무실이 있다"

- 지난해 5월 <오마이뉴스>와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재단의 사무실이 스위스 취리히의 하이디 베버 박물관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KBS <추적 60분>은 현지 취재를 통해 그곳에 사무실이 없다고 보도했다.
"거기에 사무실이 있다. 거기 박물관 사무실에서 찍은 동영상이 웹사이트에도 올려져 있다. 다만 비서는 애를 돌봐야 해서 거기서 근무하지 않고 재택근무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11일 7대경관 잠정 발표한 장소가 스위스 취리히 사무실인가?
"맞다."

- 그런데 하이디 웨버 박물관의 직원은 "여기에는 재단 사무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재단과 관계된 사람이 아니라 경비원이다. 이틀에 한번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 사람이다."

- 경비원이라면 박물관에 어떤 사무실이 있는지 더 잘 알지 않겠나?
"거기에 우편주소지도 있고 사무실도 있다. 확실히 사무실이 있다."

- 사무실은 있고 직원만 없다?
"스탭들은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다."

- 사무실에 사람 없는 거죠?
"예. 내가 거기에 없을 때는 아무도 없다."


- 재단에 근무하는 직원은 몇 명인가?
"25명이 기본이다. 다만 단계별로 숫자가 달라진다. 이벤트를 하면 사람을 더 고용한다."

- 계약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인가?
"컨설턴트도 있고, 정규직도 있다. 일하는 사람이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는 없다. 일은 전부 외부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비서는 재택근무다. 나는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독일이나 스위스에는 극빈층인 싱글맘들이 많다. 그래서 여직원이 재택근무하도록 한다. 21세기에 사무실에 모여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독일 뮌헨에 있다는 또다른 재단 사무실은 당신의 거주지인가?
"내 거주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 모여서 회의도 한다. KBS 기자는 인터뷰 약속을 잡고 온 게 아니라 그냥 왔다. 비어있는 박물관을 찍는 게 의도였다. 지난 주에는 내가 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때 왔으면 만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만날 수 없다고 했는데도 그렇게 온 것은 의도가 있었다. 어제(25일) 생방송으로 인터뷰하겠다고 했는데도 거절당했다. 각 나라 대표들이 (취리히) 사무실에 왔다가 갔다."

- KBS측은 재단의 대변인이 인터뷰를 잡았다고 주장하던데.
"15일 이전에는 안된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그런데 KBS는 12일 전에 해야 한다고 계속 밀어붙였다. 그런데도 왔다. KBS는 비전문가이고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약속도 하지 않고 무작정 왔다. 또 하나. 전화통화를 녹음했는데 통상 취재시 녹음할 때는 미리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고지를 하지 않고 녹음했다. 몇몇 나라에서 그런 경우 불법행위로 인정된다. 그래서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재단 처지에서는 KBS의 인터뷰를 안 할 이유가 없다."

"'뉴세븐원더스 캠페인'이라고 말하지만 NOWC가 주관한다"

- 등기상으로 보면, 재단은 2000년 7월 처음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됐던데.
"처음에는 재단을 회사(기업)로 설립했다. 아프칸의 바미안 프로젝트를 하면서 재단을 설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프칸 재단과 협력하면서 재단으로 전환했다. 그러다 보니까 재단을 먹여 살리려면 상업적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해서 NOWC를 설립했다."

- 당시 유한회사는 여행사 아니었나?
"아니었다."

- 그때는 무슨 사업을 했나?
"지금 재단이 하고 있는 글로벌 보트 플래폼(global vote platform)이다."

- 처음 설립됐을 때는 하이디 웨버 박물관이 아니라 스위스의 볼레라우에 있었던데 그것은 조세 피난처 아닌가?
"맞다."

- 하이디 웨버 박물관이 있는데 왜 거기에다 사무실을 차렸나?
"합법적인 것이다. 유럽에서는 세금 적게 내기 위해 그런 곳에 사무실을 차린다. 또 그래야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다. 그래야 기부할 수 있지 않나?"

- 재단으로 설립하기 이전에 세계 7대불가사의 캠페인을 진행했나?
"회사 형태일 때 그 캠페인을 시작했다."

- 그때 회사 이름은 무엇이었나?
"뉴세븐원더스였다."

- 재단은 스위스에 비영리재단으로 등록된 것 맞나?
"예."

- 비영리재단의 영리사업이 허용되나?
"안된다. 재단은 기부만 받을 수 있다."

- 비영리 재단이 영리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괜찮나?
"안된다. NOWC는 재단에 속해 있는 회사가 아니다. 인터뷰가 조사받는 것 같다(웃음)."

- 두 번째 캠페인인 7대경관 선정투표의 주체는 재단인가 NOWC인가?
"오거나이저(organizer)? 그건 NOWC가 주최자다. 그래서 웹사이트의 저작권도 NOWC로 돼 있다. 모든 계약서도 NOWC랑 맺게 돼 있다."

- 사실상 캠페인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곳이 NOWC라면 결국 이 캠페인은 상업적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 사람들은 전부 비영리재단인 재단에서 주관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misleading)다. 모든 계약 주체, 당사자는 NOWC이기 때문에 재단이 주관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다."

- 그렇다면 한국 언론은 전부 오보를 한 셈인데.
"우리는 '뉴세븐원더스 캠페인'이라고 말하지만 재단이 초대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 캠페인은 NOWC가 오퍼레이팅(operating)한다."

"재단이 상업활동 할 수 없으니까 NOWC 만들어"

- 버나드 웨버가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재단 설립자 자격인가 NOWC 대표 자격인가?
"재단 이사 자격이다. 장폴은 NOWC와 관련 없다."

- 재단과 NOWC의 관계는?
"NOWC 전체 수익의 50%가 재단으로 간다."

- 재단이 NOWC를 설립한 것인가?
"아니다. 분리돼 있다."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 = "처음 듣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간단히 정리할 문제가 아니다. 재단이 수익사업을 못하니까 영업행위를 할 수 있는 자회사를 둬서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거 정확하게 해야 한다. 이거 심각한 문제다. 재단과 관계 없이 NOWC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건가? 문제가 심각하다. 문제가 굉장히 크다. 심각하다. 정직하게 해야 한다. 이거 대한민국이 뒤집어지고 세계가 뒤집어진다. 나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다. FIFA나 내셔널지오그래팩처럼 운영한다고 했다. 비영리재단이 영리법인을 운영하지 못하니까 할 수 없이 법상으로 영리법인 자회사로 뒀다는 것이 정서상 맞다. 아니면 큰일 난다. 문제가 심각해진다."

- 재단이 NOWC에 투자한 것은 아닌가?
"아니다. 재단 자체는 그런 걸 설립할 수 없다. 영업활동을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재단이 상업활동을 못하니까 NOWC를 만든 것은 맞다. 하지만 재단이 출자한 것은 아니다."

- 재단이 만들었다?
"재단이 거기에다 출자할 수 없으니까 내가 개인적으로 만들었다."

- 당신이 100% 출자한 회사인가?
"프라이빗 컴퍼니(private company, 사기업)다. 하지만 혼자 지분을 100% 가지고 있지는 않다."

- 1, 2차 캠페인에서 재단은 무슨 역할을 했나?
"재단의 목적은 인류의 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재단은 한번 목적이 정해지면 변경할 수 없다. 재단은 NOWC을 통해 선정된 곳을 보존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자료를 남기는 작업을 한다. (현재 재단은) 글로벌 메모리를 유지 계승 발전시키려고 한다. 글로벌 메모리 재단을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단계에 와 있다."

- OSC(공식후원위원회)로부터 신청서를 접수받은 디유레카와 재단의 관계는?
장폴 = "디유레나는 내 회사다. 팩스번호를 디유레카 이름으로 등록한 것이다. 팩스번호를 (재단에) 빌려준 것이다."

- 신청서를 NOWC가 받지 않고 왜 디유레카에서 받나?
장폴 = "받은 곳은 NOWC이지만 그 팩스번호만 빌려준 것이다."

- NOWC에서 받으면 문제가 없지 않나?
장폴 = "팩스번호를 빌려준 것뿐이다."

- 세계 7대자연경관 잠정 선정 발표 때 자리를 함께했던 펠릭스 리츠너씨 등은 NOW 사람들인가?
"리츠너는 여러 기관에서 컨설팅을 하고, 우리 재단의 캠페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세금관련 교수로도 활동중이다. 유네스코에서 12년 일해서 자연유산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다."

- 계약 체결 등은 NOWC가 하는데 월드투어나 잠정 발표 등의 행사에는 재단 사람들이 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회사냐 재단이나 따지기 전에 이 캠페인이 사람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숨는 일은 없다."

"몰디브 정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월드투어 행사를 치렀는데 제주도 외에 월드투어 행사를 치른 곳이 있나?
"있다. 웹사이트에 가면 나와 있다."

- 몰디브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월드투어 행사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의 부담은 물론이고 월드투어 스폰서십 명목으로 별도의 금전적 요구가 있었다. 제주에도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있나?
"그런 적이 없다. 몰디브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스폰서를 데려오지 않으면 탈락시키겠다고 말했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다. 스폰서가 선정의 조건은 될 수 없다. 그런 얘기를 하는 몰디브의 사람이 이 캠페인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고 하다가 거짓말한 게 돌고돈 것이다. 그는 서류(계약서) 중에서 특정한 부분만 보여주고 이런 요청을 받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다른 단체에서 후원위원회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가 하지 마라고 협박했다."

- KT와 현대기아차와 스폰서십을 맺게 된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나?
"스폰서를 제안했고 하겠다고 해서 한 것이다."

- 다른 한국기업들에도 그런 제안을 했나?
"몇몇 회사한테 했다."

- 잠정 선정된 7곳 중에서 5곳에 스폰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 한국 외에 스폰서가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
"이과수폭포. 선정이 안된 나라 중에도 스폰서가 있는 곳이 있다."

- 선정이 안된 나라 중에 최종 7대경관으로 선정될 수도 있나?
"스폰서십으로 선정되는 게 아니다. (탈락한) 방글라데시에도 스폰서가 있었다."

- 버나드 웨버는 '호텔 로카르노'라는 영화로 국제영화제에서 최고감독상과 작품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해왔는데 몇 년도에 어떤 국제영화제에서 받았는지 말해 달라.
"타오르미나(Taormina) 영화제, 오프디아메리카(offtheamerica) 영화제, 토론토 영화제다."

- 제주도는 부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제주도가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선정식을 비롯한 후속사업들에 협조(지원)할 수 없다면 선정이 취소될 수 있나?
"그럴 일은 없다."

- 일부에서는 재단과 당신을 "상업주의를 이용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서 들은 거 말고는 스위스에서 (그런 비난을) 들었다. 스위스는 좀 잘되면 밟는 게 있다. 시기, 질투가 많다. 특별한 일을 하면 꼭 와서 재뿌리는 사람들이 있다."

- 스위스 취리히 현지인들과 관광당국자들조차 당신들의 정체를 모른다고 하는데 납득이 안된다. 
"모르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남미에서 학교 다니는 학생들도 우리 캠페인을 다 안다."

- 1차 캠페인 때 수익이 있었나?
"7대경관 캠페인을 1년 운영할 정도의 예산이 수익으로 남았다. 그거 1년 하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내가 돈을 빌려서 썼다."

- 세계문화유산 보존 등에 수익의 50% 을 쓴다고 했는데 그런 경우가 있나?
"아직 없다. 그런 자연유산 보전에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NOWC 수익의 50%를 재단 목적(세계유산 보존 등)에 맞게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제주도가 열심히 해서 성공했으면 그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재단 #세계 7대자연경관 #장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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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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