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7대경관 주최자 '허위 수상 경력' 논란

토론토 영화제 수상 주장에 영화제 측 "출품했으나 수상 없어"

등록 2012.02.02 14:28수정 2012.02.02 14:28
0
원고료로 응원
a

토론토 영화제 측에서 보내온 이메일 답변서. "<호텔 로카르노>를 출품했지만 수상 기록은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요지다. ⓒ 구영식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뉴세븐원더스재단(N7W)의 실체가 여전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가 주장해온 '토론토 영화제 수상'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의 문제점을 최초로 제기한 '누리꾼 3인'(AF1219, netroller, Pythagoras0)이 토론토 영화제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토론토 영화제 측은 "웨버가 <호텔 로카르노(Hotel Locarno)>라는 영화를 출품한 적은 있으나 수상한 기록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a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작업을 진행하는 스위스의 뉴세븐원더스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 이사장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주도 선정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버나드 웨버는 지난달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 "영화 <호텔 로카르노>로 타오르미나(Taormina) 영화제, 오프디아메리카(offtheamerica) 영화제,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토론토 영화제 측은 앞서 언급한 '누리꾼 3인'에게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웨버가 1978년에 열린 토론토 영화제에서 영화 <호텔 로카르노>를 상영(출품)했고, 그가 그 영화의 감독과 제작자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보도자료 원본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그가 이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토론토 영화제는 칸,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4대영화제로 꼽힌다. 이 영화제는 1976년 각종 영화제 수상작들을 모아 상영한 '페스티벌의 페스티벌(Festival of Festivals)'로 시작해 1994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편 뉴세븐원더스재단은 웹사이트(www.n7w.com)에 올려놓은 '버나드 웨버에 관한 짧은 역사'라는 글에서 "웨버는 1979년 <호텔 로카르노>라는 첫 번째 영화를 감독했고, 그 영화는 여러 영화제에서 최고감독상과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고 밝혀 놓았다.

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는 누구?
N7W재단의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와 관련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그에 관한 거의 유일한 자료는 재단 홈페이지에 올려진 '설립자 버나드 웨버에 관한 짧은 역사'라는 글이다. 이 글은 버나드 웨버를 영화제작자와 박물관 큐레이터, 비행조종사, 탐험가로 소개하면서 "세계 여행을 하면서 생의 대부분을 보냈다"고 썼다.


이 글에 따르면, 버나드 웨버는 스위스에서 태어난 캐나다인이다. 하지만 그가 언제 태어났는지, 그의 가족들은 어떤 사람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뉴욕대 영화학교를 졸업한 뒤 1974년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그곳에서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페데리코 펠리니(Pederico Fellini)의 조감독으로 일했다.

이후 1979년 <호텔 로카르노>(Hotel Rocarno)라는 장편 극영화(feature film)로 영화감독에 입문했다. 이 영화로 몇 군데에서 최고 영화감독상, 최고 영화상을 수상했다. 다시 캐나다 몬트리올로 건너간 그는 몇 편의 텔레비전 영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두 번째 영화인 <Cheeeese>를 연출했다. 로맨틱 코미디인 이 영화에는 빈센트 가르데니아와 센타 버저가 출연했다.


버나드 웨버는 어렸을 때부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생텍쥐페리가 불시착했던 곳과 똑같은 장소에 나도 비행기를 착륙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비행경험을 살려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한 편은 자신이 '시적인 모험영화'라고 표현했던 <사막의 왕자>(1995년)이고, 다른 한편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탄생 100주년에 바쳐진 <하얀 표범>이었다. <사막의 왕자>는 TV5, ARTE, 캐나다 방송국 등에서 상영됐다.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의 경력을 쌓았던 버나드 웨버는 2000년 '뉴세븐원더스재단'을 스위스에 설립한 뒤 '신세계 7대불가사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07년 7월 그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세계 7대자연경관'을 잠정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재단 #세계 7대자연경관 #토론토 영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2. 2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5. 5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