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개정 사회교과 내용 실제 개정 내용에 비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만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초등은 성취 기준을 118개에서 80개로 줄였다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중고등학교보다 많고 어려운 내용을 실었다.
서울시교육청
사회 교과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적 현상이나 지리, 경제, 민주주의, 역사에 대해 배운다. 교과 교육과정은 크게 일반사회, 지리, 역사 영역으로 나뉘는데, 다루는 내용의 양이나 폭이 너무 넓어 학생들에게 너무 어렵게 다가온다. 여기에 역사나 경제 부분에서는 사진이나 문구 하나 잘못 들어가도 편향성 논쟁을 낳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또 중학교까지만 사회 교과를 공통으로 배우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학생들 수준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위에서 지적된 문제 말고 다른 내용들은 제대로 되었을까?
초등학교 교과 과정을 보면 학자 수준에서나 배울 만한 사회 교과의 모든 내용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외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노동교육을 다루는데, 중학교에서 전혀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학생 본인이나 균형 있는 사회적 시각을 기르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고등학교는 법과 정치, 경제 등 선택 교과체제이므로 과목마다 내용이 다르다. 그런데 학생 개인을 생각하면 어떤 선택 교과를 배우더라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필수적인 내용은 채우면서 특정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길러져야 한다. 과연 이 과목들의 내용은 어떨까?
이 과목들은 85시간 동안 운영되는데, 과목 간 내용 수준 차이나 배우는 내용이 편항적인데다가 선택하지 않은 영역은 중학교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법과 정치>에서는 노동법이나 참여민주주의는 제대로 배우지 않고, 주로 대의제 민주주의 위주로 된 내용만 배운다. <사회문화> 과목은 대학 교양 과목 수준인 문화인류학 개론, 사회학 개론의 축소판과 비슷해 어렵기만 하다. 경제 과목은 더 심각하다. 대부분 학교 졸업자들은 졸업 후에 노동자가 된다. 하지만 노동 문제나 노동법도 제대로 안 배운 채 자산관리를 배우고, 시장경제 이데올로기로 세뇌교육을 받는다. 법과 정치 영역은 중학교 수준의 지식이라 편향적인 지식을 배우는 셈이다. 시수는 주는데 양은 더 많아져 교육 내용 20% 감축에도 맞지 않는다.
고등학교 선택 과목 체제에 의해 단편적인 지식만 배우면서 어떻게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초등학생이 대한민국 해결사? 해도 너무 하네큰 아이가 4학년인데, 반 친구가 사회 수행평가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대책 - 65세가 되면 다 자살해야 한다.""선생님이 너무 기가 막혀 읽어주고 아이들도 웃고 말았다"는데, 아이 수준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저런 문제라면 국가 관료들이나 경제, 사회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정책을 추진해야지 왜 뜻도 이해하기 어려운 4학년들에게 대책을 요구하는 것일까?
초등 사회가 3학년에게 인문환경과 세계 환경을 가르치고, 4학년에게 지자체 구성과 역할, 경제와 사회 문제까지 가르치다 보니 생긴 일이다. 초등 사회는 2007개정교육과정부터 3, 4, 6학년에 일반사회, 지리 내용을 배우고 5학년은 역사를 배운다. 역사는 6학년도 배우기 어렵던 내용인데, 5학년으로 내리면서 초등사회 전체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이번에 2011개정 논의가 시작될 때 초등의 최대 관건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의논되어야 한다. 학생의 수준과 현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경제계와 정권의 욕심대로만 바꿔버렸다. 여전히 '저출산고령화'를 비롯해 중·고등학교에서도 다루기 힘든 내용을 초등학교에 남겨놓았다. 초등 교사들은 물론 중등 교사들조차 초등학생들에게 어려운 내용이라고 꼽는 내용을 보자.
중등 교사도 어렵다고 보는 초등학교 사회 내용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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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 학년군> -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선택의 문제가 발생함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 합리적 소비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과 소비자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을 설명 할 수 있다. - 우리 지역의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내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측면에서 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제안할 수 있다
<5, 6 학년군> 우리 경제 성장과정과 문제점, 해결방안, 국제 경쟁력 확보 방안, 헌법, 국회, 행정부, 법원의 구조와 기능, 삼권 분립, 민주화 과정에 대한 이해, 분단 문제, 정보화 영향, 과학 기술 발달의 영향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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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에겐 이렇게 어려운 내용들을 압축해서 실어놓고, 정작 제대로 배울 만한 중·고등학교에는 이런 내용이 거의 없거나 축소되었다. 경제 교육 입문을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한 선택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최근 경제학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3, 4학년까지 소비자로 규정하는 것은 아이들을 기업의 이윤추구 대상으로 삼고 싶어서일까? 경제 성장 과정이나 경제 활동의 3주체, 국제 경쟁력 확보 방안 등에 대해서는 중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낫다.
교과부는 국민들과 교육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생 부담을 줄이고 창의 인성 교육을 위해 교육 내용을 20% 줄인다고 하였다. 그러더니 예상했던 대로 교과 체계도 없고, 초·중·고 간 체계도 뒤죽박죽이며, 내용도 편향적으로 바꿔놓았다. 이런 내용으로 나온 교과서로 배우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회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게 될까? MB정권은 내년이면 임기가 끝나는데, 우리 아이들은 엉터리 같은 내용을 계속 배워야 하는 것일까? 이 대답은 교과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답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 중등 사회 내용은 사회교과모임 선생님들의 연구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초등 사회에는 역사도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 역사 내용은 다른 기사에서 다루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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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규제' 빠진 교과서... 전경련 참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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